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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신나는 맘으로 찾아간, 구로동에 있는 상하이포차. 너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중식포차에서 일식 메뉴를 주문한 게 문제다. 아니다. 남 탓하지 말고, 내 탓을 해야 그나마 맘이 편할 듯 싶다. 왜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가고 싶은 곳이니깐.



계단을 내려가면서 고민을 한다. 불고기 아님 포차? 불고기가 더 가깝지만, 나의 두발은 결정장애가 심한 주인보다 낫다. 알아서 좌회전을 하니깐 말이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니, 왠열~



한산해서 좋다고 했는데, 곧 빈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콩나물국과 단무지. 오늘따라 콩나물국이 칼칼하고 뜨끈하니 참 좋았다. 메인음식이 나오기 전에 시원한 콩나물국에 소주 한잔. 캬~ 소리가 절로 난다.



저 두꺼비, 진짜 어릴때 봤는데, 이렇게 다시 보다니 엄청 신기하고 반가웠다. 지금은 21세기인데, 20세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계산하고 나오면서, 주머니에 담아 오고 싶었다. 정말 그러고 싶었는데, 나의 오른손은 못된 짓을 계획하고 있는 주인보다 낫다.



상하이포차에는 크림 큰 새우와 칠리 큰 새우라는 메뉴가 있는데, 둘 중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 전혀 없다. 직원이 딱 정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소주는 마신다면 칠리, 당신이 맥주를 마신다면 크림." 그런데 소맥을 마실 경우는 크림 반, 칠리 반 이렇게 달라고 해야 하나? 이것도 물어봐야 하는데, 너무나 명확한 직원의 대답에 놀라는 바람에 못 물어봤다. 담에 가면 꼭 물어봐야지. 



칠리 큰 새우(18,000원)라고 하더니, 진짜 큰 새우다. 상하이포차의 새우메뉴는 이외에도 탕수 큰 새우와 깐풍 큰 새우도 있다. 가격은 모두 동일하다.



맵다라는 느낌은 들지만, 그렇게 맵지는 않다. 저 작고 쪼그만 고추랑 함께 먹으면 엄청 맵겠지만, 얼렁뚱땅 먹으면 모를까 굳이 먹을 필요는 없다. 이거 너무 안 매운데라고 생각한다면, 고추와 함께 먹으면 진정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매움보다는 아픔이 먼저 느껴지니깐.



큰 새우이니, 새우살도 가득가득, 새우맛도 가득가득하다. 소주엔 칠리라고 말한 이유를 알겠다. 새우 하나에 소주 한 잔이라고 내가 말하자, 노~라고 외치면서 3잔은 마셔야 한단다. 넌 그렇게 먹어라고 하고, 난 일 새우에 일 잔을 했다. 그래서 새우가 너무나 일찍 사라져버렸다.



두번째 안주 선택을 'YOU'에게 맡겼더니, 나가사끼 짬뽕탕(18,000원)을 먹겠단다. '얼큰한 매운 짬뽕도 있었는데, 왜 하필...' 혼자서 중얼중얼거렸지만, 주문한 짬뽕이 나와버렸다. 그런데 양이 엄청 많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므로, 양으로 승부는 거는 건가 했다.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휴대용 가스버너가 없기에 달라고 요청을 했다. 우선 새우, 소라, 조개, 주꾸미 등 해산물이 보이고, 칼칼한 맛을 주는 고추도 들어 있다. 청경채와 죽순도 보인다. 양에 비해 내용물도 참 많고 다양하다.



그런데 왠 어묵? 오뎅이 들어있는 나가사끼 짬뽕은 처음 봤다.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배추와 숙주나물도 보이고, 국자로 한번 휙~하면 숨어 있던 녀석들이 나온다.



표고버섯, 석이버섯 그리고 양송이 버섯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나가사끼 짬뽕이다.



그런데 왜 저런 기름(유막)이 생길까? 국물이 짜서 맹물을 넣어 그런거 아닐테고, 끓이면 끓일수록 기름이 올라오는 바람에 먹기 불편했다. 어딘가에 돼지비계가 숨어 있는 건가? 자주는 아니어도, 나름 많이 먹어본 나가사끼 짬뽕인데, 상하이포차는 좀 아닌 거 같다. 그러게 그냥 얼큰한 짬뽕을 먹자니깐. 메뉴 실패로 인해, 술자리는 여기서 끝이 났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기름이라기 보다는 우유를 끓일때 생기는 막이랑 비슷했던 거 같다.


좋을땐 엄청 좋아하다가, 한번 싫으면 뒤도 안 돌아보는 내 성격이 고스란히 이 짬뽕탕에서 들어났다. 그럼 다시 안 가야 하지만, 앞으로 나가사끼 짬뽕탕을 안 먹는 걸로 타협(?)을 했다. 이거 하나때문에 여기를 안 가는건 내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짝 틈은 주고 싶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아직 저 기름을 지우기 못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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