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언론은 그 운명을 함께 합니다. (중간 생략) 국가의 미래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언론인 손에 달려 있습니다. 조지프 퓰리처의 말로 퓰리처상 사진전 초입에 나와 있는 문구입니다. 이 글을 본다면 뜨끔하는 인물들이 참 많을거 같네요. 한 컷의 사진에 사실과 진실을 담고 있는 이 전시회를 개레기라고 불리우는 그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네요. 한 장의 사진으로 역사가 되는 퓰리처상 사진전입니다.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지난번 롯데백화점 100% 당첨 영수증 이벤트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신청했는데, 당첨이 됐더라구요. 아니 갈 수 없겠죠. 그런데 6월 25일이더군요. 퓰리처상 사진전과 함께 한국전쟁 특별전도 같이 한다고 했는데, 간 날이 역사적인 날이었네요.
예술의 전당 입구입니다. 1층처럼 보이지만, 지하 1층이더군요.
들어가자마자 바로 비타민스테이션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티켓을 수령해야 하니깐요. 줄이 별로 길지 않아 관람하는 사람이 없구나 했는데, 저의 착각이더군요. 미술관에 가서 깜놀했거든요. 생각외로 사람이 많아서요. 그나마 방학 전이라 많지 않다고 하네요.
티켓을 받고,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으로 갑니다.
<퓰리처상 사진전> 전시기간 : 2014녀 6월 24일 ~ 9월 14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전시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관람요금 : 일반 12,000원 / 중고생 10,000원 / 초등 유아 8,000원 |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이 보이네요. 왼쪽에 보이는 곳에서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저야 혼자라서 패스합니다. 실은 살짝 셀프로 인증샷을 남기긴 했어요.
더우니깐 얼렁 안으로 들어갑니다.
전시장 로비입니다. 바로 들어가기 전에 퓰리처상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야겠죠.
퓰리처상은 저명한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 50만 달러를 기름으로 1917년에 만들어졌다. 언론 문학 음악 등 3개 분야에 걸쳐 시상하며, 90여 년에 걸쳐 명성을 쌓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보도사진 부문 수상은 1942년 처음 시작되어, 1968년 특종 사진(breaking news)과 특집 사진 분야(feature photography)로 나뉘어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퓰리처상은 한국인과의 인연도 깊다. 2000년 탐사보도 부문에서 최상훈 기자는 한국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자다. AP통신 소속이었던 최기자는 미군의 노근리 살해사건을 취재해서 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이장욱 기자가 뉴욕타임즈 기자단의 일원으로 뉴욕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취재로 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시카고지역 총기사건 취재로 시카로 선타임즈의 김주호 기자가 지역보도 부분에서 상을 받아 퓰리처와 한국와의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해 소설 부문 수상작에는 한 북한 주민의 삶과 애환을 그린 애덤 존슨의 '고아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이 선정되어 화제가 됐다. 퓰리처 심사단은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 깊숙한 곳으로 독자를 모험의 여정으로 이끄는 정교하게 짜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출처 - 퓰리처상 사진전 홈페이지)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인과 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세일즈맨의 죽음 모두 퓰리처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퓰리처상을 받은 수상자들의 어록들이 나와 있네요. 진짜 누군가가 꼭 봤으면 좋겠네요.
왼쪽에 보이는 곳이 바로 입구랍니다. 직원분에게 티켓을 보여준 후, 들어가면 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번 더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알려주네요. 사진 촬영은 금지라고 해서 과감히 카메라를 가방에 담았습니다. 노트북에 카메라까지 가방의 무게가 좀 되는지라, 들고 다니면 관람을 제대로 할 수 없을거 같았는데...
짜잔~ 보관함이 있네요. 100원만 있으면 된답니다. 그리고 다시 돌려주니깐 부담없이 보관하세요. 저는 티켓과 노트 그리고 볼펜만 챙기고 전시관으로 들어갔어요. 전시회를 보면서 연도별로 나만의 베스트 사진을 선정하기 위해서요. 그냥 무턱대고 보는 것보다는 뭔가 숙제를 줘야 더 열심히 볼거 같아서요.
1940년부터 2010년 그리고 2014년 수상작까지 연도별로 수상작을 볼 수 있어요. 단순하게 사진만 전시되어 있으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사진을 찍게 된 사건과 역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함께 되어 있어 관람하는데 큰 불편은 없습니다. 그런데 설명이 길다보니,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이 듭니다. 설명을 다 읽고 사진을 봐야 하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라 모든 관람객들이 다 그렇게 하고 있어 아주 느리게 더디게 진행된답니다. 그런데 누구하나 짜증내는 사람 없이 관람을 하더군요. 학생들의 방학시즌이라면 어려울 수 있을거 같아요.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방학시즌 전에 가는게 좋을거 같네요.
년도별로 저만의 베스트를 뽑았는데, 검색으로 사진을 찾아 함께 포스팅하려고 했지만, 찾는게 쉽지 않네요. 아무래도 직접 보셔야 할 듯 싶습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평화롭지만, 어느 나라는 여전히 전쟁으로 아파하고 있더군요. 23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대부분 슬프고 아픈 사진들이 많아요.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 그 죽음에 아파하는 사람과 웃으며 즐기는 사람도 있고, 순간의 기록이 사진이라고 하는데 그 다음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만큼 끔찍한 사진들도 있어요. 왜 이런 사진들만 퓰리처상을 받을까 하고 의아해 하고 있는데, 전시회 벽면에 있던 글을 보고 알게 되었어요. '세상에 사연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그러니 자세히 들여다 봐야해요' (제럴드 H. 게이) 이 글을 보고,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사건들을 사진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전하는구나 했어요.
1994년작, 케빈 카터의 수단 아이를 기다리는 게임. 눈물이 났던 사진입니다.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작가인 케빈 카터는 33세에 스스로 자살을 했다고 하네요. 작가에게 사람들이 말했대요. 왜 아이를 구해주지 않았냐구. 그런데 어쩔 수 없었대요. 전염병(?)때문에 원주민과의 접촉이 금지였기 때문이었답니다. 예전에 사진만 보고 상 욕심때문에 그랬구나 하고 뭐라고 했는데, 이번에 진실을 알게 되었어요. 슬픈 진실을 말이죠.
사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니 1시간 30분정도 걸리더군요. 중간에 영상을 보는 곳도 있지만, 계속 서 있었더니 다리가 좀 아프네요. 아직 한국전쟁 특별전도 못 봤는데 말이죠. 로비에 앉아 잠시 쉬기로 했어요. 그런데 로비 한쪽에 퓰리처상 사진전에 대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코너가 있네요. 그냥 왔는데, 왼쪽에 보이는 퓰리처상 사진집은 구입할거 그랬나봐요. 살짝 아쉽네요.
한국전쟁특별전은 퓰리처상 사진전 전시장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요. 로비로 나와 다시 들어가야합니다. 티켓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으니, 관람이 다 끝날때까지 티켓은 갖고 계셔야 합니다.
한국전쟁 특별전은 퓰리처상 수상가인 맥스 데스포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곳입니다. 전시장 벽면에 있던 작가의 말 "한국인들은 전쟁의 시작만을 기념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쟁은 끝난 적이 없으니깐요.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6월 25일을 우리가 기억하는건 전쟁의 첫날이기 때문이겠죠. 그럼 전쟁은 언제 끝난 것일까요? 여전히 끝나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계속 진행 중이겠죠. 통일이 되지 않았으니깐요.
미술과 사진의 차이는 있는거 같아요. 왜냐면, 제가 이렇게 몰입하면서 봤던 전시회는 처음이거든요. 솔직히 샤갈, 피카소, 오르세미술관전 등등 유명 화가의 전시회를 가봤는데, 별다른 감흥이 없었거든요. 그냥 유명하다는 작품을 직접 내 눈으로 보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번 퓰리처상 사진전은 절대 빨리 볼 수가 없었어요. 순간의 역사인 한 컷의 사진 속에, 현실이 있었고, 미래가 있었으며 우리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퓰리처상은 전쟁, 기아와 같은 아픔이 아닌 웃음, 희망이 가득한 사진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네요.
'우리가 통일이 된다면, 누가 찍어도 퓰리처상은 따논 당상일텐데...' 6월 25일, 역사적인 날에 퓰리처상 전시회를 보고 나오면서 한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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