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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남포

이북음식 중 하나인 어복쟁반, 고기랑 버섯이랑 만두랑 메밀면 등등 다양하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슴슴하고 담백해서 참 좋아하는데, 오래 끓이다보니 진한육수와 함께 짠맛이 넘 강하다. 논현동에 있는 남포 논현점이다.


학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남포 논현점. 35년 됐다고 하던데, 자주 다니는 곳이 아니다보니 처음 왔다. 혼자라면 엄두를 못냈을텐데, 여럿이 왔으니 당당하게 입장. 


메뉴가 뭘까? 고기라면 좋겠지만, 왠지 설렁탕일 듯 싶다. 남이 사주는 밥이니, 선택권은 없다. 실내로 들어오니, 멋진 동양화같은 풍경이 짠~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층이 어떨지 이거 하나만 봐도 알 거 같다. 


현재 시간 11시 33분, 아직은 한산하지만 12시가 되자 사람이 바글바글 몰렸다. 우리는 단체이니, 테이블이 아니라 룸으로 들어갔다. 유명한 곳답게 3~4명씩 오는 사람들도 많고, 단체도 꽤 많다. 


예약을 했으니, 세팅은 당연지사. 새콤한 무생채와 배추김치, 파김치 그리고 나물무침이 있고, 동치미는 개별로 나왔다. 불판 위에 웬 접시인가 싶어 살짝 열어보니, 알콜이다. 


짜잔~ 어복쟁반 등장이오

푸른색은 쑥갓이오, 하얀색은 버섯이다. 딱봐도 버섯불고기다. 그런데 간장 종지가 왜 저기에 있을까? 그리고 불고기라고 하기에는 많이 어색해보인다. 아무래도 잘못 짚은 거 같다.


버섯이 많아서 버섯불고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제야 녀석(?)의 정체를 알았다. 평양지방의 향토음식인 어복쟁반이다. 처음 먹은 음식도 아닌데, 버섯 과다로 인해 잘못 짚었나 보다.


버섯 속을 살짝 들쳐보니, 숨어있던 소고기 편육이 등장했다. 고기는 보니, 어복쟁반이 확실하다.


버섯만 덜 익었을뿐, 나머지는 다 익었다. 오래 익으면 질겨질 수 있으니 우선 쑥갓부터 먹는다. 상큼한 쑥갓향이 솔솔~ 입맛이 확 돈다.


이때만해도 담백하고 맑았던 육수, 그런데 오래 끓이다보니 점점 진해지고 탁해졌다.


간장에 찍어 먹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파김치가 더 좋았다. 왜냐하면 고기맛이 덜 나니깐. 편육은 일행에게 양보하고, 표고버섯을 집중 공략했다. 왜냐하면 고기보다 버섯을 더 좋아하니깐.


설마 이게 다인가 했는데, 떡국이 나오고 바로 만두가 나왔다. 담백한 만두에 쫄깃한 떡국, 역시 탄수화물이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진다. 떡국은 생각보다 빨리 퍼지는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마지막으로 메밀면이 나왔다. 미리 삶아져 나오니, 바로 먹었어야 하는데 얘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면이 퍼졌다. 원래도 툭툭 끊기는 면인데, 숟가락으로 먹어야 할 정도로 퍼져버렸다. 그런데 면보다도 먹는내내 육수가 리필이 됐고, 계속 끓이다보니 깊어진만큼 엄청 짜다. 후루룩 국물을 마셔야 하는데, 도저히 못하겠다. 밥을 말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배가 넘 부르다. 


후식이라고 하기엔 너무 약한 오렌지 한조각. 아직 할 얘기가 많으니, 근처에 있는 콩다방으로 이동해 네버엔딩 토크를 이어갔다. 


직접 계산을 하지 않으면 메뉴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역시나 놓칠뻔했는데, 나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 담았다. 어복쟁반 3~4인용을 먹은 거 같은데, 가격이 82,000원이다. 역시 강남이로구나 했다. 누가 사준다면 모를까? 저 돈을 내고 여기서 어복쟁반을 먹지 않을 거 같다. 대신 만두가 가장 좋았으니 만둣국이나, 육개장을 먹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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