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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더하기 물건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게 가짐으로써 삶의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에 중점을 둔 삶도 역시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예전과 달리, 있는데 굳이 또 사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미니멀라이프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책을 읽고 난 후 미니는 커녕 여전히 많은 걸 누리면서 살고 있다. 


전기요금 5,000원으로 한달을 살 수 없다. 냉장고 없이 사계절 내내 맛있는 상차림을 할 수 없다. 옷 세벌로 심플하고 멋진 코디도 못한다. 오래된 집에서 오래된 물건과 함께하는 느긋한 일상, 꿈에서라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얼굴을 맞대며 친밀감을 키우는 인간관계는 가끔씩 그러고 있지만, 혼밥을 좋아하니 친밀감도 아닌 거 같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게 맞는 착한 미니멀라이프는 글쎄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가끔 아니 종종한다. 아즈마 가나코는 이런 생활을 누리면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지만, 난 그녀처럼 그렇게 똑같이 할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세탁기 대신 대야를, 청소기 대신 빗자루를, 냉장고 대신 저장식품만 있으면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세탁기와 청소기는 버릴 수 있을 거 같지만, 솔직히 냉장고는 안된다. 매일 조금씩 동네 작은 가게에서 식품을 구입하고, 남을경우 장아찌같은걸 만들어서 살아가면 된다고 하지만, 4문짜리 냉장고는 아니더라도 맥주를 보관할 냉장고 하나쯤은 필요하다. 이것만은 버릴 수 없다. 


그녀는 "돈을 쓰지 않고 나의 노동력을 쓰는 것. 이런 생활이야말로 제게는 최고의 호사랍니다"라고 한다. 미니멀라이프가 이런 것인가 싶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 힘으로 사는 거. 4차산업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녀의 미니멀라이프는 다시 옛날로, 기계가 없던 옛날로, 과거로 돌아가는 거다. 응답하라 1988인가 싶다.


【기계에 의존하는데 익숙해지면 '그게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있는 것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발상으로 전환하면 그렇게 많은 도구는 필요없어요. 물건을 새로 사기 전에 '지금 있는 것으로 활용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본문중에서)】


생각의 발상,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요즘 내 삶이 그러니깐. 유행이 지났다고 새로 사는 것보다는 고장이 날때까지 쓰고 있으니 말이다. 아주 가끔은 지겨워서 새로 사는 경우도 있긴 한데,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 우선 급 찾아오는 지름신을 멀리 보낼 수 있는 능력부터 키워야겠다.


작가는 마트, 인테넛 쇼핑을 안하고 대신 동네 가게에서 장을 본단다. 얼굴을 보며 물건을 사면 유대감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이건 나도 인정. 단순히 무엇을 사는 것보다는 마음까지 나눌 수 있어야 좋다는 건 안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보다는 마트가, 마트보다는 전통시장을 좋아한다.



가장 놀랍고 당황했던 작가의 미니멀라이프는 "먼저 옷장의 크기를 정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만큼만 사면 옷은 늘지 않는다." 역발상이라고 해야 하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4계절이다. 작년 봄에 분명히 옷을 입었는데, 올 봄에 입을만한 옷이 없다.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계절이 찾아올때마나 그렇게 새옷을 산다. 그러다 보니, 옷은 많아지고, 옷장도 늘어난다.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처럼 넓직한 드레스룸을 갖고 싶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별로 부럽지 않다.


그러나 옷장의 크기를 정하고 거기에 들어갈 만큼 옷은 산다는 거, 이건 정말 혁명적이다. 작가도 1년 이상 옷을 입지 않는다면, 버리라고 한다. 들어갈 틈이 없는 내 옷장을 보면, 10년이 넘도록 입지 않은 옷이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산거라서, 입지는 않지만 추억땜에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었다. 추억이 중요하지만, 미니멀라이프를 한다면 버릴 줄도 알아야 할 거 같다. 버리는 습관과 새로 사지 않는 습관, 한쪽으로 쏠리지 말고 균등하게 잘하는게 미니멀라이프가 아닐까 싶다. 


【수도요금은 두달에 2,814엔이에요. 비결을 알려드리자면, 변기의 물은 빗물을 모아 사용하고 세탁은 손빨래를 하니까 물이 훨씬 적게 들어요. 목욕물의 양도 몸이 잠길 정도로만 받고 더럽지 않으면 2번 정도는 같은 물을 쓰고 있어요. 남은 물은 세탁과 변기 물로 사용하니 버리는게 없어요. 빨래와 세수, 머리감기, 양치를 할때도 물을 받아서 쓰기 때문에 적은 양을 사용하게 된답니다. 물을 틀어 놓고 쓰지 않는게 비결이에요.(본문중에서)】


불필요한 형광등 끄기. 물은 받아서 사용하기에 욕실에도 부엌에도 세탁실에도 바가지는 필수. 세탁은 주로 손빨래를 하고 이불이나 부피가 큰 옷들만 세탁기로. 난방은 옷을 더 입거나 두꺼운 이불 덮기. 그저 아끼려고 했던 일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 부모님따라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지만, 암튼 미니멀라이프가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닌 거 같다. 용어가 생기기 전부터 우리집은(우리 부모님은) 그런 삶을 살고 계셨다. 냉장고만은 포기를 못했지만, 유독 냉장고 욕심이 많아서 현재 우리집 냉장고는 김치냉장고까지 포함해서 4개다. 


아즈마 가나코가 알려주는 미니멀라이프는 이렇다.

하나, 집에 있는 것으로 소박하게 식사, 남는 식재료는 저장식품으로 만든다. - 우리집 그분도 그렇다.

하나, 빨래와 설거지는 대야를 이용한다. - 우리집 그분도 그렇다.

하나, 청소는 빗자루와 걸레로 한다. - 우리집 그분은 먼지 난다고 빗자루는 없지만 걸레는 겁나 많다.

하나, 텃밭에서 채소, 오골계 키우며 계란은 자급자족한다. - 덧밭은 있지만 오골계는 아파트라서 아쉽다.

하나, 얼굴을 아는 동네 상점에서 제철 식재료를 산다. - 우리집 그분은 동네도 가고 마트도 가고 전통시장에도 다 간다. 

하나, 옷은 겹쳐 입고 최소한으로 코디해 입는다 - 아무리 생각해도 최소한은 아닌 거 같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옷을 산다.(me)

하나, 물건은 버리지 않기 위해 먼저 사지 않는다. - 지름신이 오시면 어쩔 수 없다.(me)


책을 다 일고 난 후,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라이프는 불필요함을 없애는 거, 무턱대고 버리는게 아니라 순환을 해야 한다는 거. 아날로그적인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거. 흥청망청이 아니라 아끼는 거. 


작가처럼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을 거 같지만, 하나씩 하다보면 익숙해질테고, 그럼 또 하나를 추가하고,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하다보면, 언제가는 냉장고 없이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창한 말처럼 느껴졌던 미니멀라이프, 그런데 나도 조금이지만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아까움보다는 추억때문에 갖고 있었던 물건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버리자. 다 모아모아서, 나눔장터에서 팔아볼까나. 쑥스러워서 못할 수도 있으니, 기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다. 미니멀라이프,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앞으로 지속적으로 쭈욱~ 살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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