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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멈추지 않을 거 같은 폭염도, 여름도 서서히 가을 앞에 무릎 꿇었다.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이 찐다는 가을이 오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오면,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여름내내 그리웠던 국물, 특히 오뎅 국물은 지금부터다. 길거리 포장마차 오뎅꼬치와는 차원이 다른 오뎅꼬치가 있는 양평동 노미야다.



지금까지 많은 곳에서 혼술을 했는데, 여기만큼 작고 아담한 곳은 없었다. 정해진 오픈시간은 없지만, 7시 30분에서 8시쯤 가면 된다. 그 전에 가면, 주인장보다 먼저 도착할 수 있다. 노미야는 일본어로 선술집이다. 



중앙에 'ㄱ'자 바테이블을 있고, 오른쪽은 주인장, 왼쪽은 손님 공간이다.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작고 아담하다. 주인장과 아니 친해질 수 없게끔 되어 있다. 정원은 10명정도 될까? 우리 동네였다면, 늦은 퇴근길 시원한 맥주 한잔에 뜨끈한 오뎅 한꼬치 먹으러 출근도장을 찍었을 거 같다. 노미야는 아담해서 정겨움이 더 느껴진다. 



한달만에 왔더니, 메뉴판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한꼬치 주문이 가능했던 오뎅은 기본 2꼬치로 바꿨고, 가격 역시 500원이 올랐다. 그외 간장새우와 베이컨말이 등 새로운 메뉴도 생겼다. 일본식 치즈두부라는 모찌리도후를 먹고 싶었는데, 솔드아웃이라서 오뎅꼬치를 주문했다. 



오토시는 빨간 연근과 양배추 피클.

오뎅 한꼬치라기에, 오뎅바에서 먹었던 그 오뎅꼬치인 줄 알았다. 넙대대밖에 안 먹는데, 미리 종류를 알려줘야 하나 했는데, 안하길 잘했다. 오뎅 한꼬치는 맞는데, 1인용 오뎅탕이라고 해도 될만큼 국물이 푸짐하게 나온다. 



한꼬치이니 한가지일 거라 생각했는데, 다섯가지나 된다. 여기에 뜨끈하고 깔끔하며 짜지 않은 국물은 주객전도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오뎅탕은 대체적으로 양이 많아서, 혼술할때 즐겨찾을 수 없는 메뉴였다. 허나, 노미야에서는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당면이 들어 있는 동그란 어묵, 가운데 구명이 뻥 뚫린 어묵, 두부같이 폭신한 어묵 등등등 딱 한입 크기이긴 하지만, 아까우니깐 여러번 나눠서 먹어야 한다.



굳이 간장의 도움없이 먹어도 되는데, 없으면 서운하니깐. 간장 옆으로 보이는 맑은 소스는 유자로, 곁들어 먹으면 오뎅의 담백함에 상큼함이 추가된다. 



두번째 꼬치는 앞에 어묵을 제외하고는 첫번째와 동일하다. 인당 2개가 기본이니, 같이 나왔어야 하는데 모르고 하나씩 주문을 해버렸다. 오뎅 국물이 식을때쯤, 두번째 꼬치를 주문하니 다시 새거인냥 따끈한 국물로 돌아왔다. 오뎅국물 리필은 한번 정도는 가능할 거 같은데,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요건 지난달에 처음 갔을때 오뎅꼬치와 함께 먹었던 명란치즈계란찜이다. 명란계란말이는 아는데 찜은 여기서 처음 먹었다. 내 안에 너 있다가 아니라, 찜 안에 치즈 있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먹으면 맛이 난다. 



혼자 혹은 두명 정도 가야 딱 좋은 곳이다. 세명 이상은 목소리가 커질 수 있으니, 굳이 여기 말고 4인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가면 좋겠다. 노미야는 한번 가면 누구나 단골이 아니 될 수 없는 정겨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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