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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다미

편식은 좋지 않은 식습관이지만, 순대와 순댓국은 도저히 먹을 자신이 없다. 당면이 가득 들어있는 찹쌀순대는 떡볶이와 함께 그럭저럭 먹지만, 피순대는 생각도 하기 싫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겁나 좋아하는 순대가 있다. 그건 오징어 순대다. 지평과도 잘 어울리니 아니 먹을 수 없다. 성수동 나들이 마지막 코스는 한식 주점 다미다. 

 

여의도에 있는 다미는 예전에 자주 갔었는데, 성수동에도 다미가 있다. 혹시 같은 컨셉일까 했는데, 전혀 다르다. 다미라고 해서 일본식 주점인 줄 알았는데, 막걸리를 부르는 우리내 전통 주점이다. 옆집이 1인 화로 고깃집인 거 같아 살짝 흔들렸지만, 중간에 답을 고치면 틀렸던 경험이 많기에 처음느낌 그대로 다미로 들어갔다. 

 

주방 앞 선반 위에 있는 여러개의 양은 주전자, 보자마자 아하~ 뭘 마셔야 할지 바로 정했다. 요즘 뜻한 바는 아니지만, 녹색이보다는 쌀로만든 알콜음료를 주로 마시고 있다. 목을 탁치는 탄산은 기분을 좋게 만들고, 적당한 알콜과 부드러운 목넘김 그리고 심이섬유에 포만감까지 처럼이와 이슬이를 버리고 지평이와 장수를 즐겨찾고 있다. 단점이라면, 잦은 트림과 그때마다 올라오는 기분 나쁜 그 무언가는 싫다.

 

빨갛게 표시되어 있는 건, 이집의 주력 메뉴라고 주인장이 알려줬다. 꼬막은 시즌이 아니니 패스를 하고, 탕과 생선구이에 맘이 동했지만 선택은 오징어순대(16,000원)다. 이유는 지평이와 잘 어울릴 거 같아서다.

 

기본찬은 아삭한 콩나물무침과 적당히 잘 익은 배추김치다. 김치를 먹는 순간, 지평이를 주문하길 잘했구나 했다. 왜냐하면 녹색이보다는 막걸리는 부르는 맛이기 때문이다. 

 

장수도 있었던 거 같은데, 요즘 지평이에 맘이 꽂혔다. 쌀막걸리라고 하기에 쌀로만 만든 줄 알았는데, 쌀은 11.34%이며 밀도 들어갔다. 여기에 감미료(아스타팜, 아세설팜칼륨)까지 장수와 차이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 앞으로는 지평이만 고집하기 말고, 장수도 마셔야겠다. 가격 차이는 확 나겠지만,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를 마셔보고 싶다. 웬지 잦은 트림의 원인은 감미료때문이 아닐까 싶어서다.

 

속이 꽉찬 오징어 순대 등장이오. 주인장에게 직접 만드냐고 물어보니, 강원도에서 받아서 쓴다고 한다. 주문을 한 후, 기름 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차 공격인 듯, 고소한 기름향과 함께 오징어 내음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정확하게 후각을 쳤다. 덕분에 폭발한 침샘은 김치와 얼음물로 달랬다.

 

7조각과 오징어귀, 다리는 없다.

명칭을 오징어순대가 아니라 오징어만두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드는 방식이 순대와 비슷해서 그런 거 같은데, 오징어 속에 들어있는 재료를 보니 만두소와 비슷하다. 남들은 순대라고 부를때, 홀로(혼잣말) 만두라고 불러야겠다.  

 

모두 다 모였으니, 본격적으로 달려야 한다. 

청양고추가 들어있어 알싸한 맛이 나고, 겉에는 몸통 속에는 다리가 들어있어 오징어 풍미와 식감이 제대로 난다. 더불어 다양한 속재료까지 확실히 순대보다는 만두 느낌이다. 

 

간장에 찍어도 좋고, 아삭한 김치를 올려도 좋고, 여기에 지평이를 더하면 행복한 혼술이 아닐 수 없다. 추석(또는 설)이 오면, 오징어 몸통은 튀김으로, 오징어 다리는 잘게 다져 묵은지에 채소를 넣어 오징어전을 부치는데 올해는 오징어 순대를 하자고 졸아봐야겠다. 동그랑땡도 할테니, 거기에 오징어 다리를 추가해 넣으면 오징어순대 속재료가 될 거 같다. 사 먹는 거보다는 직접 만들어 먹는게 훨씬 더 맛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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