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1인 메뉴가 있다는 말에 냉큼 달려갔는데, 미끼를 물어버린 거였다. 1인 메뉴이니, 당연히 바테이블이 있을거라고 단정했다. 더구나 이자카야이니 더 그럴거라고 확신했던 내 잘못이다. 혼자 가기 좋은 곳 같으나 살짝 뻘쭘한 곳, 도화동에 있는 신조이자카야다.
이자카야이니 다찌는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테이블 뿐이다. 그나마 테이블마다 블라인드가 있어, 독립적인 분위기가 살짝 난다. 4인 테이블을 혼자 차지할 수 없으니, 그냥 나갈까 했는데 다행이 2인 테이블이 하나 있어 앉았다. 그나저나 여기 엄청 유명한 곳인가 보다. 문쪽이라서 바깥 풍경을 계속 볼 수 있었는데, 나가는 사람은 없는데 들어오는 사람은 엄청 많았다. 밥집이 아니니,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기에 본인들이 늦게 왔음을 자책(?)하면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꽤 많았다. 조그만 늦었어도 나도 저들과 같았을 텐데 하면서, 개선장군마냥 떡하니 한자리를 차지했다.
칸막이 같은 블라인드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굳이 혼자 온 이를 쳐다보는 이들은 없었다. 아자카야답게 다양한 사케 종류가 잔뜩, 하지만 늘 언제나 선택은 처럼이다.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만원으로 맛보는 다양한 1인 메뉴가 아닐까 싶다. 이 가격 실화냐? 할만큼, 만원으로 거의 모든 메뉴를 다 맛볼 수 있다. 단, 국물 요리는 제외다. 1인 메뉴가 있어 혼술하기 좋은 곳인 줄 알았는데, 그냥 여기만의 컨셉인 거 같다.
사케와 녹색이를 주문하면, 잔을 고를 수 있다. 매화꽃처럼 보이는 잔을 고르고 나니, 기본 안주인 토마토 샐러드가 나왔다. 리필이 되지만, 무료가 아니라 돈을 내야 한단다. 토마토와 양상추 그리고 슬라이스 아몬드뿐인데, 상큼한 소스땜인지 입맛을 돋우는데 괜찮다.
철판 찹스테이크 (10,000원)
메뉴가 많아도 많아도 너무 많으니, 결정장애가 훅 치고 들어왔다. 나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든든한 고기를 골랐다. 찹스테이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니, 첫 상대는 너로 결정. 고기는 큼지막한 한입 크기라 좋고, 채소는 익었지만 아삭함이 살아 있어 좋았다. 아무래도 뜨거운 철판땜인 듯 싶다. 소고기인데 완벽한 웰던이라서, 덕분에 아주 오랫동안 잘근잘근 씹어줬다.
야끼소바 (10,000원)
단백질인 고기를 먹었으니, 탄수화물인 면은 먹어줄 차례. 우동면이 아니라, 소바면이라고 해서 주문한 야끼소바다. 비주얼대로 염도가 강하지만, 격자무늬 마요네즈땜인지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짠맛 잡는데 고소한 마요네즈가 딱인가 보다. 그렇다고 심심한 맛은 전혀 아니라서, 물인듯 처럼이인듯 무언가가 자꾸만 술술 들어간다.
치킨, 새우, 마, 문어 오징어 등 가라아게 종류가 엄청 많던데, 다음에는 튀김을 중심으로 공략해야겠다. 느끼하다 싶으면, 문어숙회와 연어 샐러드로 우회하면 된다. 다음에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가서, 푸짐하고 다양하게 먹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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