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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영화 올레티비로 다시보기,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12. 03. 개봉).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법을 지키려는 자, 임무가 가장 중요한 자, 법을 무시하는 자, 같은 작전으로 만났지만 그들의 목적은 달랐다. 진짜로 못된 악마를 죽이고, 그 자리에 말 잘 듣는 악마가 대신한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났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과연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FBI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와 CIA 소속의 작전 총 책임자 맷(조슈 브롤린) 그리고 정체불명의 남자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가 만났다. 덫에 덫 그리고 또 다른 덫을 놓아, 결국 마약 조직의 보스를 죽이고 작전은 성공을 한다. 하지만 개운하지 않고 텁텁하기만 하다. 팩트는 작전 성공이지만, 진실은 그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볼때,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시카리오에서는 FBI요원 케이트였다. 대상을 잘못 선택했을까? 아니다. 나도 그녀처럼 법을 지키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는 법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곳으로 나온다. 마약 조직 검거과정에서 동료를 잃은 케이트는 특별수사팀에 합류하게 된다.



 "동료의 원수를 갚고 싶다면, 우리와 같이 일하자." CIA 소속의 작전 총 책임자 맷은 이렇게 그녀를 설득한다. 그녀는 법을 지키면서 마약 조직을 소탕하고 싶을 뿐인데, 그는 그녀와 생각이 다르다. 임무를 위해서라면 그는 악마와도 손을 잡고, 법은 가볍게 무시해 버린다. 어떻게 하든, 성공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가장 궁금했던 인물, 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컨설턴트라고 하지만 그는 너무 무모하다. 살인도 쉽게, 같은 편도 미끼로 사용하는 독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착한편, 우리편인 줄 알았는데, 그도 결국은 나쁜편(악마)이었다. 단, 착한편과 친하게 지내는 나쁜편. 


멕시코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고용된 컨설턴트는 콜롬비아 카르텔 즉, 콜롬비아 마약 조직이었던 것이다. 멕시코 조직 보스로 부터 아내와 딸을 잃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결국 멕시코 보스는 죽는다. 그럼 그 자리는 누가봐도 컨설턴트의 몫이 될 것이다. 악마를 죽이기 위해, 다른 악마를 이용했던 것이다. 그들이 하고자 했던 작전이 같다는 이유로...


영화 끝부분에 케이트는 컨설턴트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가 새로운 보스가 됐으니, FBI로서 검거를 해야 하지만 그녀는 하지 못한다. 규정대로 작전을 수행했다는 내용에 사인을 받기 위해 방문한 그로부터 협박을 받아서, FBI가 가오도 없이 무서워 하다니...



ⓒ 여기까지 네이버검색

매드맥스처럼 시카리오도 남성취향 영화라고 하더니,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장면들이 참 많이 나온다. 특히 밤에 작전을 수행하는 장면은 아마도 명장면이라고 할 거 같다. 나에게는 그저 그런 장면이었지만...


정의는 없는 것일까? 법보다는 주먹이, 법보다는 총알이, 법보다는 권력이 먼저일까? 영화는 법이 우선이 아니라고 하지만, 현실은 법이 우선이면 좋겠다. 단 시행령보다는 헌법이 우선시 되야 하겠지만... 하지만 우리의 현실도 그렇지 않으니, 법이 우선은 아닌가 보다.



ⓒ영화장면 캡쳐

그 높은 곳은 과연 어디일까? FBI가 법이 무시되는 현장을 지켜보라고 말하는 그 높은 곳은 어디일까? 영화는 엄청난 총질에, 동떨어진 마약 조직의 보스 그리고 FBI, CIA가 나오는데 이상하게 낯설지가 않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여기서도 벌어질 거 같기 때문이다. 물론 총질도 없고, 마약 조직의 보스도 없고, FBI, CIA도 없지만 법을 무시하고, 한참 높은 곳에서 내려온 명령은 있지 않을까? 그들도 영화처럼 규정대로 처리했다고 사인을 하겠지. 그리고 연예인 기사로 물타기를 할테고, 유체이탈 기법으로 뻔뻔하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겠지. 아니면 말구.


영화의 마지막 장면, 아빠와 축구하는 걸 좋아하는 아들은 아빠의 죽음을 받아 들인다. 슬퍼해야 하는데, 아들과 엄마는 아무일 없듯 사람들과 어울린다. 아들은 축구를 하고 엄마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그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본다. 그때 어딘가에서 총성이 들린다. 엄마는 아들에게 달려가 껴안고 도망을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아들은 다시 축구를 하고 엄마는 그 모습을 지켜본다. 마치 아무일 없었던 거 처럼 말이다. 가장 끔찍했던 장면이었다. 비슷한 상황을 얼마나 많이 겪었으면 저럴까? 그래서 아빠의 죽음도 덤덤하게 받아들였나?


시카리오 감독은 드니 빌뇌브. 필모그래피를 보니 프리즈너스, 에너미가 있다. 이번주는 드니 빌뇌브 주간으로 해야겠다. 영화가 어렵고, 어둡고, 잔인하지만,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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