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6년 내내 저 곳을 지나다녔답니다. 학교 정문에서 왼편은 구치소가, 오른편은 교도소가 있었던 저의 모교. 없어진다 없어진다 말만 많았던 그 곳이 드디어 사라집니다. 다른건 몰라도, 법 없이 살만큼 준법정신 하나는 몸으로 제대로 경험했던 저 곳, 바로 영등포 교도소입니다.
교도소가 잘 보이는 곳이서 또 한 컷을 담아 봤어요. 철거 되기 전에 구치소 내부를 개방한다고 했는데, 못 가보고 아쉬움 맘에 주변만 배회했네요. 이곳에 대한 추억이라고 하면, 수사반장과 같은 형사물 드라마의 배경으로 운이 좋으면 연예인을 볼 수 있다는 정도였답니다.
학교 다닐때, 외관은 참 안 좋았어요. 특히 어두워지면 저 골목이 왜 그리 무서웠는지, 절대 범죄가 일어날 곳이 아니었는데도 무서워서 막 뛰어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죄 짓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6년 내내 알려준 시각교육에 있어 최적의 장소였답니다.
선거철만 되면, 저 교도소를 없애는 공략을 매번 하신 분들이 참 많았는데, 드디어 없어지네요. 사실 지금 저 곳은 텅텅 비어 있어요. 한참 전에 다른 곳으로 이전을 했는데도, 저렇게 흉물처럼 남아 있다가 올해 철거 공사를 시작한다고 하네요.
없어진다니 참 축하할 일인데, 왜 이렇게 씁쓸한 기분이 들까요? 아무래도 영등표 교도소도 우리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라 그런가 봐요. 유신과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신 분들이 저기에 투옥되었고, 고문까지 이루어졌다고 하니깐요.
어두워지는 저 골목을 천천히 걸어 가고 있는 저에게, 있는 힘껏 뛰어 가고 있는 한 소녀가 손짓을 하네요. 무서우니깐 뛰어가라고 하면서요. 그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네요. 이제는 뛰지 않아도 된다고 말입니다. 그만 무서워하라고요. 어린 저에게 들려주고 싶네요.
65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영등포 교도소, 국민학교 6년 내내 준법정신 하나는 제대로 가르쳐 준 곳. 그래서 지금도 법 없이 산다는 소리를 듣고 살고 있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한겨레에서 민주화의 상징인 영등포 교도소에 대한 기사가 있네요. ‘민주화의 상징’ 영등포교도소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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