산지 용가자미와 제철 밀치회! 울산 방어진공동어시장 & 방어진활어센터
가자미는 11월에서 3월, 밀치(가숭어)는 11월에서 2월이 제철이다. 울산 동구에 있는 방어진공동어시장에서 꾸덕하게 말린 반건조 용가자미를 사고, 방어진활어센터에서 밀치와 쥐치 중 무엇을 먹을까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다는 거, 쉿~ 비밀이다.
울산광역시 남구는 3~4번 간 듯한데, 동구는 처음이다. 울산역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방어진항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이동시간만 3시간이 넘는다. 새벽(5시)에 일어나는 바람에 무지 피곤해서 내내 툴툴댔는데, 흐린 하늘은 야속하지만 바다를 보니 오길 잘했다.
똑같은 바다인데 동해, 서해 그리고 남해는 참 다르다. 동해는 강한 파도로 인해 상남자 같고, 서해는 풍요로운 갯벌로 인해 어무이 같은데 남해는 잘 모르겠다. 호수 같은 바다랄까? 방어진항에서 바라보는 남해바다는 잔잔하다.
참, 저 멀리 보이는 조형물은 왼쪽부터 슬도에 있는 새끼를 업은 고래 조형물이고, 슬도등대 그리고 방어진등대이다. 저 중에서 한 곳은 직접 다녀왔다는 거, 하단 링크를 봐주세요~
방어진항이라고 해서 혹시 했는데, 방어가 많이 잡혀서 방어진항이 됐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때 어업 전지 기지로 청어, 정어리, 고래 등의 수산 자원을 바탕으로 크게 번성했다는데,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독도는 지들 땅이라고 우기는 새x들이 다 가져갔을 거다.
나름 바닷가 마을에 있는 시장을 두루두루 다녔는데, 방어진공동어시장만큼 규모가 작은 어시장은 처음이다. 점포는 안쪽에 있고, 그 앞에는 전국 어획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용가자미를 말리는 공간이다.
시장 건너편은 바로 바다로 정박 중인 배가 있고, 만선을 기다리면서 비어 있는 건조 작업대가 놓여 있다. 그리고 신선함의 끝판왕이라 부르고 싶은 생미역도 있다. 방금 방어진항 앞바다에서 건져 올렸는지 미역귀까지 제대로다. 우리 집이 여기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샀을 텐데, 서울까지 데리고 가기에는 거시기(?)하다.
용가자미는 방어진항의 대표 해산물이자 제철이다 보니 점포마다 가자미를 말리느라 한창이다. 가자미는 생물로만 먹었기에 이런 풍경이 낯설다. 그런데 제철이고 산지이다 보니 잡히는 양이 어마어마할 거다. 생물로 팔기도 하겠지만, 다 소화할 수 없으니 건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지 않을까 싶다.
기름가자미는 지느러미가 검은색을 띠고 있으며 시장 상인들은 미주구리라 부르고, 용가자미를 참가자미라 부른다. 실제 참가자미는 배부분에 노란 띠가 있는데 이리저리 둘러봐도 붉은 띠만 보인다. 고로 용가자미가 맞는데, 참가자미라고 하는 데는 많이 잡히고 이게 진짜 좋은 가자미라는 의미란다. 그럼 진짜 참가자미는 뭐라고 부를까? 노랑가자미라고 부른다.
방어진공동어시장에 있는 공주엄마수산은 누군가의 소개도 아니고, 예전부터 알고 있던 곳도 아니다. 그저 처음 만난 점포일 뿐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스캔(?)했을때, 어딜 가나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이 왔다. 굳이 여기저기 다닐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어, 첫 번째 점포였던 공주엄마수산으로 정했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만원이란다. 요즘 사과 한개에 만원이니, 이것도 한 마리에 만원인가 했더니, 한 소쿠리에 만원이란다. 그리고 옆에 있는 건 2만 원이란다. 원래는 사진만 찍고 방어진활어센터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가격을 알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 집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분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가격이 좋으니 만원 하나, 2만 원 하나 이렇게 사라고 한다. 만 원짜리는 12마리, 2만 원짜리는 11마리인데, 3마리씩 덤으로 줬다. 이러니 가격 흥정은 하지도 못하고, 카드 결제는 안된다고 해서 현금으로 드렸다. 참,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반건조이니 무겁지 않겠죠라고 물어보니, 충분히 들고갈 수 있을 거란다. 처음에는 그리 무겁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겁나 무거워졌다. 집에 와서 확인하니 커다란 얼음팩이 2개나 들어 있었다. 산지에 오면 부피는 있어도 가벼운 건어물(김, 미역, 멸치, 오징어 등) 위주로 장을 보는데, 반건조를 너무 가볍게 봤다.
반건조 용가자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시장답게 생물도 있다. 용(참), 기름 가자미에 아귀도 있고 병어에 뿔(?)소라도 있다. 이렇게 시장에서 팔고 있는 복어는 독이 없는 복어일 듯싶다. 그렇지 않다면 판매조차 할 수 없을 테니깐.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방에 있는 수산시장에 가면 활어와 생물, 건어물 그리고 초장집이라 부르는 횟집이 한 곳에 모여 있다. 그런데 울산 동구에 있는 방어진항은 사뭇 다르다. 우선, 생물과 반건조는 방어진공동어시장에서 있고, 활어는 조금 떨어져(500m) 있는 방어진활어센터에 있다.
그런데 어시장이나 활어센터나 단층 건물이다. 활어를 파는 시장 2층에는 초장집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는 없다. 그렇다면 여기는 회포장만 가능한 것일까? 반건조 용가자미처럼 밀치회도 포장을 해서 우리 집으로 데려가나 하나? 그 해답은 하단 링크에 있어요~
공주엄마수산도 그러하듯, 현대수산도 알던 곳이 아니다. 반건조 용가자미를 살 때, 주인장에게 물어봤다. "방어진활어센터에 가서 밀치회를 먹으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주인장의 추천은 현대수산이다.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했더니, 가족이다.
가운데 광어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꺼먼 생선은 우럭이고, 오른쪽에 있는 광어보다 좀 더 때깔이 진한 생선은 도다리이다. 도다리도 가자미과에 속하는데 총 12종이 있다고 한다. 강도다리, 도다리, 돌가자미, 문치가자미, 용가자미, 물가자미, 기름가자미, 찰가자미, 참가자미, 범가자미, 노랑가자미 그리고 줄가자미이다.
수조 속에 보이는 커다란 녀석(?)은 방어로 2월까지 제철이지만 먹었으니 스치듯 안녕이다. 하지만 제철 밀치(가숭어)는 반갑게 안녕이다. 가자미만큼 숭어도 종류가 많은데 가숭어, 숭어만 기억하면 된다. 가숭어는 눈동자에 노란색 테두리가 있고, 숭어는 흰색 테두리가 있다. 수조 속에 있는 밀치의 눈동자를 보면 노란색 테두리가 있다.
밀치 가격을 물어보니, 킬로에 3만원이라고 한다. 혼자서 먹을 거라서 킬로는 과하다고 하니, 그럼 한 마리에 2만 원으로 해주겠단다. 아싸~ 어시장과 달리 여기는 카드결제 가능이다.
왼쪽 위에서부터 3월에 비빔밥으로 만나요 멍게, 소라, 홍가리비, 가리비 그리고 또 소라, 전복, 개불, 낙지. 우선순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다 좋아하는데 눈으로만 봐야 한다. 왜냐하면, 밀치가 회로 변신 중에 있기 때문이다.
쥐치는 쥐포의 주재료인데, 살아있는 쥐치는 처음이다. 이거 회로 먹으면 기가 막히다고 하던데 역시나 눈으로만 봤다. 현대수산 옆집인데 여기는 킬로로만 판매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돌렸다. 쥐치는 11월이 제철이라고 하니, 그때는 꼭 놓치지 않겠다.
밀치회가 나와야 하는 타이밍이지만, 주인공은 마지막(내일)에 나와야 하므로 용가자미구이 등장이다. 늘 생물 가자미만 먹다가, 반건조 가자미는 처음이다. 생물은 살이 무른데, 반건조는 건조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날아가 살이 단단하다. 건생선 특유의 쿰쿰함이 살짝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건조는 했지만 흰살생선답게 여전히 담백하고 건조로 인해 감칠맛은 UP 그리고 알은 마치 어란인 듯 겁나 고소하다.
그때는 무거워서 괜하 샀구나 했는데, 지금은 흰쌀밥에 용가자미구이를 먹을 수 있어 매우 몹시 행복하다. 참, 밀치회와 방어진등대는 하단 링크에 있어요~
2024.02.21 - 적당히 오른 기름에 식감깡패 제철 밀치회 울산 삼천포초장 (feat. 방어진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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