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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국물떡볶이로 유명한 미미네 떡볶이. 신도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에 있다고 해서 갔다. 이번에 새로 오픈한 곳은 아니고, 예전부터 있었는데 여기가 그렇게나 유명한 곳인지 몰랐다. 11살때, 직접 만들어 먹었던 떡볶이가 떡볶이국(▶▶ 웃픈 추억 에세이- 떡볶이가 국이 되어 버린 날!!)이 되어 버린 후, 국물 떡볶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국물이 많은 떡볶이가 무슨 맛이 있을까? 예전에 내가 했던 거처럼 밍밍할거 같았는데, 이런 된장~ 이제야 이 맛을 알다니, 선입견, 트라우마, 판에 막힌 사고는 나쁘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분식집은 주로 지하2층 푸드코트에 있는데, 미미네는 5층 식당가에 있다. 국대 떡볶이랑 별다른 차이가 없는거 같은데, 지하와 5층 위치 차이는 확 난다. 그만큼 더 맛있다는 뜻일까? 그만큼 더 비싸다는 뜻일까? 풍문으로 듣고 왔으니, 기대 이하는 아니길 바라면서 들어갔다. 

 

그런데 뭔 글이 이리도 많은지, 주문도 못하고 우선 미미네를 소개하는 글부터 읽었다. '분식을 파는 요릿집'이라 그래서 푸드코트가 아니라 식당가에 있구나. 

 

뭔가 그럴 듯 한데, 뭐랄까? 포장을 잘해 놓은거 같다. 미대통령 전용기에서 사용하는 조리수라는게 진짜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리고 미미네는 대형 철판에 미리 만들어 놓고 판매를 하는게 아니라, 주문 즉시 조리를 한단다. 그만큼 늦게 나오지만, 그만큼 더 깨끗할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리지널 국물떡볶이, 11살때 밍밍한 국이 되어 버린 그 맛이 아니길 바라면서 들어갔다. 만약 그 맛이라면 이렇게 유명해지지 않았을테니깐.

 

분식을 파는 요릿집이 되자. 맘에 든다. 분식도 이제는 당당히 요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 열린 문으로 들어오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오른쪽으로 주문을 할 수 있는 곳과 주방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또 나온다. 들어가자마자 카운터가 안 보인다고 당황하지 말고, 조금만 걸으면 된다.

 

오픈 주방이라서 만드는 과정을 다 볼 수 있지만, 굳이 볼 필요는 없다. 그냥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면 알아서 갖다주니깐 말이다.

 

미미네 메뉴판.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살짝 비싼 편이다. 푸드코트에 있는 국대떡볶이는 떡볶이 1인분에 2,500원인데 5층 식당가에 있는 미미네는 3,500원이다. 떡볶이는 그렇다고 해도, 튀김에서 가격차이가 더 난다. 

기존 분식집 튀김(김말이, 오징어, 고구마, 만두) 스타일이 아니고, 새우, 김말이, 오징어 튀김만 있다. 그리고 모듬이 없기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새우튀김이 먹고 싶었지만, 분식집에서 한마리에 2,500원을 주고 먹기는 아까웠다. 미미네는 요릿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분식집처럼 느껴지나보다. 결국 "국물떡볶이 1인분과 김말이 1인분 주세요."

그런데 반조리 떡볶이가 있다. 4인분에 만원, 이것만 있으면 국물떡볶이 잘 만드는 사람이 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 주말, 사기(?) 한번 쳐볼까나?!?!

 

음식은 직원이 갖다주지만, 물은 셀프다. 그런데 특이한 점, 바로 저 봉지, 넌 누구니?

 

15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니, 진짜 한참 후에 나왔다. 국물떡볶이와 김말이, 앞접시 그리고 수저,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고 하아~ 카운터에 가서 물어본다 "여긴 단무지 없나요?" 없단다. 아쉬운 느낌은 들지만, 없다고 하니 포기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1인분인데, 생각보다 양이 아니 국물이 많다. 이래서 국물떡볶이구나 했다. 국물도 많은데 내용물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숟가락으로 한번 저어주니 쏙쏙쏙 다 가라앉았다. 이제서야 국물떡볶이가 되었다. 기다리는 동안 매운 냄새가 계속 났는데, 국물을 먹어보니 전혀 맵지 않다. 끝에 단맛이 느껴지는데, 기분 좋은 단맛이다. 걸쭉한 국물이 아니라, 깔끔한 국물이다. 딱 떡볶이 맛 국물인데, 탁하지 않고 맑은 느낌이다.

 

떡볶이 사이즈는 작은 편이다. 그래서 요렇게 숟가락에 쏘옥 들어간다. 국물과 함께 떠먹을 수 있어 좋다. 

참, 좀 전에 수상하다고 했던 봉지는 바로 소금이다. 총 3개의 소금이 있다. 가운데는 일반소금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양 옆으로 표시없이 봉지만 있었다. 녹색소금은 파래소금, 그리고 살짝 노란빛을 보이는 소금은 마늘소금이란다. 직접 맛을 보려고 했는데, 떡볶이 맛에 가려저서 뭔 맛인지 알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검색을 했더니 3색 소금으로 일반, 마늘, 파래소금이 있다고 한다. 튀김은 주로 간장에 찍어 먹어야 하지만, 소금에 찍어 먹어도 좋다.

 

이번에는 국물 + 어묵 + 떡이다. 떠먹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이즈가 작다. 개인적으로 걸쭉한 국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제는 바꿔야 할거 같다. 요거 은근 괜찮다. 11살때, 이런 국물스타일로 만들었다면, 떡볶이 재벌이 됐을텐데 아쉽다.

 

비주얼부터 남다른 김말이다. 보자마자 이게 뭐야 하면서 당황했다. 김말이인데, 김 밖으로 빠져나온 당면이 참 독특하다.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진다. 바삭바삭~~~ 안 먹어도 알거 같다.

 

비주얼도 그렇도 맛도 참 독특하다. 김말이 튀김인데, 김에 싸여 있는 부분은 튀김이 아니라 김에 싼 당면 무침 같았다. 바삭을 기대했는데, 폭신하게 다가왔다. 김의 고소함은 전혀 없고, 김이 흡수한 기름 맛에 상당히 많은 후추가 들어간 무친 당면 맛이 났다.

김말이는 좀 그런데 하면서 실망을 하려는 찰나, 바삭이 아닌 빠삭함이 다가왔다. 바로 김에서 빠져나온 당면이 그 주인공이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김에 싼 부분은 폭신, 밖으로 나온 부분은 빠삭이다. 또 먹게 된다면, 밖으로 삐져나온 부분만 먹을 거 같다.

 

빠삭함은 국물과 함께 먹어도 살아있다. 시간이 지나면 빠삭에서 바삭으로 변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국물떡볶이, 괜찮다. 매운 떡볶이만 찾아 다녔는데, 이제는 뜨끈뜨끈한 국물떡볶이로 갈아타야 할거 같다. 담에는 꽃처럼 예쁘다는 새우튀김을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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