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우동이요이요
한국식 우동은 국물, 일본식 우동은 면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락국수를 먹을때는 면보다는 국물부터 마시고, 붓가케우동은 애당초 국물이 없으니 면부터 먹는다. 면발이 주는 탱탱함은 기본, 여기에 수란을 더하면 매직이 된다. 용강동에서 만난 우동이요이요다.
이랬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꽃은 사라지고 초록잎만 가득이다. 주출몰지역이라 할 수 있는 용강동에 우동집이 생겼다는 풍문을 접했다. 우동집을 찾으러 나왔다가, 잠시 벚꽃 감상 중.
어라~ 여기는 초밥집이었는데, 지금은 우동집이다. 우동이요이요라, 이요이요스시는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같은 계열이지 않을까 싶다. 스시집에서 새롭게 우동집을 오픈한 거라 유추해본다. 밖에 있는 간판을 보니, 제대로된 일본식 우동을 먹을 수 있겠다 싶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난 뒤라서 내부는 한산하다. 분위기는 예전 초밥집과 큰 변화는 없어 보이는데 냄새는 확연히 다르다. 초밥에서 우동으로 달라졌으니깐.
오후3시부터 5시30분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3시까지 점심이라, 느즈막에 혼밥하기 딱 좋다. 우동집답게 우동이 주메뉴로, 국물이 있고 없고로 선택을 하면 된다. 처음 오기도 했고, 제대로된 우동면을 먹어 싶어 자루우동으로 갈까 하다가, 붓가케우동(8,500원)에 딱 꽂혔다. 왜냐하면 좋아하니깐. 새우튀김도 먹고 싶었지만, 우동면 추가를 하고 싶어 참기로 했다.
붓가케우동을 주문했는데 수란이 함께 나왔다. 이건 뭐지 했는데, 우동에 수란을 넣어서 비벼 먹으면 좋다고 직원분이 알려줬다. 와우~ 수란을 더한 우동이라니, 과연 어떤 맛일까? 매우 몹시 궁금하다.
먹지도 않았고,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 맛이 느껴진다. 맛보다는 식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맞을거다. 탱탱한 찰기와 탄력이 눈으로도 충분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역시 국물 없는 우동을 주문하길 잘했다 싶다.
우동이요이요는 탱탱하고 쫀득하며 부드러운 면을 만들기 위해 48시간 동안 정제수와 천일염만을 사용해 10도에 맞춰 면을 숙성한다고 한다. 밀가루, 정제수, 천일염으로 재료는 단순하나, 그 정성만은 절대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쯔유를 넣기 전, 면부터 먹는다. 미약하게나마 간이 되어 있는데, 밀가루 풋내는 전혀 나지 않는다. 사실 맛보다는 면의 질감을 느끼고 싶어 먹은 거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탄력이 장난이 아니다. 오동통한 굵기는 입안을 꽉 채우고, 탱탱하고 쫄깃한 면발은 저작운동으로 열심히 하게 만든다. 면은 씹지않고 후루룩 넘겨야 한다지만, 이 우동면을 그렇게 먹었다가는 백퍼 탈이 날거다.
아무리 면발이 좋다지만, 음식에 간은 필수다. 면만 먹어도 나쁘지 않았으나, 쯔유가 더해지니 비로소 붓가케우동이 완성됐다. 다 넣으면 짜다고 해서 2/3만 넣었는데, 간이 적절하니 딱 맞다.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지만, 면 하나만으로도 모든걸 충족하고도 남는다. 아삭한 상춧대나물을 굳이 더할 필요는 없지말, 심심해서 연출용으로 한번 올려봤다. 상춧대라고 해서 자칫 쓴맛이 날 거라 생각했는데, 피클처럼 새콤아삭하기만 하다.
아차차~ 면에 넘 빠져있다보니, 수란을 넣을 타이밍을 놓쳤다. 반정도 먹었을때 수란을 넣어서 먹으려고 했는데, 술이 아닌 우동면발에 취했는지 그걸 잊어버렸다. 이걸 어쩌니 했는데, 우동이요이요는 면 추가가 가능하다.
붓가케우동과 수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기에 그 맛이 상상이 안된다. 차가운 수란을 터트린 후, 젓가락을 이용해 면에 계란옷을 입힌다. 수란이라서 그런 것일까? 몇번 섞지 않았는데도 우동면과 수란은 예전부터 한몸이었듯 합체가 됐다.
쯔유만 넣어서 먹을때는 2차선 도로였다면, 쯔유+수란은 10차선 도로다. 수란매직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면이 갖고 있는 탄력에 고급진 부드러움과 고소함까지 이런 붓가케우동은 정말 처음이다. 그저 수란 하나 더했을뿐인데, 맛은 아까와 완전 다르다. 면추가를 하지 않았다면 한가지 맛으로 끝났을텐데, 우동이요이요에서 수란매직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다이어트에 밀가루는 천적이지만, 이런 우동이 있는데 어찌 밀가루를 아니 먹을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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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겠어요ㅎㅎ 역시 붓가케엔 수란이 있어야..👍
오호!~
우동이 웬지 특별해 보입니다
먹음직스럽네요.. ^^
면발을 예쁘게도 말아놨네요^~^
북가케우동은 역시 면이 맛있어야하죠!!
맛있겠어요 ^^
면발이 탱글탱글 !^^ 맛있어보이네욤
비밀댓글입니다
우동에 수란을 넣어 비비면 무슨 맛일까요. 면이 정말 맛있어 보여요. ^*^
어머나 우동면을 어쩜 저렇게 예쁘게 말았을까요~!
그게 참 신기하네용 ㅋㅋ
면발이 사진으로 봐도 탱탱하고 진짜 맛있게 생겼어요^^
수란이랑 비비면 크 완전 최고죠~!
면발이 저알 탱글탱글했을것 같아요 ㅎㅎㅎ
일본의 전통있는 우동전문점에 가보면 가게 내부에 우동국물을 내는 특제간장 냄새가 베어있더라구요.
새 가게이지만 그런 간장향이 진동할것 같은 멋진 우동 전문점 같습니다. ^^
와 우동이 예술이네요 정갈하고 맛있게 보입니다. 부럽습니다. 꾸벅
오호~ 붓가케 우동 먹어보고 싶습니다!! 하트꾹
국물이 없는 이런 우동은 처음입니다
한번 먹어 보고 싶습니다.ㅎ
붓가케 우동도 못먹어봤는데, 거기에 수란까지 넣은 붓가케는
어떨지 감히 상상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우동은 속 풀려고 국물있는 것을 즐겨먹고는 했습니다.
면발에 집중하면서 호로록 먹는 우동은 색다른 맛의 행복이겠습니다.
적은 재료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하던데 ..
속 풀기 보다는 우동 그자체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맛보고 싶습니다.
이래서 밀가루를 끊을 수 없습니다. ㅎ
다이어트를 미룰만큼 먹어야 하는 찬사네요 수란이 한수 라니 집에서도 접목 시도 해 봐야 겟어요
까칠양파님! 오랜만에 왔어요. 블로그를 그동안 뜨문뜨문 해서 ㅎㅎㅎ
여전히 맛난 걸 잘 들고 계시네요! 우동면발이 너무 탱글탱글해보여 먹고 싶어요...
외식으로 우동 먹은지가 대체 언젠지 잉잉 ㅋㅋㅋ
우와 ~ 여기 진짜 찐 우동이네요
꼭 교토에서 먹었던 우동처럼 너무 퀄리티도 좋고 맛깔스러워 보여요!!
본연의 맛도 느껴질거 같고 한번 가봐야겠어요 ^^
오늘도 좋은글에 하트 쿵쿵! 좋은하루되세요
한 그릇 먹고 싶습니당.ㅎㅎ
잘 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