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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식리스트에 있는 족발, 못 먹는건 아니고 껍데기(비계)를 싫어해서 잘 안 먹는다. 그러나 가끔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때는 껍데기가 없는 부위(가장 맛 없는 부위로 퍽퍽하다ㅜㅜ)로 해서 깨작거린다. 족발말고 다른 메뉴가 있다면 그걸 먹으면 되지만, 단일 메뉴일 경우에는 껍데기가 느껴지지 않도록 엄청난 쌈을 싸서 먹는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거 같다. 더불어 편식리스트에서 족발을 빼야할 거 같다. 드디어 껍데기까지 먹을 수 있는 족발을 찾았기 때문이다. 신도림동에 있는 더 족발, 바로 거기 족발이다.



왜 하필 족발이야 하면서, 속으로 툴툴거렸다. 사진조차 찍기 싫어 계속 툴툴거리다가, 그래도 인증샹이라도 남기자 싶어 요렇게 테이블에 있는 가게명만 찍었다. 그래서 식당 전경이 없다. 도착했을때, 식당 안은 만석이다. 무슨 사람이 이리도 많아 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했지만, 함께 간 지인이 여기가 아니면 안된다고 우기기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먹기로 했다. 그런데 시원한 식당 내부는 자리가 없다.



어쩔수 없이 요렇게 구석진 곳에 앉아야 했다. 그나마 솔솔 바람이 불어와 덥지는 않았다. 누가 봐도 내가 앉은 곳이 더 더워보이는데,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손부채질을 하고 있기에 여기나 거기나 별 차이가 없구나 했다. 사진은 다 먹고 나갈때 찍어서, 실내에 자리가 있지만 처음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자리가 나지 않았다.



실내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구석진 곳에서 찍은 메뉴사진. 비싼 앞다리가 더 맛있겠지. 그러나 족발 맛을 잘 모르는 1인은 앞, 뒷다리를 구별 못한다.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었는데, 벌써 앞다리는 완판됐단다. 어쩔 수 없이 뒷다리로 주문했다. 담에 또 가게 되면 그때는 앞다리와 직화매운족발을 다 주문해서 내부에서 시원하게 먹어야겠다. 먹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절대로 하지 못했지만, 계산하고 나오면서 다짐했다. 꼭 다시 오자고 말이다.



족발이 나오는 시간이 오후 3시 30분과 6시 30분이란다. 앞다리를 먹고자 한다면, 이 시간에 가야 할거 같다. 꼭 기억해뒀다가, 잊지 말고 가야쥐.^^;



기본으로 나오는 배추된장국. 너무 맛없게 나왔다. 그렇다고 맛이 있다는건 아니다. 딱 배추된장국 맛이다. 사진 찍기 진짜 싫었나보다. 다른 기본찬은 찍을 생각도 안했으니 말이다. 족발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무 배추김치와 깻잎 상추 쌈채소와 마늘, 새우젓, 양파, 마늘 등이 나왔다.



더 족발, 뒷다리다. 족발 맛이 거기서 거기지 하면서 그냥 인증샷으로만 담았다. 맛을 알았다면, 더 맛나보이게 연출까지 하면서 찍었을텐데,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내가 그동안 먹었던 족발과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줄지 말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살로만 되어 있는 저 곳이 내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부위다. 다행히 함께 간 지인은 내 식성을 아는지라, 알아서 껍데기 부위만 먹어준다. 고맙습니다~ 



살로만 되어있지만, 그래도 살짝 붙어있는 껍데기가 느껴지지 않기 위해 쌈으로 시작했다. 향이 강한 깻잎에 족발 한점, 무김치, 쌈장 찍은 마늘, 새우젓은 국물이 아닌 새우 2마리를 올려놓고 한입에 넣을 수 있도록 맛나게 싼다. 음~ 돼지누린내가 느껴지지 않는다. 더불어 강한 한약향도 느껴지지 않는다. 푸석푸석해야 하는데, 보들보들 부드럽다. 이거 괜찮네. 예전에는 새콤한 무김치나 또는 부추 겉절이 맛으로 먹었는데, 여긴 그렇게 먹지 않아도 될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왔다.



이번에는 용기는 내서 껍데기가 있는 부위로 쌈대신 배추김치만으로 먹어 보기로 했다. 정말로 이렇게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막상 입으로 가져가니, 떨린다. 도전히 안되겠다. 살며시 긴급수술에 들어갔다. 젓가락으로 껍데기를 제거하고 먹었다. 옆에 있던 지인이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러게 나는 아직까지 힘들구나. 그렇게 껍데기를 먹자고 용기를 냈다가, 다시 좌절했다가, 용기를 냈다가, 좌절했다가를 반복하다가, 아무래도 이슬님 때문인거 같다. 


나도 모르게, 껍데기만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었다. 용기를 낼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더구나 쌈장도 안 찍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남들은 돼지 껍데기가 쫄깃하다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물컹이었다. 아무리 다양한 재료들을 함께 먹어도, 기가막히게 비계만 빼고 먹었다. 그런 내가 비계만 그것도 아무런 도움도 없이 먹었다. 어라 그런데, 이게 왠일~ 전혀 물컹거리거나 쫄깃하지 않았다. 야들야들하니 계란찜을 먹는 거처럼 부드럽게 다가온다. 더구나 돼지누린내도 전혀 나지 않고, 한약향도 강하지 않다. 야들야들하니 전혀 비계라고 느껴지지 않는 식감, 참 좋다. 쫄깃함을 좋아한다면 싫어 하겠지만, 나는 그래서 더 좋다.



그런데 도저히 할 수 없는 부위가 있다. 어떤 이는 이것부터 먹는다고 하던데, 아직은 한참 부족한거 같다. 발톱과 뼈에 붙은 살점, 이건 아무리 이슬님이 도와줘도 안될거 같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껍데기의 공포도 이겨냈으니, 10년 정도 지나면 발톱부터 먹는 1인이 되어 있겠지.


포장도 가능하니, 다음에는 비싼 앞다리와 직화매운족발을 포장해서 가족과 함께 먹어야겠다. 이제는 껍데기를 먹을 수 있다고 자랑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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