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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선미옥

팥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겨울 특히 동지 무렵에는 일부러 찾아 먹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귀신이 팥의 붉은색을 싫어해서, 팥죽을 먹으면 액운을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보니 동짓날은 한참 지나 설날 즈음이고, 팥죽보다는 팥칼국수가 좋지 않을까 싶어 도화동에 있는 선미옥을 찾았다.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선미옥!

입구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팥칼국수라고 적힌 입간판은 여름에 오면 콩국수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은 겨울이 시즌이지만, 콩국수는 여름이므로 지금은 팥칼국수를 먹어야 한다. 브레이크 타임이 없기도 하고, 혼밥이라서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느즈막에 왔다. 

 

원산지가 오~ 필승 코리아!

팥옹심이도 있지만, 선미옥은 자가제면을 하기에 팥칼국수(9,000원)로 주문을 했다. 어라~ 자세히 보니 동지팥죽도 있다. 이성당 단팥빵이나 단팥죽이라면 모를까? 팥죽은 일부러 찾아서 먹지 않는다. 팥칼국수도 1년에 한번 액운을 쫓기 위해 먹는다.

 

팥죽을 기다리면서, 매번 같은 고민을 한다. 설탕으로 달게 아니면 소금으로 짭짤하게... 그러나 답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정답은 잠시 후 공개.

 

도화동 선미옥 팥칼국수 등장이요~
기본찬과 애피타이저~
잘 익은 열무김치와 겉절이~

자고로 보리밥이라고 하면 보리보다는 밥이 더 많이 들어가던데, 이건 누가봐도 완벽한 꽁보리밥이다. 그나마 양이 적어서 다행이지, 제대로 된 한그릇을 먹었더라면 가스를 참느라 고생했을 거다. 

 

고추장과 열무김치를 넣고 쓱쓱~

잘익은 열무김치에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비면, 꽁보리비빔밥 완성이다. 확실히 보리가 많다 보니, 식감이 재밌다. 리필을 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팥칼국수 양이 무지 많아서 포기했다. 

 

양은 정말 정말 푸짐~

아마도 질그릇이 맞을 거다. 뚝배기와 같은 기능이 있는지, 다 먹을  때까지 온기가 남아있다. 팥 알맹이가 하나도 씹히지 않을 정도로 곱게 갈았다. 국물이라 해야 하는데, 되직해서 팥죽 혹은 팥수프처럼 느껴진다.

 

면발 쫄깃쫄깃해~

뜨거워서 앞접시에 덜어서 먹어야 한다. 맹탕은 아니고 적당하다 싶을 정도로 간이 되어 있다. 이 상태로 먹어도 나쁘지 않지만, 팥칼국수를 먹을 때는 따로 흰가루를 추가해야 한다.

 

설탕, 소금은 섞지 않고 따로 넣어서 먹었어요~

왼쪽은 설탕이요. 오른쪽은 소금이다. 설탕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소금은 적당히 넣으면 된다. 맛은 콩 심는데 콩이 나고 팥 심는데 팥이 나는 맛이다. 콩국수는 설탕보다는 소금인데, 팥칼국수는 소금보다는 설탕이다. 아무래도 단팥빵, 단팥죽, 팥빙수 등 달달하게 먹어서 그런가 보다.

 

달달한 팥칼국수도 충분히 매력 있지만, 단맛은 쉽게 질린다. 고로 설탕도 소금도 아닌 김치랑 먹는다. 잘 익은 열무김치는 아삭, 시원, 새콤함이 더해지고, 겉절이는 배추보다는 고춧가루를 포함해 진한 양념 맛으로 먹는다. 설탕, 소금이 주는 단짠의 단순한 맛보다는, 김치가 주는 다양한 맛이 팥칼국수랑 잘 어울린다.

 

면이냐? 국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콩국수와 팥칼국수의 공통점이라면 면보다는 국물이 진국이라는 거다. 고로 콩물과 팥물을 다 해치우려면 아쉽지만 면을 포기해야 한다. 팥칼국수로 액운을 쫓아냈으니,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래본다. 

2022.05.23 - 여름 성큼 콩국수 개시 도화동 선미옥

 

여름 성큼 콩국수 개시 도화동 선미옥

도화동 선미옥 5월은 봄일까? 여름일까? 여름같은 봄날이 계속 되니 한낮에는 살짝 지친다. 지금부터 이러면 7~8월은 어떡하지 싶지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여름에는 뭐다? 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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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양파의 잡화점을 찾아준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ㅡㅡ)(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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