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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남해바다

삼치는 구이로만 먹었지 회는 처음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혼밥을 주로 하고 있지만, 마포에 놀러온 친구를 그냥 보낼 수 없다. 삼치회를 먹자고 하니 좋단다. 그럼 가자꾸나. 도화동에 있는 남해바다로...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은 락희옥이었으나, 녹색이를 팔지 않는다는 정보를 접수하고 바로 장소를 변경했다. 남해바다는 방송(허영만의 백반기행, 본방 아니고 넷플릭스에서 봄)을 통해 알기도 했지만, 같은 건물 지하에 자주 가는 황태해장국집이 있어 오다가다 봐왔던 곳이다. 전화로 문의를 하니 삼치회를 먹을 수 있단다. 물론 녹색이도 있다. 

 

꽤 규모가 크다고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본관에 신관 그리고 2~9호실에 별관까지 엄청나다. 예약을 하면 방을 정할 수 있다는데, 해가 지기 전이라 예약 없이 그냥 갔다. 

 

본관은 널널한데, 신기하게도 호실은 예약이 찼나보다. 전화로 예약문의가 왔는데, 직원분이 방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긴 이런 곳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먹고 마셔야 하니, 여기보다는 방이 더 좋을 수 있겠다 싶다. 사람이 없으니 알아서 거리두기도 하고, 이른 술자리는 이래서 좋다.

 

메뉴판 하나

남해바다에서 살짝 느낌이 왔지만, 주인장의 고향이 여수인 듯 하다. 왜냐하면 벽면에 여수 바다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메뉴판을 보니, 남해바다를 그대로 마포로 옮겨왔나 보다. 메뉴가 메뉴가 하나같이 다 내취향이다. 계절별로 구분한 메뉴도 좋고, 민어 시리즈에 병어조림, 우럭매운탕 등 미리 삼치회로 정하지 않았다면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을 거다. 삼치회는 대, 중, 소가 있는데 처음이라서 소(45,000원)로 주문했다.

 

도화동 남해바다 삼치회 등장이오~
가오리찜 / 겉절이
삼치회 먹을때 같이 먹어요~

삭히지 않아서 좋은 가오리찜은 별다른 저작운동 없이 스르륵 녹아서 사라진다. 친구가 뼈까지 먹을 수 있다고 하면서 먹기에 따라했는데, 오돌뼈처럼 식감은 좋지만 굳이 뼈까지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아삭함이 살아 있을 정도로 삶은 양배추는 갈치속젓에 찍어 먹으면 그 어떤 반찬보다 훌륭하다. 그나저나 삼치회 하나를 먹는데, 간장에 고추냉이가 아니라 양념간장에 생김, 봄동 그리고 갓김치와 잘 익은 배추김치까지 엄청 다양하다. 

 

삼치회다. 활어는 아니고 선어회(숙성회)다. 삼치는 구이로만 먹었지만, 회는 처음이다. 때깔에 따라 부위가 다르다고 하고, 분명 어느 부위라고 들었는데 메모를 하지 않으면 기억이 삭제가 된다. 뱃살과 등살 부위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회를 처음 먹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회에 비해 삼치회는 엄청 두툼하다. 참, 일반 삼치는 아니고 회로 먹는 삼치는 주로 대삼치를 사용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참치회를 먹을때, 조미김에 기름장은 절대 먹는 않는다. 그 어떤 회가 됐든, 간장과 고추냉이면 된다. 그런데 삼치회는 그 흔한 간장에 고추냉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먹는 방법이 다른단다. 우선 생김(살짝 구은 듯)을 깔고, 삼치회를 올리고 여기에 양념간장을 추가하면 된단다. 개인 기호에 따라 갓김치나 배추김치를 추가하란다. 알려준 방법대로 먹을까 하다가, 첫입이니 삼치회에 양념간장만 올려서 먹었다. 회에 엄청난 맛을 기대하지 않는데, 삼치회는 맛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허전하다. 양념간장 맛만 날뿐, 회맛은 목넘김 후 아주 희미하게 삼치향이 올라온다. 

 

삼치회는 회 자체의 맛을 즐기기에는 많이 부족한 녀석(?)이다. 그래서 상생이 필요한가 보다. 생김 혹은 봄동을 깔고, 회에 양념간장은 필수 그리고 갓김치와 배추김치는 선택사항이다. 이렇게 쌈으로 먹으니, 회가 두툼한데도 물렁한 식감에 부드러움이 엄청나다. 여기에 양념간장과 김치 그리고 마늘, 고추를 더하니 삼치회에 부족한 맛을 채워준다. 개인적으로 고등어회나 방어회처럼 혼자서도 잘하는 녀석(?)을 좋아하다보니, 상생의 정석인 삼치회는 이번 한번으로 족하다. 

 

도다리쑥국 등장이오~

삼치회로는 배가 부르지 않는다. 고로 두번째 메뉴가 골라야 한다. 메뉴판 바다에서 봄 코너에 집중을 했고,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도다리쑥국(18,000원)을 주문했다. 1인분인데 양이 둘이서 먹어도 될만큼 꽤나 많다. 삼치회와 달리 쑥은 혼자서도 잘하는 녀석(?)이다. 멀리서도 그 향이 느껴지니깐.

 

멀치볶음 / 계란말이
열무김치 / 배추김치

도다리쑥국과 먹기 위해 공깃밥을 주문하니, 누가 남도음식 아니랄까봐 밑반찬이 다 맛깔스럽다. 파김치부터 오동통한 열무김치에 계란말이까지 반찬만으로도 밥한공기 뚝딱이다. 특히 파김치를 보니, 이건 무조건 밥이구나 싶다.

 

도다리쑥국이 끓고 있을때, 생김에 밥을 깔고 갈치속젓을 올린다. 양배추와 먹어도 좋았는데, 역시 젓갈은 밥과 같이 먹어야 한다. 삼치회도 도다리쑥국도 김+밥+파김치+계란말이를 이길 수 있을까? 이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로 그 맛이다.

 

국물에 쑥향이 가득해요~

된장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는데, 남해바다는 된장없이 끓인 맑은 도다리쑥국이다. 국물 한숟갈에 쑥향이 가득이다. 친구는 도다리쑥국의 진정한 주인공은 도다리가 아니라 쑥이라는데,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나저나 지난달에 다른 곳에서 먹었을때는 쑥이 연해서 다 먹었는데, 한달이 지났다고 쑥줄기가 억세다. 씹는데 자꾸 걸려서 줄기 부분은 결국 뱉었다.

 

도다리쑥국은 봄에 먹는 음식이지만, 4월보다는 3월에 먹어야 한다. 그래야 연한 쑥으로 끓인 도다리쑥국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다리 알도 야무지게 먹고, 가시가 많긴 하지만 살도 해산물킬러답게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봄에 먹을 수 있는 삼치회와 도다리쑥국, 삼치는 회보다는 구이로, 도다리쑥국은 무조건 3월이다. 여름이 제철인 갯장어는 여수로 민어는 목포로 가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냥 남해바다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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