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728x170

대한민국에는 어벤져스가 산다! 이명세 감독의 "란 12.3"

"국회의사당 돔이 왜 둥근 모양인 줄 알아? 왜냐면 거기에 로보트 태권V가 살고 있거든. 대한민국에 큰 위기가 닥치면, 돔이 열리면서 태권브이가 출동을 하지." 거짓말이라고 대답을 했지만, 혹시??? 산타할아버지처럼 혹시??? 동심이 가득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믿지 않았다고 하고 싶은데, 반은 믿었던 듯싶다. 성인이 된 후에도 아님을 알면서도, 국회 지붕을 바라보면서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그날, 허황된 이야기라는 걸 바로 알게 됐다. 태권브이가 출동할만한 사건이 터졌는데, 돔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없어도 괜찮다고 하고 싶다. 대한민국에는 어벤져스가 살고 있으니깐. 마블의 어벤져스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대한민국의 어벤져스는 평소에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시민)이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모두 하나가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1980년 5월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지만, 우리는 잊지 않았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12월 3일 그날, 우리는 봤다. 1980년 5월의 선배들이 우리를 구하는 모습을...

 

이명세 감독의 란 12.3는 다큐멘터리 장르이지만, 정말 다큐가 맞나요?라고 되묻고 싶다. 아니다. 다큐멘터리라는 큰 울타리 안에 액션, 히어로, 블랙코미디, 로드무비, 범죄, 애니메이션, 공포, 역사, 스릴러 등을 다 담고 있다고 해야겠다. 자막 실수라고 하기에는 대놓고 틀리고 바로 수정했으니, 일부러 그랬다고 해야 할 거다. 시작하자마자 대통령 김거...로 실수를 하더니, 국회의원 이름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박뿌...으로 또 실수를 했으니 말이다.

내레이션이 없는 다큐도 처음이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음악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다큐도 난생처음이다. 장면에 따라 마치 내레이션을 하듯, 음악이 달라진다. 여기에 장면의 전환은 긴박감이 넘치게 진행되며, 어벤져스(시민)의 등장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 더 영웅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참, 지하철 노선도가 이렇게 박진감이 넘쳤던 적이 있었나 싶다. 

 

신파 코드도 없고, 배우들이 나와 무조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장면도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컥했으면 눈에 고인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특히, 1980년 5월의 그날, "시민 여러분, 계엄군이 오고 있습니다. 도청으로 나와 주십시오."라는 목소리에 소리도 내지 못하고 엉엉 울었다.

2024년 12월 3일 그날, 여의도에서 계엄군을 막고 있는 어느 여성분이 5.18이라는 말을 했을 때도 또 울컥,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말에 또또 울컥. 란 12.3이 이렇게나 슬픈 영화였던가?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을 침투하는 과정은 미션 임파서블 저리가라 수준의 긴장감을 담고 있다. 4분만 늦게 왔으면 계엄군과 만났을 거다. 그리고 표결을 5분 늦게 했으면 정전이 됐을 거라는데, 이건 사전에 예방책을 준비하고 있어서 괜찮았을 거란다. 그 예방책이 뭘까? 제2, 3의 계엄 때문에 비밀에 부쳤다는데, 혹시 로보트 태권브이???

5.18의 진실을 끝내 풀지 못하고 그사람은 죽었다. 그러기에 12.3의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 여전히 그들을 돕는 동조자가 있지만, 대한민국에 과거를 잊지 않은 어벤져스가 살고 있는 한, 어둠을 빛을 이길 수 없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을 거다. 

그중 하나가, V0는 1심보다 무거운 2심 판결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사형제도는 있지만,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엠네스티 등으로부터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만수를 누린 사람은 1명으로 족하다. 고로, 이 역사의 끝은 무기징역에서 멈추면 아니되옵니다. 란 12.3은 케데헌과는 전혀 다른 결이지만,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는 기본, 상까지 받았으면 정말정말 좋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