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올레길 12코스 어느 길목에서 - 급한 용무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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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일정은 이렇게 잡았었다. 제주도 지도를 한라산을 기점으로 반으로 나눠 오른쪽 지역을 이틀동안 보내고, 남은 이틀은 왼쪽 지역에서 보내기로 말이다. 그래서 숙박시설도 이틀간격으로 오른쪽(휘닉스아일랜드)과 왼쪽(오렌지다이어리) 지역에서 나눠 머물기로 했던 것이다. 어제는 게스트하우스 근처에서 놀고 보냈으니, 오늘은 아침부터 타이트하게 다시 제주공항이 있는 제주시까지 가야하기에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아버렸다. 아마도 가장 이동거리가 많았던 날로 기억된다.
오설록티뮤지엄에서 나와 바로 모슬포항으로 이동했다. 빠른 길로 갈까 생각도 했지만, 해안도로의 매력을 버릴 수가 없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해안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모슬포항은 혹시나 해장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갔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는지 문을 연 식당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바로 차귀도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해장국도 해장국이지만, 오전내내 내리는 비때문에 차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서, 드라이브만 원없이 했던거 같다. 그런데 아침에 먹은 요거트의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서 갔는지 급 신호가 오고야 말았다. 좀 참아볼까 했다. 좀만 더 가면 차귀도인데, 참을까 고민했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요거트의 효과가 너무나 확실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다행히 저 멀리 작은 횟집이 보여서 무작정 그곳으로 뛰어 갔다. 차야 뭐.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니, 알아서 주차하라고 하고 우선 급한 볼일부터 해결하고자 했다. 횟집에 들어가서 주인장에게 먹지도 않고 화장실만 간다고 했을때, 안된다고 하면 어쩌나 고민을 했다. 그런데 내 표정이 정말 절실했는지, 아직 개시도 안 한 식당에서 첫 손님으로 화장실을 애타게 찾아 들어온 나에게 참 친절하게도 허락해주셨다. "이름모를 횟집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홀가분한 상태로 나오고 나서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횟집에서 나올때 보니, 올레길 12코스라는 안내판이 있던데, 그럼 여기가 바로 올레길.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지만,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내 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급 신호가 오지 않았다면, 그냥 차로 지나쳤을텐데 그럼 이런 경치를 못 봤을거란 말이지.
다행히 비도 그쳐, 멋진 제주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해안가 근처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조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참 멋있구나.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드라이브는 계속 됐다.
다음번 제주 여행은 차보다는 자전거나 걷기 등으로 해서 올레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다. 차로 다니면 여기저기 빨리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순간 순간의 아름다운 경치를 놓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느리게 걷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자전거나 내 튼튼한 두발을 믿고 직접 보고, 마시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는 참 매력적인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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