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며칠 앞두고 간 전통시장,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산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명절은 명절인가보다. 한아름 설날 장을 보는 분들이 참 많다. 그중에 나도 껴야 하는데, 장을 볼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그저 구경만했다. 이맘때 집에서 가까운 광명전통시장에 가야 하는데, 이번에는 겸사겸사 세종시에 있는 세종전통시장에 왔다.
떠나기 전에, 어마마마께 전통시장에 가는데 뭐 사오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봤더니, "아셔라~ 물건 볼 줄도 모르면서 그냥 일이나 하고 와라". 전통시장 나들이가 몇번째인데, 은근 물건 볼 줄 아는데 아직도 믿지 못하시는구나 했다.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제주도에 출장을 갔고, 공항근처 시장에서 제주 바다에서 채취한 자연산 미역이라고 해서 엄청 많이 샀다. 이거 제주 자연산 미역으로 엄청 좋은거라고 자랑을 했고, 다음날 어마마마는 미역국을 끓였다. 제주 미역은 원래 이런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잘못 산 거였다. 그때 이후로 낙인이 찍혔다. 물건 볼 줄 모르는... 누구는 4월 16일에 뭐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어마마마는 15년도 훨씬 지난 그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다.
전통시장인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나름 전통시장을 많이 다닌 사람으로서, 카트가 있는 전통시장은 처음이다. 바리바리 물건을 들고 다니면서 장을 안봐도 되니, 경쟁력은 확실히 있는 거 같다.
엄청 추웠던 날인지라, 모락모락 김이 나는 저 곳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요런 스타일 고로케 참 좋아한다. 더불어 저 뒤에 보이는 만두와 찐빵도 참 좋아한다. 첫번째로 찜, 일을 끝내고 바로 접수하러 가야겠다.
배추전해서 먹으로 진짜 맛나는 노란 알배추. 보자마자 집에 전화를 했다. 여기 알배추가 참 실한데... 됐다. 벌써 다 샀다. 기억력에 이어 행동도 참 빠르다.
고구마 맛탕인가 했는데, 약과다. 기존에 봤던 약과와 많이 다르지만, 윤기 좔좔 고눔 참 맛나게 생겼다.
한때 비싼 몸값을 자랑했었는데,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거 같다.
고소 아삭 달콤 삼박자가 딱딱 맞는 강정. 뜨끈할때 먹어도 좋고, 식은 후에 먹어도 좋다.
한때 소원이었다. 저 큰 강냉이 한봉지를 사는거. 그리고는 혼자서 야금야금 다 먹는거.
전통시장에 가면 언제나 있는 옛날통닭. 점심을 안 먹었더니, 자꾸만 먹고 싶은 것들만 눈에 들어온다.
명인의 손만두라, 떡국에 넣고 끓이면 참 맛날 거 같다. 너두 찜.
핫도그당.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찰칵.
여기 짜장면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
기름 바르고 소금 뿌리고 2장씩 집어서 구웠던 김. 겨울 반찬으로 단연코 김이 최고다. 떡국도 김을 넣고 먹어야 제맛.
매끈한 라인이 참 섹시한 가래떡. 설 전날 하루종일 가래떡을 써느라 손에 물집이 잡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다 말리고 썰어서 판매를 하니 세상 참 좋아졌다.
닭강정에 닭발 그리고 딹똥집까지 너두 찜.
과일은 집에 많으니, 굳이 살 필요는 없겠지.
올해 더위는 누구에게 팔까나?
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치원 역이 있으니, 다음에는 KTX(오송역에서 내려서 택시타고 옴)가 아니라 기차 타고 와야겠다. 원래 계획은 이랬다.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미리미리 시장 구경을 하면서 먹고 싶은 것들을 찜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서 업무를 보고, 일을 다 마치면 찜해둔 곳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한가지 사실을 놓쳤다. 업무의 시작은 여기였지만, 끝은 여기가 아니었다. 아뿔싸~ 찜했을때 바로바로 먹었어야 했는데, 이동하는 곳이 세종전통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했던게 문제였다. 그림의 떡이 아닌데, 결국 그림의 떡이 되어 버렸다. 당장 갈 수는 없으니, 가까운 광명전통시장에나 가야겠다.
까칠양파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더불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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