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엿한 빵순이라 불러다오. 군산에 이성당이 있고, 목포에 코롬방제과가 있으며, 남원에는 명문제과가 있다. 그렇다면 대전은 성심당이 있다. 대전에 왔으면, 빵집 로고가 딱 박힌 쇼핑백정도를 들고 다녀야 한다. 빵순이답게 필수코스가 되어 버린 곳, 성심당 본점이다.
성심당으로 가던 중, 스카이로드라고 해서 저 위를 걸을 수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듯 싶다.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라고 하던데, 대전의 명동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으능정이는 옛날 이곳에 큰 은행나무가 있었고, 그 은행나무 주위에 형성된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즉, 은행동의 옛날 지명이다.
두어번 왔다고, 지도앱 도움없이 바로 찾았다. 성심당은 1956년에 생긴 60년 전통의 빵집으로,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늘 붐비는 곳이다. 지방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갈때, 열차가 대전역에 정차를 하고, 사람들이 올라탄다. 열명중 6~7명은 꼭 성심당 쇼핑백을 들고 있다. 빵순이가 아니었던 시절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지금은 그맘 충분히 안다.
오호~ 맞은편에 또다른 성심당이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성심당 옛맛솜씨', 분위기를 슬쩍 보니 아무래도 예전 빵을 판매하는 곳일 듯 싶다. 우선 본점부터 가고, 여기는 잠시 후에...
성심당 본점에 들어가면, 무조건 좌측으로 간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자연발효 건강빵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명란바게트를 사기 위해서다.
영자언니가 나오는 전참시를 보기 전까지는 튀김소보로밖에 몰랐다. 튀김소보로는 성심당 본점으로 들어가 우측으로 가야 한다. 방향이 다르고 항상 붐비는 곳이라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명란바게트(3,500원)가 가장 먼저다. 처음 먹었을때, 엄청난 짠맛으로 안먹을 거 같았는데, 이게 은근 중독이다. 그리고 나만의 먹는 팁을 발견한 후로는 무조건이다. 평범한 바게트처럼 보이지만, 저 안에 명란있다.
명란바게트를 쟁반에 담았으니, 이제 다른 빵을 구입 아니 구경할 차례다. 빵순이이지만, 편식이 심한 빵순이라서 모든 빵을 다 좋아하지 않는다. 빵이 겁나 많은데, 이 구역은 구경존이다.
카카오 순정, 딱봐도 달아 달아~~~
눈으로 먹는 중
보문산 메아리(5,000원) 쟁반 위로 안착
두부두루치기를 먹고 온 후라, 샌드위치는 아쉽게 패스
키다리 미스터김이 아니라, 키다리 맘모스 빵
고로케를 앞에서 늘 고민을 한다. '고로케 좋아하는데, 살까? 말까?' 그러나 입맛만 다시고, 지나친다.
고로케는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튀김소보로는 여기뿐이다. 팥앙금이 들어 있는 튀김소로보나 부추빵을 많이 사던데, 팥빵은 이성당이므로 고구마앙금이 들어 있는 튀소구마(1,500원)를 쟁반에 올렸다.
빵순이지만, 아직은 소심하고 편식이 심해 3개만 골랐다. 서올로 오는 KTX 안에서 튀소구마를 먹었는데, 빵은 바삭해서 좋았지만 고구마 앙금이 별루였다. 왜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을 더 많이 고르는지 알 거 같다.
성심당 옛맛솜씨에 왔다. 이름처럼, 전병(센베이)에 만주, 찹쌀떡 등등 예스러운 빵이 가득이다. 맞은편 본점에 비해 한산하고, 카페도 같이 하고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면 좋을 거 같다.
한과도 있고
만주도 있다
대전에 왔으니, 남들 따라하기 중이다.
명란바게트는 작년 여름에 갔을때 찍은 사진 재탕이다. 사진을 찍은 줄 알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먹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부추빵과 함께 먹었는데, 이번에는 맥주와 함께 먹었다. 명란이 들어간 음식치고, 짜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반숙 계란 후라이랑 같이 먹거나, 구운 생김에 싸서 먹으면 좋다는데, 개인적으로 라거 계열의 맥주를 추천하고 싶다. 뜻하지 않게 엄청난 조합을 발견했는데, 고작 한개만 샀다. 앞으로는 무조건 3개다.
이름만으로 어떤 방인지 절대 유추할 수 없다.
보문산 메아리 (5,000원)
박스를 보면 맛있게 먹는 법이 나와있다. 결대로 동고선을 따라 커피와 함께 한겹 한겹 떼어 먹거나, 2cm 두께로 썰어 프라이팬에 약불로 사알짝 구워 우유랑 먹으면 좋다고 한다. 귀찮아서 첫번째 방법으로 한겹 한겹 떼어 먹었다. 럼주가 들어갔다고 하던데, 향은 모르겠고 윗부분에서 뭔가 달짝한 맛이 강하게 난다. 그런데 달콤함은 정상에만 있고, 하산을 하니 그저 빵맛만 났다. 3일동안은 실온 보관이고, 그 이후에는 냉동실 보관이라고 해서, 다음날 아침 밥대신 커피와 함께 다 먹어버렸다.
결론은 명란바게트의 재발견이다. 뜻하지 않게 빵집순례를 하고 있는데, 군산 이성당은 단팥빵, 대전 성심당은 명란바게트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정했다. 올해는 다른 지역에 있는 빵집에 가서, 넘버 원을 골라봐야겠다.
관련글
'폼나게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철동 마마된장 종각본점 구수한 된장찌개를 밖에서 (26) | 2019.01.15 |
---|---|
경기 광명 미식당 14kg 특대방어회 완전 좋아 (28) | 2019.01.10 |
도화동 선미옥 담백한 바지락 칼제비 (24) | 2019.01.09 |
봉천동 미니포차 연어장 취향차이 (26) | 2019.01.08 |
오류동 계절별미 우유빛깔 석화찜 (30) | 2019.01.07 |
대전 성심당 본점 명란바게트 널 좋아해~ (32) | 2019.01.05 |
구로동 라꾸긴 대구 곤이와 굴 겨울별미로구나 (22) | 2019.01.04 |
대전 별난집 들기름향 솔솔 두부두루치기 (16) | 2019.01.02 |
도화동 황태뚝배기 해장국 포만감과 해장이 동시에 (22) | 2018.12.27 |
전북 군산 한주옥 밥도둑 꽃게장 나가신다 (22) | 2018.12.26 |
전북 군산 이성당 단팥빵은 인정? 어인정! (32) | 2018.12.25 |
저도 성심당이라고 하면 튀김소보로와 부추빵만 알고 있었어요.
명란바게트가 전참시에 나왔나본데, 아예 간판을 세워놓은 거 보면 인기 메뉴 중 하나인가봐요.
전 아직 명란바게트를 안 먹어봤지만 (짜고 비릴 거 같아서..), 요즘 여기저기서 꽤 많이 팔더라고요.
까칠양파님처럼 맥주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릴 거 같아요.
심야식당에도 보면 명란을 구워서 안주로 하는 이야기도 나오잖아요ㅎㅎ
엉엉~ 저도 성심당을 초토화하고 싶은데....
하나하나가 참 맛있어 보여요. 명란 바게트는 술안주로 딱이겠네요~^^
맛있겠어요 먹고 싶어집니다
명란바게뜨는 옵스에서 자주 먹었었는데, 도쿄팡야에서도 맛있게 먹었던것 같구요 ㅎ 성심당에도 이빵이 맛있나봐여 ㅋ
성심당은 튀소와 부르스떡을 주로 먹었던거 같아요 ㄹ
명란빠게뜨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맛이 아니라 궁금하네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ㅎ
휴일잘보내세요.
역시 성심당에는 먹음직스런 빵들이 많네요!! 튀김소보로가 땡기네요 ㅎㅎ
명란바게트와 다양한 빵들이 가득한 대전 성심당 빵집이네요.
명란바게트 무슨 맛일지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성심당이네요~ 꼭한번 가서 다양한 빵을 먹어보고싶네요~
한번 가보고 싶은데 사람이 많아 보이는군요. 평소 좋아하는 고로케 종류가 탐나네요^^
성심당가면 튀김소보로만 먹을 줄 알았는데 ..
명란바게트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 ㅎㅎ
성심당빵은 다 맛있던데 .. 명란바게트 사러 내려가야겠는데 ... ^^
옿!~
웬지 별미일 것 같은 맛난 빵입니다
먹고싶어집니다.. ^^
성심당ㅜㅜㅜㅜ진짜 가면 몇만원치사게되는ㅋㅋㅋ명란바게뜨는 진짜 호평이 많더라구여
성심당에 명란바케트 빵을 파는군요^^
대전 다녀왔습니다~
까칠양파님 덕분에 벽화마을 너무 구경 잘 하였고
성심당도 앞까지 갔다가
기다리는거 싫어하는 신랑 때문에 그냥 왔거든여~
빵보니 조금만 기다려볼껄~아쉽네요...
다음에 또 아들 면회갈 땐
성심당 꼬옥 들려 명란바게트 사와야겠어요~ㅎㅎ
저도 대전 여행 함 가야겠어요. 성심당 보니 급 떠나고 싶군요ㅎㅎ
여기선 상상 할수가 없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네요. 특이한 맛이 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