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떡볶이 마포공덕점
로제떡볶이는 2021년 부산에서 처음 먹었고, 엽기떡볶이는 2014년과 2015년 이후 아직이다. 엽떡은 너무 맵기도 하지만,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프랜차이즈 떡볶이를 멀리하게 됐다. 그런데 주출몰지역에 떡볶이 전문점이 생겼다. 소소떡볶이 마포공덕점, 이름은 낯설지만 배달이 아니고 매장방문으로 먹을 수 있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소소떡볶이 마포공덕점은 4인 테이블은 3개, 2인 테이블은 하나로 아담하다. 요런 곳은 방문보다는 배달에 더 집중을 할 테니, 매장을 크게 할 필요는 없을 거다. 포장만 되는 곳이라면 그림의 떡이었을 텐데,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참 다행이다. 왜냐하면,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1인이니깐.
학교 앞이나 시장 떡볶이와는 다르게 메뉴가 겁나 다양하다. 엽떡, 배떡, 응급실 떡볶이와 메뉴 구성도 비슷한 듯싶다. 처음 왔으니, 이 집만의 비법 소스로 만든 소소떡볶이를 먹어야 하지만, 로제떡볶이(8,900원)에 시선이 확 꽂혔다. 맵(순)둥이라서 1~2인분 0단계로 선택했다.
토핑을 추가할까 하다가, 떡볶이와 튀김은 함께 가야 하므로, 오징어 + 만두2 + 고추1 + 고구마가 나오는 휴먼튀김세트(3,500원)을 주문했다.
떡볶이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셀프바에서 도구를 챙겨왔다. 앞접시라 할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오목한 그릇에, 주걱 같은 커다란 숟가락 그리고 일반 크기의 숟가락과 포크다. 참, 젓가락도 있다. 혼밥이라서 덜어먹을 필요가 없는데, 오목한 그릇은 괜히 가져왔다.
튀김용 간장은 때깔을 보니 겨자를 넣은 듯 한데, 막상 먹으면 겨자 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단무지는 앞부분을 살짝 개봉해서 국물을 미리 제거하고 주는데, 주인장은 이 부분을 묻기도 전에 미리 알려준다.
메뉴판에 이렇게 나와 있다. 'Since 2014, 원조 로제파스타떡볶이. 소시지와 양파, 파스타면을 넣고 볶아 만든 부드럽고 꾸덕한 매콤 로제떡볶이.' 2014년에 만들었다는 의미인 듯싶다. 로제떡볶이가 처음은 아니데, 파스타면이 들어있는 건 처음이다.
요런 연출샷을 찍을때, 숟가락이 작아서 음식을 올리면 떨어지고 또 올리면 떨어졌는데, 주걱 같은 숟가락은 안정감이 있다. 저 상태로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포만감을 느낄 텐데, 입이 작아서 일반 숟가락으로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
0단계라서 맵지 않을 줄 알았는데, 먹다보면 은밀하게 살짝살짝 매운맛이 온다. 치즈를 추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맵(순)둥이는 0단계도 힘들다. 자고로, 로제는 토마토 + 크림소스인데, 토마토를 빼고 고추장을 접목시키다니,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노벨푸드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주장의 매운맛과 크림의 느낌함을 잡아주니 자꾸 끌리는 맛이다. 말랑 쫄깃한 밀떡은 당연인데, 파스타면은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냥 떡볶이가 아니라 있어 보이는 떡볶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튀김용 간장이 따로 나왔지만, 떡볶이 소스를 이길 수는 없다. 바삭함은 기본, 오징어튀김은 내용물이 실해서 좋고, 고추튀김은 오이고추인지 맵지 않아서 좋다.
소스가 부족할 줄 알았는데 튀김에 잔뜩 올려서 먹어도 넉넉하다. 1~2인분이지만 충분히 다 먹을 줄 알았는데, 배가 부르다. 원래 계획은 야무지게 다 먹은 후, 고구마튀김으로 발우공양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참, 로제떡볶이는 은근하게 매웠지만 단무지를 먹을 정도는 아니라서 포장을 뜯지 않았다.
소소떡볶이 마포공덕점은 매주 화요일은 휴무이며,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로제 떡복이에 파스타면은 좋았는데, 있어야 할 어묵이 없다. 소소떡볶이에는 양배추와 어묵이 들어있는 국물떡볶이라고 하니, 1단계에 치즈 추가를 해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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