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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도화동 뫼촌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한 7월 어느날 갔고, 가을 장마에 태풍이 온다는 9월 어느날 다시 갔다. 대표 메뉴인 닭볶음탕을 먹기 위해서다. 감자전은 먹지 못했지만, 대신 잣막걸리를 마셨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뫼촌이다.

 

뫼촌은 대로변이 아니라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있다. 최자로드가 아니었다면, 절대 몰랐을 것이다. 함께 온 지인도 여길 어케 알았냐고 물어본다. 너튜브를 많이 보면 다 알게 된다고 대답해줬다. 빗속을 뚫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옆에 주차되어 있는 흰색 차량은 주인장의 차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지난 번에도 같은 곳에 주차되어 있었으니깐. 

 

어라~ 두달만인데 지난번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때는 양반다리를 하고 먹었는데, 이제는 의자에 앉아서 먹는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는 건 그때와 동일하지만, 허리 아프게 바닥에 앉지 않아도 되니 이건 참 좋다. 브레이크타임이 없기에, 한산해지기를 기다렸다가 후다닥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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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는 혼자 왔기에, 닭곰탕에 살짝 욕심을 더해 감자전을 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둘이 왔으니, 먹고 싶었던 닭볶음탕(소, 28,000원)을 주문했다. 감자전도 같이 주문했어야 하는데, 먹어본 후에 하려다보니 결국 못했다. 왜냐하면 닭볶음탕이 은근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둘이서 잣막걸리 2명을 마신 건, 안 비밀.

 

닭곰탕을 먹을때는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기본찬으로 나왔는데, 닭볶음탕에는 매운맛 하나 없는 콩나물무침과 백김치(또는 씻은  묵은지), 무친 단무지 그리고 살짝 매콤한 무말랭이무침이 나왔다. 최자로드에서 꽤 많이 맵다고 했는데, 매운맛을 덜기 위해 안매운 반찬들이 나온 듯 싶다. 둘이 먹는데 반찬이 많구나 했는데, 리필까지 하면서 먹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매웠으니깐.

 

뫼촌은 90년대 가평에서 꽤 알아주는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도화동으로 왔지만, 암튼 가평에서 먹던 그 맛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일까? 가평 잣막걸리가 있다. 요즘 막걸리에 빠져 있는데, 장수나 지평과 다른 잣막걸리만의 매력이 있다. 강하지 않지만, 잣맛과 향이 은근하게 난다. 

 

요즘 닭볶음탕을 보면 국물이 많은 탕인데, 뫼촌은 탕을 빼로 닭볶음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국물이 거의 없다. 조리가 다 되어 나오므로,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도 된다. 파와 양파를 보면 덜 익은 듯 싶지만, 채소를 가장 마지막에 넣어서 그런거다. 닭볶음탕 소, 즉, 닭 반마리다.

 

18호 닭을 사용한다고 하더니, 닭다리만 봐도 확실히 크다. 비주얼에 냄새까지 그닥 맵지 않을 거 같은데,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요즘 닭볶음탕에는 당면이나 라면사리를 주는 곳이 있지만, 여기는 절대 기대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그만한 국물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속까지 양념이 침투하지 않아 매운맛을 잡는 감자는 있다.

 

아무래도 시작을 너무 힘들게 질기게 한 거 같다. 개인적으로 닭 목살을 좋아하다보니, 닭다리보다 먼저 손이 가는 부위다. 참고로 닭다리는 너무 기름져서 싫어한다. 18호이니 목살도 꽤나 크다. 그래서일까? 감자탕을 먹을때 뼈 속에 든 골수를 쪽쪽 빨아 먹어야 하듯, 닭목살도 가는 뼈 속에 숨어 있는 살들이 잘 발라 먹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피리를 불듯 입안에 넣고 돌려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 그리고 고기 씹는 맛이라고 해야 하나? 질기다고 해야 하나? 닭목살 하나 먹는데 왜이리도 힘이 드는지 제대로 먹지 못하고  닭가슴살로 넘어갔다. 대신 감자는 작은 힘으로도 잘 으깨지고 부드러워, 첫판은 감자 승이다.

 

앞접시가 온통 양념으로 덕지덕지 묻어 있어, 두번째부터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확실히 기존에 먹었던 닭볶음(도리)탕과는 맛도 식감도 다르다. 그리고 은근 아니 꽤 많이 맵다. 실수로 볼에 양념이 묻어 바로 닦아냈지만 내내 그 부위가 얼얼했다. 감자전을 먹지 못한 건, 막걸리나 볶음밥이 아니라 매운맛을 잡기위해 반찬을 겁나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을때는 땀보다 콧물이 더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모공이 최대 개방을 했는지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제 볶음탕 타임~

볶음밥을 주문하면, 재료를 가져와 즉석에서 볶아주는게 아니라 주방에서 조리를 한 후 다시 나온다. 날치알, 치즈 등 화려함은 없지만, 정석을 보여주는 볶음밥이다. 맵긴 하지만 양념이 좋으니, 뱝만 넣고 볶아도 훌륭하다. 여기에 김가루와 참기름 피처링으로 맛없으면 반친이다.

 

처음에는 나오자마자 먹었지만, 지금은 잠시 기다리는 중이다. 왜냐하면 누른밥을 만들어야 하니깐. 양념을 덜어내 볶은 듯, 안매움이 눈으로도 보인다.

 

볶음밥을 먹기위해 닭볶음탕을 먹은 듯 싶다.

감자전 생각이 1도 안날만큼 볶음밥은 신의 한수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볶음밥은 무조건 필수다. 바닥이 보이면, 힘이 들더라도 숟가락을 잘 사용해 살살 긁어내야 한다. 먹기 편한 볶음밥이 옆에 있어도, 누른밥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닭볶음탕은 익숙하지 않어 불편했는데, 볶음밥만은 엄지척이다. 

 

든든하게 먹고 커피로 소화 중이다. 혹시나해서 기본 2샷에서 1샷만 넣어달라고 했는데, 어김없이 잠을 설쳤다. 오후 2시가 넘으면 커피를 마셔서는 안되는데, 이때가 2시 15분이었다. 비 내리는 9월의 어느날, 닭볶음탕에 잣막걸리 그리고 커피까지 든든하고 알찬 점심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빨대 사용을 금하고 있어 일부러 빼고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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