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 옵스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주에서 점심을 먹고, 부산에서 디저트를 먹는다.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구준표라면 모를까? 굳이 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전주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1분만에 도착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롯데백화점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다. 베테랑에서 국수를 먹고, 옵스에서 빵을 먹는다.
원래는 명동교자에 마늘향 가득한 김치와 칼국수를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일이 꼬이는 바람에 롯데백화점에 먼저 들렸고, 급 찾아온 허기와 귀차니즘으로 인해 지하1층 푸드코트에 있는 베테랑에 왔다. 장소만 다를뿐 칼국수는 똑같으니깐. 베테랑은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식당인데, 서울에도 진출을 했나보다.
1977년에 개업을 했다고 하니, 굳이 검색을 하지 않고 바로 먹어도 될 듯 싶다. 문제는 현지와 맛이 얼마나 다를 것인가 인데, 전주에서 먹은 적이 없으니 요건 비교 불가다. 4가지 메뉴가 있지만, 베테랑은 칼국수가 대표이기에 칼국수(8,000원)를 주문했다. 만두도 먹을까 하다가, 디저트를 위해 참았다.
방송을 통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는 처음이다. 걸쭉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칼국수인데 국수는 보이지 않고, 온통 계란뿐이다. 이 상태에서는 칼국수가 아니라 계란죽이다.
고명은 들깨가루와 고춧가루 그리고 김가루다. 셋 중에서 들깨가루가 가장 매력적이다. 구수함은 약하지만, 식감은 마치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사탕처럼 재밌다. 들깨가루가 이렇게 식감이 좋았나 싶을 정도로 베테랑 칼국수에서 히든은 들깨다.
아무리 봐도, 계란은 1개 이상 넣은 듯 싶다. 국물에 풀어져 있는 계란에, 이렇게 통으로 있는 계란도 있으니깐.
면은 네모난 칼국수면은 아니고, 중면 정도 되는 면이다. 걸쭉한 국물에 쫄깃한 면은 너무 큰 욕심일까나. 어죽에 들어 있는 면처럼 탱탱보다는 흐물흐물이다.
워낙에 걸쭉해서 국물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맑고 투명하지 않지만 국물이 있긴 있다. 고명을 잘 섞으면 비주얼은 어죽같은 계란죽이 된다.
고춧가루가 있긴 하지만, 매운맛은 지배하지 못한다. 즉 전혀 맵지 않다. 들깨로 인해 구수함은 있는데, 고명이라서 과하지 않다. 대신 씹을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은 재밌다.
쫄깃한 면이 아니라서 별다른 저작운동없이 후루룩 넘어간다. 국물이 걸쭉하다보니, 따로 국물을 먹지 않아도 면에 국물이 흠뻑 스며들어 있다. 계란이 과하긴 하나, 비린내는 일절 없다.
냉면그릇에 비해 작은데, 깊어서 칼국수 양이 은근 많다. 그동안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걸쭉한 국물과 달리 힘없는 면발은 별루다. 서울에서 먹었으니, 전주에 가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생각은 없다. 전주에서 밥배를 채웠으니, 빵배를 채우러 걸어서 부산으로 간다.
지난 부산 여행때 해운대에서 주로 보냈지만 옵스는 가지 못했다. 유명하다는 슈크림빵을 또 놓쳤구나 했는데, 이렇게 서울(롯데백화점 명동점)에 매장이 있는지 몰랐다. 더구나 좀 전까지 전주에 있었는데, 지금은 부산에 왔다. 이래서 백화점이 좋다고 하나보다. 매장 규모도 크고, 빵 종류도 엄청나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딱 2개만 고르고 나왔다.
옵스의 슈크림빵은 시그니처가 맞나보다. 슈크림빵만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계산대가 바로 옆에 있기도 하고, 굳이 매장 안까지 들어오지 않고도 주문이 가능하다.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크림을 넣어준다.
바삭하고 고소한 슈와 천연 바닐라 열매를 사용해 자연의 향기가 느껴지는 크림이 든 슈크림(2,300원)이라는데, 자연의 향까지는 모르겠고, 다른 슈크림빵에 비해 단맛이 과하지 않아서 좋다. 그저 달고 느끼한 생크림에 비해서는 적당한 단맛과 고급진 맛이 느껴진다. 시원하게 먹으면 더 좋겠지만, 바로 먹어도 좋다.
홈런볼을 사느니, 슈크림을 사서 즉석에서 하나를 먹고, 냉장실에 넣어서 시원하게 먹고, 냉동실에 넣어서 차갑게 먹고 싶다.
학원전(1,500원)은 엄마의 정성이 느껴지는 계란과 국산 꿀로 만든 구운 과자라고 하더니, 카스텔라(카스테라는 비표준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슈크림을 하나 더 먹는건데 아쉽다. 하지만 궁금증이 풀렸으니, 다음에 갈때는 학원전은 그만, 슈크림은 잔뜩, 다른 빵도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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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비쥬얼 첨이예요,
두 도시를 한번에 맛보셨네요. ㅎㅎ
칼국수는 계란이 정말 많이 든 것 같고, 슈크림은 진득해 보이네요. ^*^
오~ 정말 신기하네요!! 걸쭉한 칼국수라,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와 칼국수 양이 어마어마하네여!!!
츄릅..배고픕니당..ㅠ.ㅠ
잘보고 구독하고가요 : )
지역 맛집이 몰려있네요 ㅎㅎ
진짜 맛있어보이네요 ! 잘보고갑니다 😃
와~ 칼국수 넘 맛나보여요~ 영양 듬뿍 느낌.
슈크림 빵도 먹어보고싶네요~
오호 진짜 국물 비주얼이 남다르네요~!
양도 많고 맛있어 보입니다^^
담에 여기 보이면 가봐야겠어요~!
죄송한데 빵에 환장해서 슈크림에 더 관심이 가네요ㅋㅋㅋ
우와 칼국수 비쥬얼이 장난아닌데요~? 저거 한 그릇 먹으면 하루종일 든든하겠어요!
칼국수 좋아하는데 다음에 가봐야겠어요 ㅎㅎㅎ
옵스에서 슈크림만한게 없는거 같아요 ㅎㅎ 슈크림 최고쥬~~ㅎㅎㅎ
탄수화물 대박이네요. 그런데 국물이 보통의 칼국수하고 다르네요.
개인적으로 면은 쫄깃해야하는데..
어죽같은 흐물거림이라니... 으으으...
안녕하세요 맞구독하고싶어요 ^^
와 칼국수도 맛나 보이지만 전 빵에 눈이 갑니다. 오..촉촉 아주 부드러운 빵 먹고 싶습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이 커서 먹을게 많지요 ..
전국의 유명 맛집이 찾기 쉽게 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베테랑 칼국수 스타일은 썩 좋아하진 않으시군요 ..
전주 본점에서 먹으려면 대기도 많고 인기도 많더군요 ..
저는 맛있던데 .. ㅋ
부산에서 옵스도 빠질 수 없더군요 ..
슈크림 얼려 먹으면 맛있겠습니다. 와우 .. ㅎ
맛있어 보입니다.
명동에 나가게되면 들러봐야겠네요 ^^
우와 저렇게 걸죽한?느낌의 칼국수는 첨봐서 신기하네요~
전주에서 유명한 곳이군요^^명동에서 전주랑 부산까지 한번에 해결가능하다니 넘 좋아요ㅋㅋ
맛있는 것들이 가득한 곳이군요. 학원전은 과거를 파는 느낌입니다^^
오 ~ 명동에 베테랑 칼국수가 생겼군요
전주에서 맛본뒤 ~ 그 맛을 잊을수 없었는뎅
명동가서 ~ 저도 맛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