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검색)
작년 12월부터 올 상반기 아니 미생이 나오기 전까지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는 아마도 김수현, 전지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가 아닐까 싶다. 두 배우의 케미도 좋았지만, 독특한 소재가 맘에 들었던 드라마였다. 외계인, 시간 여행, 초능력 등 인기를 끌만한 이야기들이 다 포함되긴 했지만, 본방사수까지 하면서 참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올해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하나 있다. 별에서 온 그대 메인 테마 도서인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저자는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으로 느낌상 왠지 동화책일거 같았다. 한창 인기가 있을때 따라하지 않은 성격으로 인해 이제서야 읽었다. 솔직히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책이다. 201페이지 분량으로 글씨도 엄청 크고 중간중간 그림이 있어 맘만 먹으면 한두시간내 다 읽을 수 있다. 가끔 서점 갈때마다 서서 읽을 수 있었을텐데, 그눔의 덩고집으로 인해 그냥 지나쳤다.
다 읽고 나서, 왜 별그대 드라마의 메인 테마 도서라고 했는지 알았다. 도민준과 에드워드가 참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뭐, 드라마 작가가 이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에드워드 툴레인이 자꾸만 도민준으로 보였다.
(본문 캡쳐)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도자기로 만든 토끼 인형이 살고 있었다로 시작한다. 애빌린으로 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던 에드워드는 사고로 인해 그녀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떠돌아 다니게 된다. 물론 걸을 수 없기에, 여러 사람에게 전해지고 전해지면서 에드워드의 신기한 여행이 시작된다. 노부부에게, 떠돌이 아저씨에게, 아픈 소녀에게 등등 에드워드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때론 그들에게 용기를 희망을 기쁨을 주게 된다. 에드워드가 직접 주지는 않고, 그들이 그렇게 느끼는거 같았다.
누구나 에드워드의 눈을 보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말하게 된다. 왠지 에드워드가 꼭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거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이 부분을 읽을때, 어릴때 나도 늘 안고 잤던 인형이 생각났다. 곰돌이 인형이었는데, 잠 들기 전에 꼭 잘자라고 인사를 하고,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그날의 보고까지 했었다. 가끔 내 옆에서 같이 누워서 자던 녀석이 다음날 침대 밑에 떨어져 있는걸 볼때마다 혹시 이녀석이 밤에 움직이는거 아냐 하면서 의구심을 갖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과격한 내 잠버릇이 문제였다.
동화이기에 읽다보면, 그냥 헛헛 웃음이 나온다. 이제 동심은 찾아 볼 수 없기에, 감동적이다, 낭만적이다 이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드라마의 학습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옛날, 이집트 거리의 어느 집에 몸 대부분이 도자기로 된 토끼가 살고 있었어요" 첫줄만 읽었을 뿐인데 결말이 보였다.
별에서 온 그대 특별전 - 도민준 서재
첫 주인과 헤어진 에드워드가 신기한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 다양하다. 그리고 참 동화적이다. 에드워드와의 만남도 참 운명적인데, 헤어짐은 너무 순간이다. 그래서 그 헤어짐이 참 슬프게 느껴진다. 에드워드와 만났다 헤어진 사람들은 점점 그를 잊고 살아가겠지만, 에드워드는 짧은 순간일지라도 다 기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점점 마음을 문을 닫게 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들은 한마디로 인해, 그는 다시 마음을 문을 열고, 그리고 다시 웜홀로 들어가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맞겠지.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 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진짜 마음에 문을 먼저 열어 놓으면 날 위해 누가 올까?
인터스텔리를 봤다고 웜홀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진짜 그의 신기한 여행은 꼭 시간여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현실의 시간과 인형의 시간이 따로 있다고. 내 멋진 친구여. 넌 이제 인형의 시간에 들어온 거란다." 도민준이 400년의 시간을 살았었고, 한 여자만을 사랑했던 별그대처럼, 에드워드도 인형의 시간으로 오랫동안 살았고, 한 여자만을 사랑했다. 처음에는 사랑을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멋진 토끼로 성장했다. 도민준도 처음에 사랑을 받기만 했다고 볼 수 있겠지. 자기땜에 한 여자가 죽었으니깐, 그런데 현재의 시간에서는 본인이 죽을 수도 있는데 영원히 그녀를 사랑하게 됐으니 에드워드와 닮아도 너무 닮은거 같다.
아이가 있다면, 잠 들기 전에 읽어주면 참 좋을 거 같다. 역효과로 에드워드를 갖고 싶다고 하면 어떡하지. 도자기로 만든 인형이라 무지 비쌀텐데, 그런데 살 수는 있나 모르겠다. 에드워드 툴레인, 남자 인형이다. 그 정체성이 살짝 흔들리지만, 반항을 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게 되는데 나름 투정을 부린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으니, 여자 토끼로 살아간다. 그래도 굳건히 남자임을 잊지 않는다. 에드워드의 시간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마음의 문을 열었기에, 그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마음의 문부터 열면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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