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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를 좋아하지만, 많이 먹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기름짐으로 인해 느끼하기 때문이다. 연어장은 간장이 들어가니, 다를 줄 알았다. 기름짐은 덜해진 듯하나, 단맛이 추가됐다. 싫어하지 않는다. 단지 단독으로 먹기에 부담스러울뿐이다. 샤로수길에서 만나, 미니포차다. 



봉천동보다는 샤로수길로 더 알려진 곳에 왔다. 명성대로 유명한 곳은 벌써 대기줄이 장난이 아니다. 딱히 어디가 가고 싶어서 온 게 아니므로, 골목을 돌아다니다 여기서 걸음을 멈췄다. 이름은 미니포차, 전혀 포차스럽지 않은데 왠지 들어가고 싶다. 



처음이 주는 낯설음은 문 앞에 있는 입간판에서 해결했다. 딱 보니, 연어장이 메인인 듯 싶다. 안주류 연어장보다는 밥과 함께 나오는 연어장을 먹으러 안으로 들어갔다. 



이름답게 정말 미니미니하다. 주방 옆으로 바테이블이 있고, 김치 냉장고 뒤로 4인 테이블이 하나 그리고 좌식 테이블도 하나다. 



아무래도 여기가 상석인 듯한데,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기가 귀찮다. 그나저나 요즘도 일력이 있나보다. 한장 한장 뜯는 재미가 있는데, 어릴때 한달치를 한꺼번에 뜯었다가 등짝 스매싱을 당한적이 있다. 그 이후로 일력을 싫어했는데, 오랜만에 보니 무지 반가웠다. 신발 벗기 귀찮아서, 일반 테이블에 앉았다.



밖에서 메뉴를 보고 왔고, 뭘 먹을지 정했지만, 예의상 한번 더 본 후 주문을 했다. "연어장 더하기 밥 주세요."



연아장 + 밥(12,000원). 주인장이 직접 연어장을 만든다고 한다. 



함께 나온 국은 어묵국 그리고 단무지와 락교.



어묵탕에는 동그란 어묵 2개와 넙대대 어묵 2개 그리고 무 3~5조각이 들어있다. 얼큰한 어묵탕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연어장을 먹다보니 느끼함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간장게장, 새우장은 먹어봤는데, 연어장은 거의 처음이다. 다른 곳에서 서비스로 몇점 먹은 적은 있지만, 단독은 처음이다. 장이니 연어 특유의 주황색은 아니지만, 희미하게나마 본연의 색이 보이기도 하다. 



정말로 밥알이 하나하나 다 씹히는 완전 고슬고슬 흰쌀밥이다. 설익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밥이다.



밥이랑 함께 먹어야 더 좋지만, 우선 연어장 맛부터 봤다. 연어회를 먹을때 과한 기름짐이 살짝 불편했는데, 간장때문일까 덜 느끼하다. 간장이 들어갔지만, 과한 짠맛은 없고, 대신 달달한 맛이 난다. 간장게장, 새우장, 연어장 중 여전히 간장게장이 최고지만, 연어장도 괜찮다.  



고슬고슬 흰쌀밥 위에 연어장을 살포시 덮는다. 그리고 와시비를 올려 연어장 초밥을 완성한다. 그동안 먹었던 연어초밥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다. 매번 그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언제나 검색을 하는, 케이퍼랑 양파가 필요치 않다. 단맛이 좀 과한 듯 싶으나, 나쁘지 않다. 생연어에 비해 식감은 물러서 아쉽지만, 부드러움은 배가 됐다. 왜 밥을 유독 고슬고슬하게 한지 알 거 같다. 연어장이 채워주지 못한 식감을 밥알이 채워준다. 



확실히 연어장은 단독으로 먹는 거 보다는 밥이랑 같이 먹어야 좋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계속 먹다보니 간장 속에 가려져 있던 연어의 기름짐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연어를 이렇게 과하게 먹었던 적이 거의 없다. 간장이 더해져 조금은 나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으로 갈 수록 힘들어졌다. 락교나 단무지대신 깍두기가 있었다면, 청양고추가 팍팍 들어간 어묵탕이었다면, 그랬다면 덜 힘들었을텐데...  



그나마 와사비가 있어서 완주(?)할 수 있었다. 연어를 단독으로 즐겨먹지 않았던 이유를 다시한번 느꼈다. 고추가루가 팍팍 들어간 얼큰한 국물이 땡긴다. 분위기는 참 맘에 드는데, 다시 가게 된다면 연어장보다는 덮밥을 선택할 거 같다. 그나저나 밥을 다 먹고 나니, 등장한 냥이, 저 그릇 어디가면 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배달 어플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직접 매장으로 전화를 하면 되는데, 굳이 앱을 왜 할까 했다. 그런데 미니포차에서 혼밥을 하고 있던 중,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주인장이 무언가를 또 만든다. 그리고 잠시 후, 가게 앞에 오토바이가 멈췄고, 주인장이 무언가를 전한 후 오토바이는 다시 출발했다. 왜 배달 어플을 이용하는지 이때 알았다. 치킨집이나 피자집은 배달을 직접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곳은 배달어플에서 운영하는 기사가 온다. 배달의 민족이었던 거 같다. 쌀국수를 배달한다는 광고를 봤을때, 좀 과하네 했는데 정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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