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코타이키친
거북이는 비행기 타고 가지만, 코시국에는 걸어서 간다. 태국느낌 물씬나는 태국 식당으로 간다. 새콤, 아삭, 상큼, 고소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쏨땀과 우리네 갈비탕인 듯한 갈비국수를 먹는다. 어디서?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코타이키친이다.
태국은 아니고, 아파트 상가에 있는 작은 태국식당이다. 얼마전에 홍콩은 버스를 타고 갔는데, 이번에는 주출몰지역이다 보니 걸어서 갔다. 코시국이 끝나면 비행기 타고 태국에 가겠지만, 그때까지는 걷거나 버스 혹은 지하철를 이용해 BMW로 세계여행을 할 예정이다.
코타이키친은 4인 테이블 4개와 2인 테이블이 하나뿐인 작은 식당이다. 태국음식을 먹고 싶어서 연남동이나 홍대 위주로 검색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용강동에 있는지 몰랐다. 검색에 검색을 더하다 찾게 됐고, 반가움에 다음날 바로 갔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그 시간을 피하면 한산한 분위기에서 혼밥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타임도 없다고 하니, 느즈막에 가서 혼밥에 혼술까지 해보고 싶다.
역시 태국 음식점답게 메뉴가 많아도 겁나 많다. 전메뉴 도장깨기는 애당초 포기하고, 가장 먹고 싶은 메뉴를 골랐다. 우리네 겉절이같은 쏨땀(10,000원)과 갈비탕같은 갈비국수(8,500원)를 주문했다.
시원한 물과 피클이 나오고, 테이블에는 물컵과 손소독제 그리고 피쉬소스, 고춧가루, 설탕 등 소스가 있다. 갈비국수를 먹는 방법이 나와 있는데,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기본 간이 맘에 들면 굳이 추가를 하지 않아도 된단다. 좀 더 강하게 먹고 싶다면 추가를 하면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새콤한 맛을 매우 몹시 무지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쏨땀은 태국을 생각나게 해주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쏨땀은 파파야로 만든 태국의 김치와 같은 샐러드다. 채소가 주는 아삭함에, 땅콩이 주는 고소함이 있다. 여기에 액젓같은 피쉬소스는 꿈꿈한 내음을 풍기지만, 되려 상큼하게 느껴진다.
태국 고추로 매운맛 조절이 가능한데, 매운맛에 약한 1인은 기본(고추 2개)도 충분히 맵다. 쏨땀에서 맛을 지배하는 건 뭐다? 새콤함이다. 쏨땀은 네가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까만 갈비탕 같달까? 갈비국수(꾸웨이띠여우느아뚠)는 소사태와 갈비로 장시간 끓여서 깊은 맛이 나는 국수다. 향신료가 들어있지만, 향이 강하지 않아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
국물이 진해서 간도 진할까 했는데, 보기와 다르게 담백하다. 이래서 소스 추가를 하라고 했나 보다. 슴슴하게 먹는 걸 좋아하기에 소스는 추가하지 않고, 대신 다른 걸 추가했다.
따로 고수가 나오지 않기에 없는 줄 알았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있단다. 아싸~ 베트남도, 태국도 고수는 무조건 무조건이다. 갈비국수에 고수를 더하니, 살짝 부족했던 맛이 이제야 꽉 채워졌다.
혹시나 싶어 쏨땀에 고수를 더하니, 오호~ 이것도 은근 아니 완전 찰떡이다. 쏨땀은 부족한 맛이 없었는데, 고수를 더하니 풍미가 더 진해졌다.
밥을 먹을때 김치가 필수이듯, 쏨땀도 그러하다. 따로 먹어야 더 좋을때가 있는데, 쏨땀은 따로 먹어도 고기랑 쌀국수랑 같이 먹어도 좋기만 하다. 쏨땀이 지배하는 갈비국수, 이건 무조건 같이 먹어야 한다.
국물만 남은 쏨땀, 이걸 그냥 둘 수 없다. 갈비국수의 국물은 남기더라고 쏨땀 국물은 남길 수가 없다.
똠얌꿍에 팟타이꿍 그리고 꿍팟퐁커리 등 아직 먹어야 할 음식이 많이 남아 있다. 당분간 걸어서 태국이 아니라 코타이키친으로 자주 가야겠다.
2021.10.01 - 힙지로에서 홍콩을 만나다 을지로3가 장만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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