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가면, 그 곳을 대표하는 얼굴마담이 있다. 지난번에 갈매기살만 먹고 오는 바람에, 다시 갔다. '설마 이런 곳에 고깃집이'라고 할만한 곳에 위치한 그곳, 신도림에 있는 석구네 마포주먹고기다. 식당명에서도 당당히 밝히고 있는, 주먹고기를 먹기위해서다.
외관과 내부의 모습 그리고 메뉴판과 상차림은 지난번 올린 사진으로 대체. 크게 보고 싶다면, 지난 포스팅 보기!!
지난번에는 덩어리채로 나오는 갈매기살만 먹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이곳의 얼굴마담이라고 할 수 있는 주먹고기(1인분, 12,000원)와 갈매기살(1인분, 13,000원)을 주문했다. 어떤 곳은 같은 종류로 2인분을 주문해야 하는데, 여기는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 주먹고기가 뭔가 했더니, 목살이다(뭐 알고 있던 정보였지만...^^). 동그란 주먹고기 아니 목살과 덩어리로 나오는 갈매기살이다.
주먹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굵은 소금을 살살 뿌린 후, 기다림 즉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도톰(조금 두껍다라는 뜻), 두툼(제법 두껍다라는 뜻). 둘다 비슷한 의미인 줄 알았는데, 조금과 제법으로 다르다. 그럼 석구네의 주먹고기는 도톰이 아니라 두툼이다.
어느 정도 익으면 예쁘게 가위질을 하고, 앞면, 뒷면 그리고 옆면까지 맛나게 구워준다. 개인적으로 돼지고기는 무조건 과자처럼 바삭이므로, 인내의 시간이 참 길었다.
보기와 다르게 전혀 맵지 않은 파채 + 콩나물 + 상추 무침. 이 채소무침덕에 상추와 쌈장을 잘 먹지 않는다. 그냥 저기에 고기 한점만 딱 얹으면 끝이니깐.
고기 한점당 고추 2개를 올려서 먹어야 하는 알싸한 청양고추가 들어있는 간장.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고추냉이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알싸한 맛이 난다.
바삭하게 구워진 주먹고기 한점에 고추 2개 그리고 채소무침을 넣고 예쁘게 싸서 먹는다. 바삭하게 구웠는데, 육즙이 살아 있다. 두툼한 크기로 인해 살코기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삼겹살은 왠만하면 아니 무조건 상추쌈으로 먹는다. 하지만 주먹고기는 비계가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고기 본연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 간략한 쌈으로 대체했다. 커다란 상추대신 아삭한 양파를 깔고, 고기 한점과 고추 2개. 쌈장도 필요없다. 이대로 먹어도 그냥 좋다. 맛도 맛이지만, 식감이 참 좋다. 역시 고기는 두툼해야 하나보다.
주먹고기를 완벽하게 끝내고, 다시 만난 갈매기살. 함께 한 일행은 목살이 좋았다고 하지만, 난 지난번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갈매기살이 더 좋다. 아무래도 여기는 무조건 갈매기살만 먹는 걸로 해야할 듯 싶다. 지난 포스팅에서 고기가 익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줬기에, 이번에는 통편집. 궁금하면, 지난 포스팅 보기!!
비계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알고 있는 갈매기살의 막. 요게요게 바삭하게 익으면, 엄청 재밌는 식감을 선사해준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파인애플. 사장님은 구워서 먹으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나만의 방식으로 먹었다.
파인애플 쌈이다. 어라~이거 엄청 신기하다. 부족했던 단맛이 파인애플로 인해 살아났다. 달아서 이상할 거 같았는데, 이거 은근 괜찮다. 앞으로 파인애플은 굽지 말고 무조건 쌈으로 먹어야 할 듯 싶다.
지난번에 갔을때, 술김에 계란말이를 좀 한다고 했더니, 정말 직접 만들어서 먹을란다. 또 올거 같아서 뒤집개까지 구입을 하셨단다. 아니요. 저 못해요라고 해야 하는데, 역시 술김에 도전을 했다. 계란 2개에 양파랑 청양고추 조금 넣었다. 그리고 말았다. 계란물을 3번 나눠서 붓고, 약한 불에서 말고 또 말고 그리고 또 말았더니 계란말이가 됐다. 정말 오랜만에 만들었는데, 예전에 해봤던 스킬이 남아 있었나 보다. 항상 마무리로 된장찌개에 밥을 먹었지만, 이번에는 직접 만든 계란말이로 마무리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맘에 드는 고깃집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어느날 불현듯 무언가가 막 씹고 싶을때, 스트레스로 인해 고기가 땡길때, 서슴없이 갈 수 있는 곳이 될 거 같다. 말이 나온김에 오늘 당장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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