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에서 유재석 만난 썰 (feat. 놀면 뭐하니?)
길거리에서 우연히 연예인을 만날 확률은? 번개 맞을 확률보다는 높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연예인이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이라면??? 10분만 늦었어도, 덕수궁 돌담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갔더라면 방송을 보면서 후회했을 거다. "우씨~ 근처에 있었는데..." 하지만, 그 시간에 그가 나타났고, 다른 길이 그 길을 선택했던 나, 참 잘했어요.
나에게도 이런 우연이 오다니,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물론 악수를 하거나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봤지만,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했다. 목요일(8월 31일), 오랜만에 정동(서소문동 포함)으로 나들이를 나갔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에 파이도 먹고나니 밥 생각이 안난다.
원래는 덕수궁 근처에 있는 피자집에서 시카고피자를 먹으려고 했는데 배가 부른다.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딱히 갈 데가 없어 고민을 하다가 공사가 끝난 덕수궁 월대가 생각났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를 지나 덕수궁 돌담길로 내려가는데, 주변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모두 다 한 곳을 향해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내 눈 앞에 나타나~라는 노래 가사가 있는데, 그(유재석)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유퀴즈 촬영인 줄 알았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조세호가 아니라 하하다. 익숙한 가발에 레트로 패선, 아하~ 놀면 뭐하니의 유부장님이다.
연예인이 처음은 아닌데 유느님은 처음이다. 보자마자, 로또를 사야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돼지꿈이라고 하기에 그는 말랐다. 처음에는 너무 놀란 나머지 스쳐지나가는 줄 알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고 바라만 봤다.
그런데 덕수궁 돌담길이 이야기의 주제인지, 꽤 오랫동안 있는다. 그렇다면 화질이 구린 어른폰이 아니라, 줌 기능이 엄청난 카메라를 꺼냈다. 바로 앞에서 촬영한 듯 하지만, 실제는 줌으로 엄청 당겨서 찍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다른 이들은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담던데, 유튜브와 인스타가 아닌 블로그에 최적화가 되어 있다 보니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테레비 볼때도 느꼈는데, 눈가 주름이 꽤나 많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모습은 딱 누군가와 통화 중이다. 송대표, 송대표하는 소리가 들리던데, 그 대표는 송은이가 아닐까 싶다. 덕수궁 돌담길이 연애 코스로 좋지 않냐고 물어보던데, 자세한 내용은 이번주 놀면 뭐하니를 본방사수하면 알 수 있을 거다.
요즈음 본방사수를 잘 안하는데, 지난 토요일 혹시나 사진 속 장면이 나올까 싶어 방송을 봤다. 보면서 목요일에 촬영하고 금요일 하루만에 편집이 가능할까? 예상대로 그날 주제는 아니고, 담주 예고편에 등장했다. 고로, 이번주 토요일 놀면 뭐하니를 절대 놓치지 않을 거다.
방송에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꽤 오랫동안 통화를 이어갔다. 덕분에 맘껏 보고, 맘껏 찍었다. 근처에 말벌이 왔는데도, 약간의 동요만 있을뿐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방송보다 실물이 더 낫다라고 하던데, 유느님은 방송보다 실물이 훨씬 더 말랐다. 흡사 아이돌인 줄 알았다는... 그에 비해 하하는 방송과 실물이 동일했으면, 말랐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대신, 키 작은 꼬마이야기 노래가 생각났다.
그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대신 옆사람의 대화 소리는 선명하게 들린다. 대체로 유재석을 본 반응으로, "나 유재석 첨 봐", "지금 내 눈 앞에 유재석이 있어", "실물로 유재석을 보다니 이거 꿈 아니지", "자랑해야지", "진짜 말랐다"
위 반응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을 때라 할 수 있다. 첫 반응은 대체로 "어~ 어~ 어~ 유재석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처음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악수도 하고 싶고, 함께 사진도 찍고 싶지만, 예의를 아는 인간이다. 고로, 촬영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게 조용히 사진만 찍고 있다.
사람들에게 요즈음 이렇게 셀카 찍는 거 맞죠라고 말하는 중. 저쪽에 있는 사람들이 겁나 부러웠다. 왜냐하면 옆모습만 찍고 있으니깐. 이 모습을 본, 하하는 이렇게 말했다. "형은 인스타도 없으면서..."
놀면 뭐하니 완전체가 아니라서 그런가? 유튜브 촬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제작진이 소박하다. 그래도 카메라는 4~5대 정도 됐던 것 같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는 듯, 드디어 움직인다.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른다. 앞줄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어 몰랐는데,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많이 모였다. 어디로 이동을 하는지 따라가 볼까 했다가, 이만하면 충분하기에 발길을 멈췄다.
소란함이 사라지고 난 후, 덕수궁 대한문에 도착했다. 오랫동안 공사를 해서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월대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아담하고 소박해서 조금 당황했다.
사진을 찍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꿈이 아닌 현실일텐데,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멀리서 본 것만으로도 이런데, 실제로 말을 하고 사진까지 찍으면 기절하기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 없을테니, 기절 어쩌고는 취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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