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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살인 VS 플라이트 플랜 | 기차와 비행기에서 벌어진 밀실 사건

디즈니 플러스가 자체 콘텐츠는 많은데,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할까? 마블이나 스타워즈, 킹스맨 등 영화관에서 미리 본 작품이 많다보니, 두달만에 다시 넷플릭스로 넘어갔다. 디즈니 더하기에서의 마지막 작품은 가장 좋아하는 장르 미스터리 & 스릴러다. 애거로 크리스티의 명작인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포기를 모르는 모성애를 보여준 플라이트 플랜이다.

 

달리는 기차에서 살인사건이, 운행 중인 비행기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한다. 모두 다 범인일 수 있고, 망상일 수 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에는 포와르가 있지만, 플라이트 플랜에는 포기를 모르는 엄마가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답게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는데, 하나는 슬픈 반전, 다른 하나는 식스센스급 반전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은 2017년 영화로 케네스 브래너 감독 영화다. 감독도 하고 주연도 하고 욕심쟁이 배우다. 감독이 가장 덜 알려진 인물이랄까? 주디 덴치, 웰렘 데포, 페넬레페 크루즈, 미셸 파이퍼, 데이지 리들리에 이어 조디 뎁까지 배우진이 엄청나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도 배우진이 엄청났다. 아무래도 추리영화는 화려한 액션도 없고, 장르적인 특성상 배우에 신경을 더 쓰나보다. 범인에 비해 덜 알려진 배우로 캐릭터를 설정하면, 영화 시작과 함께 누가 범인인지 금방 알 수 있으니깐. 암튼 오리엔트 특급살인도 배우만으로로는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다. 포와로보다 먼저 범인을 찾고 싶었는데, 찾았다고 해야할지 못찾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원작을 읽었다면 결말을 절대 잊을 수 없을텐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읽었지만 이건 안 읽었다. 영화를 봤으니 결말을 당연히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읽고 싶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이 더 많을 테니깐.

 

아서 코난 도일에 셜록 홈즈가 있다면, 애거사 크리스티에게는 에르큘 포와로가 있다. 콧수염이 인상적인 그는 쇼맨십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을 앞에 불러놓고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걸 좋아한다. 홈즈처럼 관찰력도 뛰어나고,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날카롭다. 그런 그에게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가장 치욕적인 사건 중 하나일 것이다. 왜냐하면 범인이 있어도 말할 수 없으니깐.

 

이 중에서 범인은 누구?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가는 초호화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 13명의 승객과 포와로가 탑승을 한다. 1명이 죽고, 12명이 남았다. 달리는 기차이기에 범임을 밖이 아니라 안에서 찾아야 한다. 즉, 범인은 12명 중에 있다.

 

밀실살인처럼 꾸몄지만, 리쳇(조니 뎁)이 묵은 방과 옆방 사이에는 작은 문이 있고, 살인이 있던 날 옆방에 있던 하바드 부인(미셸 파이퍼)은 범인의 실루엣을 봤다고 했다. 그래서 범인은 부인이구나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영화를 계속 봤는데, 범인은 그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12명 모두에게 작든, 크든 살해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손수건, 담배댓 청소기, 진홍색 기모노, 유니폼, 시계의 시간, 그때 살해당한 걸까?, 그전? 그후?, 한명일까? 여러멍일까? 누굴까? 포와로의 10가지 의문점이다. 앞에 5개는 증거이며, 리쳇은 총 12번 칼에 찔렀다. 12번 그리고 12명,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듯,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탄 승객도 우연이 아니다.

 

"죽은자는 있어도 범인은 없다." 한(恨)은 우리 고유의 정서인데,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결말은 한이다. 탈선한 열차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승객은 잠시 터널 입구에서 쉬고 있고 그들 앞으로 포와로가 다가간다. 그리고 12명의 승객에게 범인의 존재를 밝힌다. 이렇게 슬프고도 아픈 결말이 있을까 싶다.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따지는 그에게, 이번 사건은 득이 되는 자가 없는 최초의 사건일 것이다. 영화도 매우 훌륭하지만, 추리물은 영상보다는 글로 읽어야 맛나다.

 

플라이트 플랜(Flightplan)은 2005년 영화로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작품이다. 납치된 딸을 찾는 아빠가 니암 리슨이라면, 엄마는 조디 포스터다. 양들의 침묵에서 앳된 그녀가 환갑이라니, 역시 세월 앞에 장사없다. 딸을 찾기 위해 니암 리슨은 총을 들고 다니면 거친 액션을 다 소화하지만, 조디 포스터는 운행 중인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모두다 no라고 할때, 혼자만 yes를 외친다. 왜냐하면 그녀는 딸과 함께 탑승하지 않았으니깐.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20세기 최고의 교통수단이라면, 21세기는 비행기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비행기 밖으로 나갔다면 모를까? 아이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녀는 공중납치를 주장하지만 사건은 이상하게 꼬여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라서 숨을 곳이 많아~

아이와 함께 탑승한 그녀를 아무도 못봤고, 심지어 아이가 탑승했다는 기록도 없다. 여기에 더해져, 아이도 남편과 함께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자신에게 호의적이던 승무원과 기장은 이때부터 그녀를 승객을 공포에 떨게하는 인물로 받아들이고 아이를 찾는 일을 멈춘다.

 

기장은 그녀에게 "누가 무슨 이유로 따님을 납치하죠?" "내가 비행기에 대해 잘 아니까." 지금 타고 있는 비행기의 엔진 설계를 담당한 이유만으로 딸이 납치됐다. 억측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과 딸의 죽음으로 인해 현실을 도피하는구나 했다. 그렇게 1시간이 넘도록, 영화는 조디 포스터를 이 구역의 미친X로 몰고간다. 

 

비행기를 겁나 잘 알았기에, 딸을 찾기 위해 400명이 넘는 승객을 위협하고 결국 비상착륙에 성공한다. 실제였다면 민폐녀 아니 민폐엄마로 SNS에 도배가 됐을 거다. 하지만 그녀 말이 진실임을 알 수 있는 두가지 떡밥이 있다. 하나는 아이가 만든 입김 히트이며, 다른 하나는 관이2개가 아니라 하나라는 점이다.

 

영화는 1시간이 넘도록 조디 포스터를 미친 X로 만든다. 없는 아이가 비행기에 탔고, 그 아이가 공중 납치가 됐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게 만든다. 중후반이 되어서야, 반전과 함께 그녀의 말이 사실임이 밝혀지고, 결론은 자기(진짜 범인) 꾀에 자기만 죽게 된다. 정의는 승리하고, 모성애는 포기를 모른다. 영화 발신제한에서 제네시스가 숨은 주인공이듯, 플라이트 플랜도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가 숨은 주인공이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어벤져스 시리즈를 순서대로 다 봤다. 영화관에서 볼때는 쿠키영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한번에 몰아서 보니 전부다 이해가 됐다. X맨도 다 보고, 이제 스타워즈 시리즈만 남았다. 스타워즈도 2~3번 본 영화이지만, 쭉 몰아서 본 적은 없으니 정주행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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