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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 대한 유행은 참 신속하고 빠르다. 한때 안동찜닭이 유행하더니, 어느새 조개구이가 유행하고, 불닭이 대세가 되더니, 이제는 매운맛 전성시대가 됐다. 이들과 함께 한때 엄청난 속도로 동네마다 정이라는 이름의 작은 오뎅바가 있었다. 대학로에도, 가로수길에도, 압구정에도, 사당동에도, 홍대에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었던 그 곳. 가게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길다란 테이블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육수, 그 속에 담겨 있던 색색의 옷을 입고 있던 오뎅들이 그 중인공이다. 추운 겨울밤, 김 서린 창문으로 인해 안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문을 열였다가 자리가 없어 항상 밖에서 오돌오돌 기다려야 했던 곳이였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퇴근길 뜨끈한 샤케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던 오뎅바가 그립다. 그런데 있다, 없어진 줄 알았던 정겨운 오뎅바가 구로동에 있다. 아싸~



지도는 구로동이지만, 위치는 신도림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먹자골목이라고 불리우는 곳이 나온다. 그 골목에 떡하니, 정겨운 오뎅집이라는 이름의 오뎅바가 있다. 예전에 진짜 많이 갔던 곳인데,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엄청 반가웠다. 여름에는 절대 생각이 안 나는 곳이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절대 이 집 앞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잠깐만이라도 들어갔다가, 오뎅 하나라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곳이었다.



오뎅 외에도 시샤모, 닭꼬치 등 다른 안주들이 있지만, 거의 먹지 않는다. 무조건 오뎅만 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는 기본 1인에 3꼬치구나. 굳이 말하지 않아도 3꼬치 이상은 먹을텐데.



역시 추운 겨울밤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다. 사람이 가면 또 사람이 오고, 나가면 또 들어오고, 엄청난 회전율이다. 호떡 집에 불이 난다고 하더니, 추운 겨울밤에는 오뎅집에도 불이 난다.



기본 상차림은 오뎅 국물을 마실 수 있는 송송 썬 파가 들어있는 대접과 겨자간장 그리고 볶음김치와 단무지다. 여전히 볶음김치와 단무지를 주는구 하면서 가게이름답게 정겨움이 물씬 느껴졌다.



대학로 오뎅바. 아마도 10년전에 찍은...

예전에는 커다란 냄비에 골라서 먹을 수 있게 오뎅들이 담겨 있었다. 알아서 좋아하는 오뎅을 골라 먹었다. 개인적으로 불어터진 오뎅을 좋아하므로, 요렇게 오랜시간 국물에 담겨 있어야 하는데, 



여기는 요렇게 나온다. 테이블에 있는 커다란 냄비(?, 틀? 통? 정확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 냄비로 퉁)에는 덩그러니 육수만 들어 있다. 주인장이 접시에 오뎅꼬치를 갖다주면 그제야 커다란 냄비에 넣어서 먹어야 한다. 불어터진 오뎅을 먹으려면 엄청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조리가 다 된 상태라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하는데, 너무 생생하다. 흐물흐물해져야 하는데, 너무 탱탱하다. 


텅텅 빈 냄비와 비닐에 씌여서 나오는 오뎅꼬치를 보니, 맘이 상했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테지만, 왠지 낯설고 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양한 오뎅꼬치들이 푸짐하게 냄비에 가득 담아 있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다. 그래서 그런지 국물에서 밍밍한 맹물 맛이 났다. 오뎅을 넣고 계속 끓여야 국물도 진해지는데, 그냥 멀건 육수라서 그런 듯 싶다.



손에 잡히는 데로 오뎅꼬치를 냄비에 넣고 있는 친구에게,

"나는 넙대대 오뎅만 먹을거야."

"나는 삶은계란은 무조건 먹어야해"

등등 서로 먹고 싶은 오뎅들이 각기 달랐다. 그런데 무작정 넣던 꼬치를 들어보니, 두부가 3꼬치나 있었다. 이건 다 먹기 싫다고 하고,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의 모습이 너무 안 돼 보였는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커플이 팁을 알려줬다.


"통에 넣으면 다 먹어야 하니깐, 먹기 싫으면 다시 원위치하면 돼요."

"아 그럼, (비닐 속에 들어 있는 꼬치를 가르키면서) 저걸 다 먹지 않아도 되나요?"

"네, 그냥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부족하면 그것만 다시 주문하면 됩니다."

"아하~ 그렇군요. 완전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왔더니,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 였지만, 먹는 방법은 많이 변해있었다. 살짝 당황했지만, 먹기 싫은 두부는 다시 비닐 속으로 집어 넣고, 먹고 싶은 오뎅들만 골라서 냄비 속에 투하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오뎅바에 가면 가장 먼저 먹고, 가장 많이 먹는 일명 넙대대라고 부르는 오뎅이다. 이상하게 요녀석이 제일 좋다. 불어터져야 더 좋은데, 여기는 너무 탱탱해서 살짝 아쉬었다.



확실히 오뎅바도 고급화가 됐는지, 예전에 먹지 못했던 오뎅들이 많이 있었다. 요건 게맛살이 씹히는 오뎅. 고퀄인데 하면서 먹었다.



하얀 오뎅 속 고소한 치즈가 들어 있는 치즈 오뎅이다. 요거요거 은근 괜찮네 하면서 먹었다. 예전에는 넙대대, 길쭉한 그리고 동그란 오뎅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맛의 오뎅들이 많아졌다.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이지만, 맛은 요즘에 맞게 변화를 준 거 같다.



무조건 1인 1알을 먹어야 한다면서 강요했던 삶은계란 꼬치. 절대 안 먹는데, 툭하니 간장 종지(요건 죵지는 아니지만, 그리고 2인에 하나가 아니라, 인당 한개씩 준다^^)에 던져놓고 가니, 아니 먹을 수가 없었다.



반숙이면 참 좋을텐데 했지만, 역시 완~~~~~전 완숙이다. 


안동찜닭도, 조개구이도, 불닭도 유행은 지났지만, 여전히 하는 곳이 있듯, 오뎅바도 있었다. 없어지지 않고 있어줘서 고맙지만, 살짝 달라진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그 변화 때문에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한때 엄청 자주갔던 사당동 부산오뎅집이 있는데, 거기나 한번 가야겠다. 검색해보니, 위치를 옮겼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있다고 하니, 반가움에 완전 추운 겨울밤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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