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강동원이 검은 사제들은 무서운 영화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봤는데... 솔직히 안 무섭다. 그런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앉아 있어야만 했다. 무섭지는 않는데, 살짝 끔찍했다. 무섭지는 않는데, 살짝 소름이 돋았다. 무섭지는 않는데, 살짝 눈을 감아야 했다. 그럼 무서웠다고 해야 하나? 아니다. 처녀 귀신이 나오지 않았으니 안 무섭다. 그런데 살짝...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이다.
(출처 - 다음영화)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이 전우치에 이어 두번째로 같이 나온 영화다. 전우치를 워낙에 재밌게 봐서, 개봉 전부터 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주제가 구마 즉 엑소시즘이다. 공포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소재인 엑소시즘, 당연히 무서운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궁금했다. 한국판 엑소시즘 영화에 대해, 강동원, 김윤석이 보여주는 색다른 연기에 대해, 결론은 자알~ 봤다.
검은 사제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거 같다. 중간에 화장실 가는 분, 문자 보내는 분, 재미 없다고 말하는 분, 영화를 보고 있는데 주변이 참 부산스러웠다. 다른 영화였다면 완전 짜증이 났을텐데, 중간 중간 긴장감을 끊어줘서 고마웠다. 그분들 때문에 그나마 덜 무섭게 볼 수 있었다.
영화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악령에 사로잡힌 여고생을 위해 숙련된 사제(김윤석)와 그를 돕는 부제(강동원)의 이야기다. 어릴때 읽었던 퇴마록이 생각 났고, 눈 감고 귀 막고 봤던 여름날 밤 엑소시즘 영화가 생각이 났다. 종교와 상관없이 볼 수 있지만, 재미 하나만으로 보기에는 힘든 영화다. 왜냐하면 전혀 재밌지 않기 때문이다.
김신부(김윤석)는 남들처럼 평범한 길을 싫어하는 인물이다. 남들이 안하는 구마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의 존재가 필요한 시기다 왔다. 다른 이들은 그의 존재를 감추고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지만, 남몰래 도와 준다. 곁에 두기는 싫지만, 그래도 필요한 존재니깐 모르척 내버려 두는 거처럼 느껴졌다.
『구마 - 사령의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게 하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식
장엄구마예식 - 교회법 제1172조에 따라 특별히 집전될 수 있는 예식, 2014년 교황청은 과거 비공식으로 행해지던 장엄구마예식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였다.
사제 - 주교와 신부를 통틀어 이르는 말
부제 - 부제품을 받아 사제를 돕는 성직자
부마자 - 활동이 없이도 사령이 몸 속 내부에 존재하는 사람
12형상 - 부마의 징후들로 장미십자회에서 일련변호를 분류한 사령의 종류 (출처- 다음영화)』
용어 정도는 알고 보면 좋으나, 몰라도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또 한명의 인물이 바로 최부제(강동원)다. 어리버리하고 약해 빠진 인물로 보이지만, 그 안에 강인함을 간직하고 있다. 강동원 위주로 영화를 본다면, 부제에서 사제가 되기 위한 성장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저 커다란 눈망울에서 공포, 떨림, 두려움, 무서움 그리고 슬픔을 보여준다. 아픔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악당을 해치우고 미소 짓는 영웅의 풍모까지 보여준다.
영화 후반부 40여분 동안 구마 예식이 펼쳐지는데,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드디어 악령이 나타나고, 등장과 함께 깜짝 놀람을 선사한다. 집에서 무서운 영화를 볼때, 귀신이 나오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 보곤 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극장이고 이불이 없다. 어쩌나? 코트를 벗고, 이불 삼아 눈을 살짝 가리면서 그렇게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떼로 나올때 가리고 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cc였을까? 아니면 진짜 동물이었을까? 만약 진짜 동물이었다면, 연기하기 정말 힘들었을 거 같다. 하수도에 있어야 하는 동물이 왜 나왔는지, 차라리 다른 동물이면 덜 끔찍했을 거 같다.
천주교인이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완전 허구로 만든 영화는 아닌 거 같다. 장재현 감독의 전 영화가 12번째 보조사제임을 봐서는 이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분인 거 같다.
비오는 장면을 왜 넣었을까? 혹시 늑대의 유혹때문에... 그런데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과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은 너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늑대의 유혹이 생각났다.
개인적으로 검은 사제들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 친구(박소담)인 거 같다. 어쩜 그리도 연기를 잘하던지, " 하 하 새로왔어, 수컷"이라고 말할 때 완전 소름이 돋았다. '너땜에 한동안 밤이 무서울 거 같다~'
한국판 첫 엑소시즘 영화 검은 사제들, 개인적으로 나는 재미나게 봤다. 그런데 같이 영화를 본 사람들 대부분은 재미없다고 말하면서 극장을 나갔다. 게다가 중간에 나간 사람도 있었다. 전우치를 생각하고 검은 사제들은 본다면, 핵노잼이라고 말할 거 같다. 그리고 엑소시즘 영화를 좋아한다면, '에이 약하네' 할 거 같다. 나는 약해서 좋았지만 말이다. 어차피 오늘 잠은 다 잤으니, 오랜만에 퇴마록이나 읽어야겠다. 아니면 완전 하드코어 공포 영화를 볼까나.
■■ 잠깐만~ 영화에 나오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궁금하다면 - http://onion02.tistory.com/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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