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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에서 만나는 티스토리 아직은 어색해~

2012년 9월애 맥북 에어를 장만하고, 그해 겨울 파티션을 나누고 부트캠프에 윈도우를 설치 했었다. 파티션을 나눌때 맥과 윈도우를 왔다 갔다 사용할 예정이니, 정확히 5:5로 나누었다. 그런데 습관이 무섭다고, 윈도우만 쓰다가 맥을 사용하니 단축키에 마우스 활용 등등 너무 어색했다. 그리하여 맥북임에도 윈도우만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일년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그런데 최근에 부트캠프의 남은 용량이 5기가라고 나왔다.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도 없고, 맥은 여전히 30기가 정도 여유가 있는데, 윈도우는 왜 그럴까 하면서 폭풍 검색질에 들어갔다. 디스크 정리, 윈도우 게임 삭제 등으로 여유를 주고자 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검색만으로 안 될때는 지인에게 전화찬스를 해야 한다. 컴퓨터관련 일을 하고 있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아니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깐 콧소리를 넣어) 오빠~ 잘 지내셨죠."

"어~ 그래"

이러쿵 저러쿵 헛소리를 하다가, 살며시.

"저 이러고 저러고 해서, 부트캠프 용량이 거의 바닥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거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그냥 포맷해."

헉~~ 포맷이라고, 컴퓨터를 하면서 가장 떨리고 힘든 일이 바로 포맷인데, 가벼운 usb 포맷도 아니고 os룰 포맷해야 하다니, 내 눈앞에 히말라야가 다가 왔다.

"오빠가 해주면 안될까요?, 저 컴맹인거 아시잖아요."

"그런데 어쩌나, 지금 지방인데... 맥에서 윈도우를 쓰게 되면 주기적으로 포맷을 해야 돼. 갑자기 용량을 늘어난 게 아니라, 윈도우는 템프라는 곳에다가 부팅부터 모든 자료를 보관하거든, 그걸 없애는 방법은 오직 포맷뿐이다."

"네. ㅜㅜ"


두번째 전화찬스를 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이번에는 친구들 사이에서 컴퓨터에 관해서는 119인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이래 저래서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포맷을 해야 한다네. 해줄래?"

"그래 그런데 맨입으로..."

역시나 세상엔 공짜란 없다. 술 한잔으로 녀석의 기분을 풀어주고, 부탁을 했다. 이게 급하니깐 내일까지 꼭 해줘~ 애교까지 살짝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다음날 녀석에게 톡을 보냈다. 잘 되고 있지, 설마 아직도 안하고 있는 건 아니지, 오늘까지 제발 부탁해 라고 보냈다. 얼마 후 알았다는 답문을 받고 마음을 놓고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떠났다. 1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을 하는데, 바로 그 순간 불길한 진동음이 느껴졌다. 촉이라는 건, 가끔 너무나 정색을 하면서 다가온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사고쳤다. 전화줘" 에이~ 다 했으면서 장난치는 건가? 촉을 무시하면서 전화를 했다. 

"무슨 사고인데?"

"그게.... (뜸들이는 중)"

"빨랑 말해."

"부트캠프에 윈도우를 깔아야 하는데, 그만 맥에다가 윈도우를 깔았어."

"뭐시라, 그럼 맥은?"

"지워졌어. 현재 윈도우만 있어."

"더이상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있어, 확인해보고 전화줄게."


맥북에어인데, 맥은 없고 윈도우만 있단다. 이런 된장~ 다다음 정류장이 목적지인데, 나들이할 기분이 싹 사라져서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지방에 있던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선배도 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하면서 고객센터에 물어보라는 팁만 알려주고는 끊었다.



다행히 아이폰에 자동으로 애플코리아가 등록되어 있어, 080-330-8877로 전화를 했다. 신호가 가고 원하는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너무나도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들어줄 기분이 아니다. 그 곡이 다 끝날때까지 계속 기다려야만 했다. '무슨 고객센터가 이리도 오래 기다리게 해, 아~ 짜증' 하는데,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하면서 연결이 됐다.


"제가 이렇고 저렇고 해서 현재 맥은 없고 윈도우만 있어요."

"무지 난감하시겠네요. 제가 그 심정 충분히 압니다. 그런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화로 안내를 해드릴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맥북을 구입할때, os 프로그램을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전화로 알려준다는 거죠."

"없으셔도 됩니다. 전화로 충분히 가능하니깐요."

"그런데 제가 지금 컴이 없거든요. 맥북은 친구에게 받으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혹시 몇 시까지 운영하나요?"

"저녁 9시까지 하니깐, 친구분에게 받으신 다음에 전화주세요."


통화가 끝났지만, 긴가민가했다.따로 프로그램도 없는데, 어떻게 복원을 한다는 거지. 뭐, 쉽다고 하니깐 믿어보기로 하고, 그 전에 녀석부터 아작을 내기위해 목적지를 앞에 두고 다시 돌아왔다. 더불어 저녁에는 아주 중요한 모임이 있었는데, 그것까지 모두다 취소를 해야만 했다. 녀석에게는 고객센터에 직접 가야만 고칠 수 있다는 톡을 보내고, 몇 시까지 000으로 나오라고 했다. 


녀석을 만나기까지 한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내 안의 분노는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바보도 아니면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하기 싫음 싫다고 말하지. 굳이 이렇게 표현을 해야 하나 싶었다. 살인의 충동까지 올 정도로 엄청난 분노였지만, 점점 붉게 물들어 가는 내 얼굴을 보니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될거 같았다. 녀석을 만나기도 전에 사고를 칠 것만 같아,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클래식음악을 들으면서 갔다. 눈을 감고, '화내지 말자, 죽이지(?) 말자, 쉽게 고칠 수 있다고 하니깐 괜찮다 괜찮다.' 정말 도를 닦는 마음으로 그렇게 녀석과의 만남의 장소로 향했다.


안정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을 보니 다시 불끈!! 미안함에 웃고 있는 녀석을 보니, 더더욱 불끈!! 길거리에서 신문에 나는 짓은 할 수 없으니, 녀석에게 노트북 가방을 받자마자 뒤돌아 서서 왔던 길로 다시 걸었다. 말 한마디 안하고 아니, 할 수가 없었다. 말을 하면 분노조절 기능이 깨져버릴 거 같아서다.


080-330-8877 애플코리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아까보다 엄청 더 기다린 후에야 상담원과 통화가 됐다.

"제가 이렇고 저렇고 저랬는데."

"아 좀전에 전화 주셨던 그분 맞죠.'

"네 맞아요. 컴퓨터를 받았거든요."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윈도우만 보이고요. 클릭했더니, 윈도우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계속 에러메시지만 뜨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같이 하면 복구할 수 있으니깐요."

찔끔 눈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떨리는 목소리여서 그런가? 상담원은 날 안심시키기 위해 엄청 노력하는 거 같았다.


"자 우선, 컴퓨터는 꺼주시고요. option + command + r키를 같이 누른 다음에 전원버튼을 누르세요. 그리고 전원이 들어와도 3개 키는 그대로 누르고 계세요."

이걸 시작으로 상담원과 1:1로 맥북에어 복구작업이 시작되었다. 따로 프로그램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다면 프로그램이 없어도 된다. 아마도 상담원이 일려준 저 키들이 맥os를 부르는 매직인 거 같다. 화면이 바뀌면 상담원은 알아서 이런 화면이죠, 그럼 이렇게 하세요 하면서 정말로 친절하게 알려줬다. 아 이래서 아까 그렇게 통화가 어려웠구나. 한 명, 한 명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줘서 한참이나 기다린 거구나, 다음부터는 짜증내지 말고 기다려줘야겠다. 이런 착한 맘까지 들면서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한시간여 모든 작업이 끝났고, 드디어 맥북에어는 다시 맥북에어로 재탄생했다. 끝으로 상담원은 이렇게 조언을 해줬다. "부트캠프로 윈도우를 다시 설치한다면, 저희에게 전화주세요. 오늘처럼 하나하나 알려드릴게요." 아~ 진짜, 당신은 진정한 산타였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감사하다고 백번 천번 인사를 하고 싶은데, 내 실수로 그만 아이폰 종료버튼을 눌러 버려서 끝내 말하지 못했다. 만약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생명의 은인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부트캠프도 윈도우도 싫다. 쉽게 복구는 했지만, 또 이런 시련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만 쓰기로 다짐을 하고, 맥 전원을 눌렀다. 그런데 할일이 너무 많다. 우선 외장하드부터 맥에서도 호환이 가능하도록 포맷을 다시 해야만 하고, 메일 설정에, 사파리에 즐겨찾기 추가 그리고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대신할 맥전용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포토스케이프를 다운받았다.


그런데 역시 불편하다. 복사하기, 붙이기 단축기가 다르고, 영한 변환이 다르고, 특히 마우스는 휠을 윈도우와는 반대롤 해야 작동이 된다. 그리고 맥에는 굴림체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폰트이자, 블로그를 굴림체로 지정을 했는데, 맥에서는 명조체로 보인다. 별거 아닌데 아직은 엄청 불편하다. 그래도 맥만 쓰려고 한다. 복구가 끝나기 전까지 불안과 공포로 사시나무 떨듯 떨었기 때문이다. 늘 컴퓨터와 함께 하고 있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갓난아기가 된다. 뭐해야 할지 모르는 바보가 된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두번하기가 싫다.  


그런데 좋은 점도 있다. 우선 글을 쓸때, 맞춤법 검사가 자동적으로 된다(그런데도 오타가 나오는 건 글쎄 불가항력?). 그리고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스케이프가 포토샵 + 일러스트보다 훨씬 좋고 편하다. 사진을 일괄적으로 편집할 수 있으며, 텍스트에 효과까지 줄 수 있으니 말이다.


끝으로 내 불안증세까지 신경 써주면서 복구에 도움을 준, 애플코리아 상담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또 또 계속 보내드리고 싶다. 그리고 맥북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절대 울거나 당황하지 말고, 080-330-8877 애플코리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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