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작은 기억나지 않지만, 끝은 기억난다. 내 생애 첫 휴대전화인 018 pcs 폰을 구입하고 난후,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지갑 속 필수품이였는데, 한순간 사라진 녀석. 네가 없으면 늘 불안불안하고, 언제나 한두개쯤 갖고 다녀야 맘이 편했는데, 이제는 필요없어진 존재가 되었구나.
0원이 되면, 그 존재가치는 사라지기에 늘 버렸다. 그러다 또 언제부터였을까? 한번 모아보자. 그렇게 한두개씩 모으다보니, 48개 화투에서 2개가 부족한 46장을 모았다. 그리고 한동안 또 잊고 있었다. 그러다 몇년 전 책상을 정리하기 위해, 서랍 안쪽 깊숙한 곳에 잠자고 있던 녀석을 발견했다. 보자마자 쓰레기통으로 버렸다가, 다시 꺼냈다. 버려도 되는데.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버릴 필요가 있을까 싶어 깊숙한 그 곳에 다시 넣었다.
그리고 며칠 전, 고장난 서랍을 고치기 위해 물건들을 옮기던 중 다시 녀석을 만났다. 뽀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녀석을 말이다. '아직도 안 버렸구나, 이번에 버리자, 에이 그냥 두자.' 진짜 강한 생명력이다. 물건을 잘 버리는 1인인데, 너는 이상하게 안 버리니깐 말이다. 추억이 아닌데, 추억의이 되어 버린, 공중전화카드. 녀석을 만나자.
공중전화카드의 시초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당시였단다. 선수와 임원을 위해 경기장과 선수촌 등지에 공중전화기를 설치하고, 전화카드를 발행했다고 한다. 1986년이라면, 29년 전이다. 진짜 얼마 안됐는데, 벌써 추억의 물건이 되다니, 휴대폰이란 기계가 참 대단한거 같다. 공중전화카드 전성기는 아마도 삐삐 전성기와 함께 하지 않았을까 싶다. 공중전화 부스 앞에서 카드 들고 줄서 있던 적이 많았으니깐 말이다. 카드가격도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 참 다양했다. 근데 2,900원과 4,800원은 뭐지? 판매금액은 3,000원과 5,000원이었을텐데, 아마도 세금이겠지.
갖고 있던 카드들을 테마별로 정리해봤다. 첫번째 테마는 꽃이다. 야생화같은데, 카드만 제대로 봤어도 꽃 이름 외우기 어렵지 않았을거 같다.
두번째 테마는 조류. 가장 많이 모은 카드다. 한 곳에서 구입하지는 않았을텐데, 동일한 카드들이 많다. 지금이야 카드 앞면에 신경을 쓰지, 예전에는 뒷면과 남은 금액만 봤을거 같다. 돈 떨어지면 또 구입해야 했으니 말이다.
세번째 테마는 여행. 남대문과 부산탑 그리고 아직 못 가본 해남 땅끝 탑도 있네.
네번째 테마는 잡동사니. 1995년에 무궁화호 위성이 발사했구나. 1999년 1월의 문화인물은 이중섭이란다. 청개구리 이야기도 있고, 윷놀이도 하고, 있을거 다 있고, 없을거 없는 화개장터 같다.
요즘은 헌혈을 하면 영화관람권을 주는데, 예전에는 공중전화카드를 줬나보다. 그리고 달력과 지역번호까지, 알찬 정보들이 참 많았다.
공짜로 받았던 카드들은 대부분 다 광고용이었다. 99년에 SBS가 표준 FM을 개국했었구나. 무료로 받은만큼, 빨리 써버리게 된다. 인심 쓴다고 친구들에게 팍팍 빌려줬기 때문이다.
행복은 가족사랑에서 온단다. 공중전화카드가 얼마나 귀했으면, 이름과 전화번호를 일반펜도 아니고 유성펜으로 기재하라고 했을까? 잃어버려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카드인데, 여기에 개인정보까지 덤으로 줄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이때는 개인정보 유출이란 말조차 없던 시절이니깐,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있었을까?
46장의 공중전화카드. 지금도 판매를 하고 있을텐데, 요즘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휴대폰의 등장으로 인해 공중전화 자체가 많이 사라진 지금, 전화카드 역시 이제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 버린거 같다. 근데 이거 갖고 있다고 돈이 될 수 있을까? 딱히 돈이 될만한 카드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한때나마 소중한 필수품이었으니, 어릴적 일기장과 함께 보관해야겠다. 이 중에 0원이 아닌 카드가 있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하나하나 확인해 볼 수도 없고, 근데 돈이 남아 있다면 환불할 수 있을까?
다음 모바일 초이스 블로그에 두둥~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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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들은 모르는 공중전화 카드 이지요 ^^
추억이지요 삐삐 라든지 우표 라든지 씰이라든지 요^^
공중전화 카드가 아직도 제 지갑 속에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사진을보니 예전에 구입했던 수많은 카드들이 떠오릅니다.
저는 꽃그림이 좋았고,헌혈카드도 모았던...정말 많은 수량을 보관하고 계십니다.
우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오랜만에 보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와 정말 지금도 공중전화는 있는데, 추억이 된것같네요 그때가 더 정감있었던 것 같아요 .
아직 군대에서는 .. 전화카드 많이 사용하기도합니다 ^^!
군대에서 사용했을 때 옛날 생각 많이 나더라구요...
와...우... 뭔가 모으고 싶어지는 구석이 있네요 ㅋㅋ 저도 한 때 우표를 모았었는데 말이죠~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네요ㅠ
2900원주고 사면 3000원어치 전화를 할수있었습니다..쉽게. 말해서. 깍아줬던거죠..ㅋ
우와 다양한 공중전화 카드들..ㅎㅎㅎㅎ 공중전화 박스가 그립네요. 가끔씩 비도 피하곤 했었는데..ㅎㅎ 추억이 새록새록 돋네요-
저도 아주 가끔 카드를 쓰긴했습니다만.. ㅎㅎ 주로 동전을 이용해서 공중전화를 거는 쪽이었습니다.
삐삐 쓰던...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ㅎㅎㅎ
그 번호는 지금도 잊지 안잊고 있습니다. 012-830-09XX ㅎㅎㅎ
두둥두둥~
늦었지만 메인등극 축하드립니다~^^
예전 군생활 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전화카드 한 장의 정말 목숨만큼 소중한 것이었거든요
대학교 때 막걸리 거하게 한 잔 하고
후배들에게 불러줬던 전화카드 한장,, 이라는 노래도 생각나네요^^
어머나. 대박. 진짜 추억이 쏟아지네요, 공중전화박스의 추억 ㅎㅎㅎ 이런걸 아직도 갖고 계시다니, 그것도 이렇게 많이.
요즘같이 폭염이 극성일 때는 공중전화 오래 붙들고 있다고 앞사람 패는(?) 사고도 보도 되곤 했었죠ㅋㅋㅋ 요즘은 공중전화박스 자체가 신기한데 말이죠 ^^
예쁜 공준전화카드가 많네요!
예전엔 진짜 번호도 다 외우고 그랬는데
추억이네요 ㅠㅠ
완전 추억이네요. ㅎㅎㅎ
진짜 옛날에는 공중전화카드 필수였죠.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었구요.
사용한 금액만큼 액수 옆에 구멍이 뽕뽕 뚫렸던 기억이나네요.
카드를 집어 넣으면 드르륵드르륵 소리도 났었는데 ㅎㅎㅎ
이거 전화국에다 말해서 자기 자신이 원하는 사진 박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지 않았나요?
한 때
예쁜 공중전화 카드 모은적도 있었는데..ㅎㅎ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해 가네요.
시간은 또 왜그렇게 빠르게 가는지..
와... 재밌네요^^
새록새록 옛 생각 나는 자료들이에요ㅋ
몇개는 저도 본 기억이 있는 듯ㅎㅎㅎㅎ
아..이거 알면 옹 인증인가요 ㅋㅋ
오랜만에 보는 공중전화 카드네요.
처음 나왔을 공중전화 카드가 기억납니다. 무궁화가 그려진... ㅎㅎㅎ
한때는 워낙 다양한 공중전화가 나와서 모으는것이 취미인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연 으뜸인 공중전화카드는 우리나라 공중전화 카드도 얇은 일본 공중전화 카드였죠.
학교에 일본 공중전화 카드 들고오면 애들이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ㅎㅎㅎ
간만에 옛날 생각했네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나또한 그시절 처음 가진 핸드폰이
원샷 018 이였다^^ 지금은 그 휴대폰이 이사로 인해 흔적을 감추고 말았다^^ 또한 빨간 전화기가
나오고 추후 부스가 있는 전화기가 나왔을때 그때 20원정도 그 후 공중전화카드가 보급되고 지갑속엔 누구나 한장 정도는 가지고 다녔다
가끔은 그때가 공중전화 박스에서
길게 통화했던 기억이 지금은 추억이지만 잊을수 없는 흔적이기도 하다^^
괜찮은 생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