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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 고현마을 이층횟집

물에서 나는 더덕인 미더덕, 주로 해물탕이나 찜으로 먹었지 회나 덮밥은 아직이다. 멍게와 사촌뻘이니 맛도 향도 비슷할 줄 알았는데, 확실히 다르다. 향에 맛 그리고 식감까지 미더덕, 너 참 매력적이다. 경남마산 진동면 고현미더덕 정보화마을에 있는 이층횟집이다.

 

개업당시 진동, 진북, 진천에는 이층건물이 없었단다. 최초 일본식 다다미 2층 건물이던 이곳에 이층집이라고 이름을 짓게 됐고, 리모델링을 거친 후 재오픈을 하면서 이층횟집이 됐다고 한다. 여기 말고도 미더덕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2~3곳 더 있는데, 이곳은 선택한 이유는 방송에도 나왔고 검색을 했을때 가장 많이 소개가 됐기 때문이다. 

 

따로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1시가 넘었으니 여유롭게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미더덕이 제철이다보니,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주방 옆 2개 테이블 중 하나가 비어 있고, 안쪽에 방이 있지만 밖에 나와있는 신발을 보니 널널하지 않아 보인다. 혼밥이라 방보다는 테이블이 나을 듯싶어, 빈 테이블에 바로 앉았다. 참 자리에 앉기 전에, 온도 측정과 손소독 그리고 명부작성까지 완료했다. 

 

여럿이 왔다면, 매운탕까지 먹었을테지만 혼밥이라 미더덕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더덕덮밥(12,000원)은 필수, 여기에 미더덕회(20,000원)추가했다. 계절별로 특미가 있으니, 적어도 3번은 와야겠다.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

 

마산 느낌이 덜한 반찬들~
시금치나물 / 어묵볶음
콘샐러드 / 들깨버섯볶음(?)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아니라,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나오겠지 했는데 예상과 달리 지역색이 강하지 않다. 배추김치와 마늘종무침을 주로 먹고, 콘샐러드는 애피타이저로 먹었어야 했는데 메인이 금방 나오는 바람에 먹지 못했다. 따로 공깃밥을 추가했으면 모를까? 다른 반찬들은 미더덕과 그리 조화롭지 못해서 아깝지만 많이 남겼다. 

 

경남마산 이층횟집 미더덕회 & 미더덕덮밥 등장이오~
미더덕회

미더덕회라고 해서 물이 꽉찬 오동통한 미더덕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미더덕이 나왔다. 안에 들어 있는 물을 빼고 내장도 제거한 후 씻어서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보니 멍게와 사촌뻘이 맞긴 맞나보다. 끝에 붙어 있는 껍질이 있으니 미더덕이지, 정말 멍게처럼 보인다. 미더덕 본연의 맛은 즐기고 싶다면, 회가 가장 좋다. 수북하게 쌓인 미더덕을 보니 군침과 함께 살짝 두렵기도 하다. 왜냐하면 미더덕회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미더덕덮밥

미더덕덮밥과 함께 먹는 국물이니 미더덕을 넣고 끓인 된장국이 아닐까 했는데, 딱새(새우 혹은 가재)를 넣고 끓인 국이다. 미더덕을 넣고 끓인 된장국이 참 맛나다고 하던데, 아쉽지만 이번에는 못 먹었다.

 

멍게비빔밥도 멍게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에 내용물도 과하지 않은데, 미더덕덮밥 역시 그렇다. 날치알은 식감을 위해서 넣은 듯 싶고, 김가루는 밥 아래 깔린 참기름처럼 고소함을 담당한다. 그리고 다진 미더덕이 가득 들어 있다. 멍게가 밝은 주황색이라면, 미더덕은 붉은 빛이 도는 진한 주황색이다.

 

아직 맛을 보기 전이다. 그런데 입 안 가득 침샘은 진작부터 폭발을 했다. 왜냐하면 미더덕이 내뿜고 있는 향때문이다. 미더덕 특유의 향, 해물탕 속 조연일때는 몰랐는데, 단독 주연이 되니 향이 엄청 강하다. 멍게도 향이 강한데 미더덕이 한수 위다. 잘게 다진 미더덕이니 오도독한 식감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날치알을 넣었구나 했는데, 이는 먹지 않았을때 오산임을 미리 밝혀둔다.

 

미더덕덮밥을 먹기 위해서는 힘을 좀 써야 한다. 잘 다뎌진 미더덕을 숟가락으로 짓이기듯(치대듯이) 마구 비벼줘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양념없이 미더덕이 밥을 지배해야 하므로 대충 비비면 짠맛이 강해진다. 흰밥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골고루 비벼야 간도 딱 맞고 맛도 훌륭해진다.

 

미더덕회를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보니, 속살만 먹거나 식감을 즐기고 싶은면 껍질까지 다 먹으면 된단다. 오도독한 식감을 느껴야 하니, 껍질을 딱 씹었다. 와우~ 치아가 약한 편이 아닌데, 껍질이 겁나 강하다. 껍질까지 다 씹어서 먹다가는 치아는 물론 턱까지 아플 듯싶어, 껍질은 오도독한 식감을 느끼기 위해 딱 한번만 씹고 속살만 쏙 빼서 먹었다. 초고추장이 같이 나았지만, 향에 맛을 고스란히 더 느끼고 싶어 초장없이 그냥 먹는다. 쓴맛은 단1도 없고, 달큰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미더덕덮밥에 오도독한 식감이 없다는 거 취소다. 잘게 다져서 식감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강해서 먹지 못한 껍질이 이번에는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날치알 혼자서는 이런 식감을 감당하지 못한다. 잘게 다진 미더덕이 주는 톡톡 터지는 식감에 달큰한 맛이 더해지니 감칠맛 핵폭탄이다. 반찬이 많지만, 솔직히 손이 안간다. 왜냐하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더덕에는 감칠맛의 주성분인 글루탐산이 표고버섯만큼 들어 있다고 한다. 이래서 미더덕을 해물탕에 넣었나 보다. 감칠맛 핵폭탄 미더덕을 국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먹고 있으니 무언가를 더하고 싶은 생각은 일절 들지 않는다. 그저 미더덕에 미더덕만을 더할 뿐이다. 봄에는 멍게가 최고라 했는데, 이는 미더덕을 몰랐을때 얘기다. 미더덕 맛을 알아버렸으니, 서울에서 미더덕덮밥 혹은 비빔밥을 하는 식당을 찾아 봐야겠다. 아니면 마산으로 또 내려갈까나.

 

 

 

 

경남 마산 고현마을에서 미더덕을 만나다 (feat. 마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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