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왔다면, 무조건 꼬옥 가야만 하는 곳. 2013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영예의 1위를 했다고 하니, 더더욱 가야 하는 곳이다. 임금이 무지했더라도, 백성이 힘을 합치면 왜군쯤은 가볍게 무찌를 수 있다는 거. 여자가 감히, 아니다 여자이기에 왜군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촉석루에서 바라본 남강은 아무 말이 없다. 자신의 몸을 버리면서까지 나라를 지키고 싶었을텐데, 지금은 자신의 몸만을 지키고 싶어하는구나. 논개 언니야(?)의 충절을 배우라고 하면, 그게 뭐냐고 되물어 볼 거 같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과 왜군의 적장을 껴안고 남강으로 투신한 의개 논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책과 드라마로만 봤던 그 곳을 이제서야 만났다. 촉석루와 의암을 찾아 진주성 안으로 들어갔다.
진주시민이라면 무료 입장이지만, 타지사람이기에 입장료를 내야 한다.
진주성하면 논개밖에 몰랐던 내자신이 부끄럽다. 왜적의 대군이 진주성을 포위하자 진주목사였던 김시민 장군은 불과 3,800명의 군사와 성민의 힘을 합쳐 6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적을 격퇴했다고 한다. 이것이 진주대첩이다. 그런데 김시민 장군은 이마에 적탄을 맞고 순국하였다고 한다. 8개월 후 진주성 제2차 전투에서 민/관/군 7만여 명이 치열하게 싸웠지만, 10만 여명이 넘은 왜군을 이길 수 없었다.
성곽을 따라 진주성 한바퀴 시작.
북장대는 내성 북쪽 끝 제일 높은 곳에 있어 낭떠러지 밑의 성밖은 물론이고 성내와 외성에 포진한 병사까지 지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남포정사 문루는 진주목 시대에는 진주성 내성의 관문이었고, 고종 32년 관찰부가 설치될 때는 진주 관찰부의 관문으로 영남의 정사를 선포하는 행정중심지를 뜻하는 말로 영남포정사라는 현판을 내걸었다고 한다. 저기 보이는 포졸은 사람이 아니무니다.
경절사(擎節祠)는 고려의 문신 하공진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향례를 받드는 사당이다.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청계서원(淸溪書院)은 고려의 문신인 정신열과 정천익을 배향한 서원이다. 역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포루는 진주성을 방어하는 포진지이다. 예전에는 12좌가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1969년 진주성을 복원하면서 상징적으로 1개소만 복원했다고 한다. 총통의 크기에 따라 화력이나 사정거리는 다를 거 같다.
"장군~ 왜군이 쳐들어 왔습니다."
"뭐라! 어서 빨리 총통을 발사하라." 뭐 이러지 않았을까 싶다.
서울에 있는 한양도성 성곽에 비해 진주성에 있는 성곽은 그렇게 높지가 않았다. 진주성 자체가 워낙에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성곽을 굳이 높게 만들 필요는 없었을 거 같다. 성곽을 유심히 살펴보면, 아랫부분이 심하게 튀어나와 있다. 분명 저렇게 만든 이유가 있을텐데, 혹시 조선시대 남자들의 키가 지금에 비하면 한참 작았기 땜에, 밖을 잘 보기 위해서는 저런 장치가 필요했지 않았나 싶다. 지금의 나는 허리를 숙여야만 저 구멍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지만...
창렬사(彰烈祠)는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산화한 장수들의 신위를 모시기 위해 경상도 관찰사 정사호가 건립하여 선조 40년에 사액을 받은 사당이라고 한다. 창렬사에는 김시민 장군의 신위를 맨 윗자리에 모셨고, 창의사 김천일과 충청도 병마사 황진, 경상우도 병마사 최경회 등 순국선열 39인의 신위를 모셨다. 저 아래까지 내려가서 일일이 다 살펴봐야 하지만, 다시 위로 올라올 엄두가 나지 않아 이렇게 멀리서 찰칵했다.
서정대는 진주성 서문의 지휘장대다. 규모는 작지만, 촉석루와 같은 다락집이었다고 한다.
서장대에서 바라본 남강. 장군 저 멀리서 적군의 배가 보입니다. 어서빨리 전투준비를 해라~ 혼자서도 잘노는 1인, 서장대에서 홀로 전쟁놀이 중이다.
이번에는 가을놀이를 해볼까? 저 낙엽을 하늘에 날려서 낙엽비를 만들면 참 좋겠지만, 공공장소에서 에티켓은 지켜야 하므로 그냥 상상만 했다.
국립진주박물관. 가야문화 및 임진왜란 전문 역사 박물관이라고 한다. 진주냉면을 포기했다면 박물관을 볼 수 있었는데, 내 사전에 볼거리보다는 먹거리가 우선이라 과감히 포기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원인과 과정, 결과 및 후대평가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유물 2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은 언제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촉석루와 의암을 향해 가는 길에 만난 천자총통이다. 전쟁놀이를 한번더 할까 하다가, 주변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아무일 없듯 그냥 지나쳤다.
혹시 저기 툭 튀어 나온 바위가 의암인가?
영남 제일의 아름다운 누각인 촉석루(矗石樓). 전시에는 진주성을 지키는 지휘본부였고, 평화로운 시절에는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로, 또 과거를 치르는 고사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전시가 아니니, 풍류를 한번 즐겨볼까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단 신발은 벗어야 한다.
남강을 바라보면, 구슬픈 시조나 한번 읊어보려고 했는데, 으~~ 바람이 칼이구나. 추워서 암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구나. 이건 몸이 추운 것일까? 마음이 추운 것일까?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의가사는 논개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의암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 바로 낭떠러지가 보이고, 생각보다 엄청 가파르다. 논개는 여기까지 어떻게 적장을 데리고 왔을까?
나도 무서워서 의암까지 걸어갈 생각도 못했는데, 그녀는 적장을 안고 저기까지 갔다. 그리고 투신을 했다. 직접 현장에서 보니,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같은 여자지만,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아무래도 논개는 걸크러시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나라가 위급할때는 모두다 함께 싸웠다. 선조같은 임금이 있더라도, 하나된 마음으로 적군을 물리쳤다. 모두다 죽을 각오로 나라는 지켜냈던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잘 되야 될텐데... 진주성은 천연의 요새이자, 전략적 요충지였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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