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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은 너무 유명하다. 고로 딱히 가고픈 맘이 없었다. 그런데 전주까지 갔는데, 아니 갈 수 없는법. 그래서 한옥마을 옆 자만벽화마을로 갔다. 한옥마을에서 시작해 자만벽화마을에서 끝낸다고 하던데, 청개구리답게 반대로 했다. 자만벽화마을에서 시작해 한옥마을에서 마무리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발이 어찌나 날리던지, 덤으로 개고생까지 함께 한 자만벽화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 옆에 벽화마을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 마을이 달동네였는지 몰랐다. 힘들이지 않고 마을 구경을 하면 되겠지 했는데, 계속된 오르막에 살얼음낀 계단에 여기에 엄청난 눈발까지 개고생 삼합이다.


참 자만동 벽화마을은 승암산 능선 아래 무수히 많은 가옥이 있었는데, 원래 여기는 한국전쟁때 피난민들이 하나둘씩 정착하면서 형성된 달동네라고 한다. 2012년 녹색 둘레길 사업의 일환으로 골목길 40여채의 주택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골목마다 꽃, 동화, 만화 캐릭터, 풍경 등 다양한 벽화들이 곳곳에 있는 달동네 마을이다.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멋지고 귀여운 벽화를 만나더라도 소리 지르지 않고 조용히 다녔다.



오른쪽 골목은 평탄한 오르막, 사진에는 없지만 왼쪽은 계단이었다. 당연히 오른쪽을 선택, 계속된 오르막이지만 양옆에 펼쳐진 다양한 벽화로 인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벽을 도화지 삼아~



고전미가 물씬 나는 벽화도 있고.



달과 해 앞의 다섯 산봉우리가 있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앙증맞은 스파이더맨. "자네가 쏘는 거미줄은 왠지 간지러울 거 같네만."



바닥에는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 이때부터였다. 엄청난 눈발에 카메라를 지키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우산을 쓰고, 카메라는 손수건으로 감싸고 그렇고 완전무장을 한 후 다시 사진을 찍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비네팅 현상은 후보정이 아니라 손수건이다. 생활방수는 된다고 하지만, 흩날리던 눈발에 카메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손수건으로 셔터와 렌즈 부위를 가려야 했다.



벽화와 시래기. 왠지 더 아트같이 느껴진다.



자만벽화마을은 달동네다. 작은 골목 골목마다 벽화가 있으니, 이쪽으로 갔다가, 다시 저쪽으로 갔다가 다시 이쪽으로 가야 한다. 즉 골목이 보이면 걷고, 오르막이 나오면 올라가고, 아까와 다른 길이 나온다면 무작정 걸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골목마다 느낌이 전혀 다른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와~ 눈이다. 와~ 겨울느낌 벽화다. 이러고 있는데...



진짜 눈이 내렸다. 사진으로 보니 참 운치있고 좋은데, 저때를 생각하면 음~ 개고생!!




살짝 통통한 마이클 오라버니. 음... 마이클 잭슨이라고 쓰여있지 않았다면, 누구지 했을 거 같다. 먼로 언니야는 이름이 있는데도, 마돈나 언니야처럼 느껴진다.



흩날리는 눈발, 겨울이 주는 보너스다. 고생을 좀 많이 해야 하지만, 그래도 멋진 결과물을 보니 나름 해볼만한 고생이었던 거 같다.



참 삭막해보이는 골목길인데, 벽화로 인해 따뜻하게 느껴진다.



벽화마을에 왔는데, 자꾸만 눈이 눈을 사로잡는구나.



동네에 있던 작은 구명가게. 구멍가게에 있는 불량식품 쫀디기. 이거 참 반갑구먼.



개인적으로 자만벽화마을에서 가장 멋지고, 가장 따뜻했으면, 가장 훌륭하다고 느낀 벽화다. 사랑하는 냥이커플과 하늘을 날고 있는 물고기를 사랑하는 냥이. 누가 더 행복할까? 



스머프 마을이라고 하고 싶은데, 자꾸만 초코송이 과자가 떠오른다.



자만벽화마을 꼭대기 부근에서 바람본 마을모습. 저기 작게 보이는 건물이 한옥마을인 거 같은데, 날씨로 인해 잘 안보인다. 저기 어디쯤에 전동성당도 있을텐데, 역시나 잘 안보인다. 



벽화마을은 여기까지 하고 오목대를 지나 한옥마을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여기 토토로 벽화가 있다." 



발도장을 찍고 마무리 하려고 했으나, 토토로 벽화를 찾아 다시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토토로는 아니지만, 여기는 만화 캐릭터 벽화가 많은 곳인 거 같다.



너란 아이는, 파도를 걸어다니는 인어인데 인어아닌 인어같은 (벼랑 위의) 포뇨구나. "토토로 오빠가 어디 있는지 아니?" "토토로 오빠는 찾기 어려우니, 나로 만족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하울과 소피다. 그런데 뭐랄까? 원작보다 훨씬 더 잘생기고 예뻐 보이는 거 같다.



찾았다. 이웃집 토토로.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아무리 좋아도, 이웃집 토토로를 따라 올 수는 없을 듯.



오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자만벽화마을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될 벽화를 놓칠뻔 했는데 다행이다.



쿵푸팬더까지 있다니, 놀랍고 재밌다.



눈 오는 자만벽화마을.


전주 한옥마을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자만벽화마을은 솔직히 몰랐다. 개인적으로 벽화마을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에, 전주까지 가서 벽화마을을 굳이 봐야 하나 했다. 그러나 벽화로 인해 스산하고 한적했던 달동네가 온기가 넘치는 따뜻하고 정겨운 달동네로 변했다. 이름을 불러줘야 꽃이 되듯이, 관심은 사람에게도 필요하지만, 쓸쓸한 달동네에도 필요했던 거 같다. 전주 한옥마을을 시작으로 오목대까지 왔다면, 옆에 있는 자만벽화마을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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