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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박한 공간, 방앗간. 문래동 철강단지에 있는 곳이다. 대놓고 낮술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곳이다. 우연한 기회에 검색질을 하다가 발견했는데, 왠지 내가 찾던 곳일거 같아 홍대에 가자는 지인을 데리고 문래동으로 갔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방앗간과는 전혀 다른 방앗간이다.

 


떡 만들고 참기름 만드는 그런 방앗간, 아니다. 밥도 먹고 술도 하고 낮술도 가능한 방앗간이다. 문래역에 내려 지도앱에 방앗간을 넣는데, 진짜 방앗간만 나와서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문래역에서 찾아간다면, 1번출구로 나와 직진한다. 200미터쯤 가다보면, 작은 사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돼지불백 간판을 찾아 그 방면으로 건너면 된다. 길을 건너서 100미터 정도 직진하다보면 오늘의 주인공, 방앗간이 나온다. 



4인 테이블 2개, 2인 테이블 2개로 소박한 공간이다. 왠지 심야식당이 생각나기로 하고, 작고 소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이 드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심야식당처럼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메뉴가 많기에 굳이 다른 메뉴를 만들어 달라고 할 필요는 없을거 같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란다. 진짜 그럴까? 설마 저렇게 적어놨는데, 조미료를 넣지는 않겠지. 



문래동인데 홍대, 성수동 느낌이 난다. 보면 볼수록 참 정겹다.



자리에 앉으니 보이는 저 문구. 낮술!! 그럼, 혼자서 술마시기, 언제? 낮에... 한번 해볼까? 왠지 여기라면 가능할거 같다. 



기본찬. 가지 볶음, 김치 그리고 두부로 무친 나물같은데, 이름을 모르겠다.



삼겹수육(22,000원). 원래는 뜨끈하게 나와야 하는데, 방금 만들어서 식히는 중이라 그냥 먹어도 된다고 해서 그냥 먹기로 했다. 수육이라면 뜨끈해야 하지만, 식은 수육도 괜찮다. 식었는데도 절대 누린내가 나지 않았다. 수육을 잘 못 먹는데, 이건 먹을 수 있었다.



참 정갈하다. 원래는 뜨끈하게 데워서 나온다고 했지만, 막 만들었을때는 굳이 데우지 않고 먹어도 좋다는 사장님 말씀. 듣기 잘했다. 식었는데도 냄새도 안나고, 왜이리도 쫄깃한지, 누가누가 많이 그리고 더 많이 먹나 내기라도 하듯이 계속 먹어댔다. 



수육을 더 맛나게 해주는 2가지 쌈장. 갈치젓이 들어가 매콤한 맛이 강한 쌈장과 그냥 쌈장이다. 개인적으로 오른쪽 매콤쌈장이 더 좋았다. 



깻잎에 삼겹수육, 마늘, 고추 그리고 쌈장. 예쁘게 싸서 쏘옥 입으로 넣어주면 된다. 이건 은근 괜찮다. 술을 부르는 안주다.



이번에는 일반 쌈장으로 먹는다. 이거 무한 반복이다. 술을 먹기 위해, 아니 수육을 먹기 위해, 닭이냐 계란이냐를 논할 수 없듯, 마시고 싸서 먹고, 싸서 먹고 마시고, 자동 반복중이다.



그런데 무언가 빠진 느낌이다. 검색했을때, 기본찬에 엄청난 반찬이 하나 있다고 했는데,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사장님, 계란말이 안 주시나요." "지금 만드는 중인데요." 아하~~ 그리고 잠시 후, 김발에 싸인 계란말이가 보였다. 포스가 느껴진다. 뒤에 슬며시 보이는 분이 방앗간 사장님이자 셰프님이다. 



인당 하나밖에 안준다는 방앗간만의 독특한 계란말이가 드디어 나왔다. 이렇게 보면 뭐가 그리 독특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옆면을 보니, 독특함이 팍 느껴진다. 이거 이거 어떻게 만들었을까?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는 계란말이다. 계란과 가쓰오부시 육수로 만들었다는 계란말이, 집에서 하면 절대 이런 모양이 안 나오는데 암튼 먹기 아깝다.



푸딩처럼 부드럽다. 살짝 단맛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밥 반찬보다는 술안주에 가까운 계란말이다. 



식사메뉴에 있던 육개장(10,000원). 육개장은 밖에서 먹지 않는데, 여기는 믿고 먹어도 된다고 해서 주문을 했다. 그런데 육개장 한그릇 안에 방앗간 셰프님의 옹골찬 철학(?)이 함께 들어 있는거 같다. 왜냐하면 진짜 엄마가 해주는 그 육개장이기 때문이다. 



식사메뉴라서 밥 한공기가 함께 나왔다. 미리 담아 놓은 공깃밥이 아니라서 좋았다. 고슬고슬한 밥 한숟갈에 육개장 국물을 얹어 먹으니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은근 양이 많다. 고기도 많고, 고사리, 파, 숙주나물 등등 채소도 많이 들어 있다. 육개장 하나만으로도 또 오고 싶은 곳이다.



고등어구이(15,000원). 노릇노릇 기름진 고등어와 상큼한 샐러드의 조화가 좋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고등어 구이는 이렇게 뼈를 발라내고 밥과 함께 먹어야 좋다. 문래동에 갖고 있었던 살짝 무서운 고정관념, 방앗간을 통해 이제는 친숙하게 다가올거 같다. 문래동을 요즘 예술촌이라고 부르고, 벽화가 있다고 하던데, 담에는 벽화도 보고, 맛난 한끼 먹으러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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