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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자에게 찾아온 우울증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륜을 이용한 린다. 파울로 코엘료의 불륜 소설의 주제이다. 그리고 다시 만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11분' 불륜보다 더 강한 소재인 창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옛날 옛적에 마리아라는 창녀가 있었다> 소설의 첫 문장이다. 파울로 코엘료만의 창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함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어려웠다.

 

불륜(소설 제목)은 그나마 양반이라고 해야 하나? 자극적인 첫 문장에 현혹해서 읽기 시작했지만, 읽는 내내 파울로 코엘료식의 사랑과 성 그리고 창녀에 대한 이야기가 현실적이기 보다는 공상과학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마리아는 고백도 하지 못하고 끝난 첫사랑에 사랑은 나와 상관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 후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지만, 뽀뽀와 키스를 구분하지 못한 무지함에 그 사랑마저 어설프게 끝나버리게 된다. 이제는 진짜 남녀의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사랑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버린다. 그 사랑을 즐기기 위해서 과감히 성직자의 길을 포기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마리아에게 찾아온, 기회의 손길.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간 곳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게 된다. 처음이기에 두려움과 무서움이라는 큰 산이 눈 앞에 있었지만, 그 옆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도전이라는 산이 있어 과감히 스위스로 떠나게 된다. 그 곳에 가면, 그녀의 도전인 사랑, 성, 결혼을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한 법,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 때문에 당연히 모델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건 그녀의 몸만 원하는 남자들뿐. 하룻밤에 천프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그녀는 스스로 창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생애 첫키스! 그 순간을 얼마나 꿈꿔왔던가! 주변 풍경도 여느 날과는 달랐다. 하늘을 나는 왜가리, 석양, 거친 아름다움을 지난 황량한 들판,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음악소리. 마리아는 그를 밀어내는 척하다가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는 영화와 잡지, 텔레비전에서 수없이 본 동작을 따라 했다. 리드미컬하면서도 다소 어색하게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젖히며 자신의 입술을 그의 입술에 대고 꽤나 격렬하게 비벼댔다. 때때로 청년의 혀가 자신의 앞니에 와 닿는 느낌이 무척이나 달콤했다. (본문에서)

 

이렇게 순진했던 그녀가, 혼자 스위스에 가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창녀를 선택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스위스이기에 부모, 친구도 없는 곳이기에 그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일보다 단시일 내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딱 1년만 이 생활을 하자고 다짐하고, 돈을 모아 브라질로 금의환향하자고 결심한다.

 

본격적으로 그 생활을 시작한 후 그녀는 완전 프로가 된다. 예쁜 얼굴에 완벽한 바디라인 그리고 자신과 함께 11분을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남자와 원활한 대화를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상식까지 습득하면서, 단골도 생기고 꽤 많은 돈을 모으게 된다. 그대신 자신의 정체성을 절대 놓치지 않으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의 일은 외로움 남자들을 보듬어 주는 엄마가 되기도 하고, 대화가 통하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애인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왜 책 제목이 11분일까 궁금했는데, 바로 '몸으로 말해요'를 하는 시간을 뜻하는 것이었다. 정해진 코스와 시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몸으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단 11분이라는 것이다. 11분을 위해 남자들은 그녀에게 350프랑을 준다. 물론 천프랑을 주는 특별손님도 있지만, 그 돈만큼 과한 욕구를 제시한다. 내용이 내용인 만큼 성에 대한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묘사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옛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키스를 하다가 갑자기 풍경이 나오는 장면처럼 파울로 코엘료는 사실적인 묘사를 자제했다. 그대신 마리아에 대한 심리적임 묘사가 엄청 많이 나온다. (내가 너무 밝히나?^^)

 

어느 정도 돈도 벌고, 싸구려 식당이 아닌 가끔 비싼 레스토랑을 다니게 될 즈음 마리아에게 한 남자가 찾아 온다. 그녀가 그렇게 원하고 고대했던 사랑이지만, 그녀는 의심부터 한다. 왜냐면, 그도 그녀에게 돈을 주고 만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보다 훨씬 오래 전에 그녀의 생활을 알고 있다는 남자이기에, 그녀에게 찾아온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었다.

그녀는 네가지 모험을 경험했다. 나이트클럽에서 댄서로 일했고, 프랑스어를 배웠고, 창녀로 일했고, 한 남자를 미친 듯이 사랑했다. 일년 사이에 그렇게 많은 파란을 겪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슬펐지만 행복했다. 그 슬픔에는 이름이 있었다. 그 이름은 매춘도, 스위스도, 돈도 아니었다. 그것은 랄프 하르트였다. 단 한번도 인정한 적은 없었지만, 그녀는 산티아고의 길에 있는 성당에서 그녀를 기다릴, 그녀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고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을 소개할 채비를 하고 있을 그와 결혼하기를 바랐다. (본문에서)

 

마리아와 랄프와의 관계, 소설의 중심축이다. 둘의 대화에서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표현들이 나온다. 사디즘, 마조히즘 같은 용어도 나오고, 몸으로 말하는 사랑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는 등, 암튼 어렵다. 그냥 좋으면 좋다고 하지, 뭐 그리 말 못할 고민과 생각들만 하는지. 교과서도 아닌데,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그래도 끝까지 다 읽었다. 그리고 알았다. 파울로 코엘로가 말하는 사랑이 뭔지. 그리고 다른 작가와 다르게 그이기에 이런 표현이 가능하구나 하고 느꼈다.

 

연금술사에서 어차피 다시 올 그 곳을 위해 그렇게 멀리 돌아다녀야 했는가? 불륜에서 현재 갖고 있는 소중함을 알기 위해 굳이 못쓸 행동을 해야 했는가? 역시나 11분도 영원한 사랑을 찾기 위해 극단적인 잡을 선택해야만 했는가? 이게 바로, 파울로 코엘료의 공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만, 참 힘들게 알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 파울로 코엘료 소설은 읽지 말아야겠다. 소설책을 읽고 이렇게 지쳐본 적은 첨이기에 말이다.

 

"당신은 어떻게 창녀를 사랑할 수 있었어요?"

"그때는 나도 이해할 수 없었소. 하지만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신의 육체가 결코 나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당신의 영혼을 정복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소." (본문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파울로 코엘료 다른 소설 더보기> 

[책] 불륜 - 그녀에게 탈출구는 또 다른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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