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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각...똑똑각... 똑각.... 똑각... 똑똑각...똑각.

누군가 내 어깨를 톡톡하더니, "저 마우스 소리가 너무 커요. 계속 마우스를 사용할거라면 다른 자리로 이동해요."

"......"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마우스를 사용하면 당연히 나는 소리를 나보고 어쩌라구. 그나마 키보드는 커버를 덮어서 소리를 줄였는데, 마우스 소리를 어떻게 내지 말라는거지. 저 XXX같은, 저 도그주니어같은... 


"이건 어쩔 수 없이 나는 소리인데, 니가 좀 참어. 그렇게 조용한 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집에서 하지 왜 이런 곳에 오고 난리야." 이렇게 말하면서 한바탕 싸움을 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이상은 지난 주말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원래는 커피전문점에 가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찾아봐야 할 책이 있어 도서관에 갔다가 열람실에서 메일을 확인하는 중 벌어진 일이었다. 키보드 소리때문에 싸움이 났다는 소리를 들어봤어도, 마우스 소리로 인해 이런 일을 당하게 되다니, 참 어이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뭐라고 할걸. 괜히 참았나 싶다. 그때는 너무 당황했었고, 조용한 분위기인데 나로 인해 더 큰 소란이 날까봐 참았다. 그래서 키패드로 작업을 하다가, 얼마 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나오면서 알게 됐다. 마우스 소리로 인해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열람실에서는 자제해 달라는 주의사항을 말이다. '요즘 도서관은 키보드에 이어 마우스까지 소리를 내면 안되는구나.'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우스 소리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키보드 소리를 죽이기 위해 커버를 이용하듯, 마우스도 그런 커버가 있으면 좋겠지만, 관련 제품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폭풍 검색질에 돌입했다. 설마 그런 제품이 있겠어 하면서 '무소음 마우스'를 입력하고 클릭을 하니, 이런 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있다. 



ⓒwww.actto.com

무소음 마우스가 있다니, 오호~ 놀라웠다. 마우스에서 나는 소리는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그날 오후 당장 컴퓨터 소모품 매장으로 달려갔고, 무소음 마우스가 있나요라고 물어보니 있단다. 


검색을 했을때는 무소음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무소음보다는 1/2소리 마우스가 아닐까 했다. 그리하여 혹시 테스트를 해볼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그런데... 진짜 소리가 안난다. 경쾌한 똑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런 엄청난 제품을 이제서야 알았다니, 이래서 얼리어답터를 해야 하나보다.


제품마다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기에 가장 저렴한 제품인 actto(엑토) 사일런트무선마우스(15,000원)를 골랐다. 온라인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겠지만, 기다림이 싫어 그 자리에서 사버렸다. 



사진을 찍지 못해서 퍼옴

다른 제품으로 테스트를 해서 그런가, 혹시나 하는 의구심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새거처럼 보여야 교환을 할 수 있을거 같아 조심스럽게 박스를 개봉했다. 그리고 마우스에 건전지를 넣고, 리시버를 노트북에 끼웠다. 


자~ 운명의 시간이 왔다. 정말 무소음일까? 조심스레 마우스를 눌렀다. 어~~~~ 그런데~~~~ 그런데~~~~~~~~~~~~~~~~~~~ 정말 아무 소리가 안난다. 한번 클릭을 해도, 더블 클릭을 해도 드래그를 해도 아무 소리가 안난다. 거짓말 조금해서 백번은 클릭을 했던 거 같다. 그런데 정말 소리가 안난다.


진짜 신기했다. 이제는 맘 놓고 도서관에 갈 수 있게 됐다. 마우스 소리때문에 자리를 옮겨달라는 소리, 앞으로는 들을 일이 없어졌다. 무소음 마우스가 언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잘 나왔다. 정보에 눈이 먼 내가 참 바부라는 사실을, 이번에도 또 알게 됐다. 


앞으로는 내가 뭐라고 해야겠다. "당신 마우스 소리땜에 신경이 쓰여서 일을 할 수 없잖아. 자리 옮겨."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무소음이라서 참 좋은데, 뭔가 개운하지 않다는 것이다. 클릭을 했는데, 클릭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경쾌한 똑각 소리를 들어야 마무리가 됐는데, 이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그냥 나온 듯 썩 개운하지 않다. 


그래도 신선한 충격이다. 무소음 마우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참 잘했어요라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 오늘 지난주에 갔던 도서관에 또 갈 예정이다. 그날 나에게 말했던 그 사람을 찾아서 옆에 앉고, 보란듯이 작업을 해야겠다. 마우스를 마구마구 클릭하면서 말이다. 소심하고 까칠한 내가 할 수 있는 복수. 그런데 그사람 얼굴이 생각나지 않다는 게 문제. 역시 복수는 하면 안되는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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