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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수전 스펜서-웬델 이십 년 가까이 법원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오던 그녀는, 이제 기자생활을 계속하기는커녕 일상생활조차 혼자서는 해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절망하며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남아 있는 나날을 기쁘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집 뒷마당에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오두막을 만들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유콘으로, 키프로스로, 헝가리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 여행을, ALS 환자로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기록해 이 책을 펴냈다. 손가락에 키보드를 누를 수 있는 힘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기에,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아이폰 터치스크린을 한 글자씩 눌러 책을 완성했다. 슬픔과 절망보다는 삶의 기쁨과 낙천주의, 유머 감각이 넘치는 이 책은 출간되기 전부터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고,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화화를 결정했다.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전 세계 22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
책표지에 나와 있는 ↑ 저자소개를 보자마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저자인 수전 스펜서-웬델은 기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누가봐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평범한 여인입니다. 그런 그녀가 ALS 즉, 루게릭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어느날 자신의 굽어진 왼손을 보고 병원을 찾게 되고, 거기서 끔직한(?) 진단을 받게 되죠. 앞으로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는 그녀...
만약, 나라면 저자소개처럼 자신의 병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 남은 여생을 자신을 기억해줄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보낼 수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이 병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냈는지 말이죠. 솔직히 자신의 병을 소설로 영화로 돈벌이를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미국이란 나라의 의료체계를 알기에 비싼 의료비와 남겨진 자식들을 위해 유산이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미국이기에 가능하고, 그래서 이 책이 나온거 같기도 합니다. 물론 그녀가 기자라는 점이 크게 한 몫을 했겠지만요.
400페이지가 넘은 분량의 글을 아이폰의 작은 자판을 하나하나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터치해서 썼다고 합니다. 두번째 저자인 브렛 위터가 잘 다듬어 줬지만, 몸의 신경이 다 파괴되는 와중에서도 남아있는 하나의 손가락을 이용해 이런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한거 같습니다.
ALS에 걸린 후, 그녀가 건강했다면 굳이 알아볼 필요도 없는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게 됩니다. 혹시 ALS가 유전병이면, 자신의 아이까지 다칠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지요. 그녀는 입양아였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생모와 생부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생부의 고향인 그리스로 여행을 가기로 하고, 생모를 만나기 위한 캘리포니아로 떠나기도 합니다. 남편과의 추억이 있는 헝가리 여행, 언니와의 크루즈 여행, 친구와 막내아들과의 오로라 여행, 자신의 핏줄을 찾기위한 키프로스 등 그녀의 일년은 참 서프라이즈라면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세렌디피티"하게 보내게 됩니다.
이 책은 질병과 절망에 대한 책이 아니다. 내 멋진 마지막 한 해의 기록이다. 내 자식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려주고, 비극을 맞닥뜨리고도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선물이다. 기쁘게. 두려움 없이. 루게릭이 운이 좋다고 느꼈다면 나도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래야 했다.(p38) 그런 날들이 있기에 나는 가족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금 느낀다.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그 사랑에서 힘을 얻었다. 가족은 늘 내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었다.(p138) |
안녕이라고 말할때까지는 단순히 루게릭이라는 병의 무서움과 그 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치료법이 없다고 하니, 병과의 싸움은 처음부터 포기하고 그대신 자신의 남은 1년을 어느 누구보다 멋지고 아름답게 보낼 생각을 합니다. 조금이라도 병을 지연시키고자 병원에 입원하려고 할텐데, 수전은 생각을 달리하더군요.
자신의 추억을 되씹어 보고, 아이들과의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떠날 자신보다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그들에게 멋진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그녀는 여행을 선택합니다. 점점 자신의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지만 그래서 더더욱 추억쌓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춘기 소녀인 첫째딸과의 뉴욕여행에서 십년 후 결혼할 딸에게 미리 웨딩드레스를 입게 해주고, 말썽꾸러기 둘째와의 삼일간의 여행은 너무 늦은 나머지 제대로 즐길 수 없었지만, 그건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추억이라 생각합니다. 자폐증상을 보이는 막내아들과는 오로라 여행과 함께 자신 대신 자장가를 불러준 절친(?)을 만나게 해주고, 남편과는 결혼 초 추억이 담긴 그 곳을 다시 가게 됩니다.
안녕이라고 말할때까지를 읽으면서, 참 멋진 인생을 보내셨구나하는 죄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아프지 않았다면, 더 멋진 인생을 보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만약 나라면, 만약 나라면, 수전처럼 이렇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을때까지, 답이 생각나지 않네요.
그녀가 기자였기에, 그녀 주변에 그녀를 위해 희생하는 가족과 친구가 있기에, 자신의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큰 돈을 만들어준 출판사와 영화사가 있기에, 그녀가 이런 멋진 여행을 떠났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병을 알고 남아있는 가족에게 자신의 아픔 모습보다 멋진 추억을 위해 여행을 기획했고, 기자라는 직업으로 인해 도움의 손길이 왔으며, 충분한 여행경비와 남아 있는 가족에게 유산까지 안겨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곧 영화로 나온다고 하니, 영화도 챙겨볼 예정입니다. 수전과 둘째아들 오브리와의 문자인 "Eye-heart-u"(I love You와 발음이 비슷하다고 하네요.) 단순한 저 단어가 절 울렸네요.
수전스펜서-웬델 (출처 - 연합뉴스)
지난 6월 4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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