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에 공주가 있고, 금강이 흐르고, 백제의 숨결이 있는 고장, 딱 여기까지 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공주는요. 태어나서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공주를 어쩌다 보니 가게 됐네요. 원래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갔는데, 그게 어그러지면서 할 일이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하는 수 없이, 공주 유적지 탐방을 하게 됐고, 폭풍 검색질 후 마곡사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마곡사까지 20km를 더 가야 하건만, 이렇게나 차가 없는 고장은 또 첨이네요. 넓디 넓은 도로에 딱 우리 차만 있으니, 운전하기 참 좋았습니다. 별 생각없이 갔던 공주, 원래 계획이 무산되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갔던 신라시대에 지었다는 천년고찰 마곡사입니다.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가는 방법 - 출발하는 곳에서 네비게이션에 마곡사라고 찍고 가면 됩니다. 우선 공주부터 찍어도 되고요. 대중교통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공주까지 차가 막힐 수 있지만, 공주에서 마곡사까지 별로 차가 없어요. 시원하게 씽씽 규정속도를 지키면서 달려주면 됩니다.
마곡사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주차장에서 마곡사까지 거리가 좀 되니, 주차장 내에 있는 화장실부터 먼저 가는게 좋습니다. 시원하게 볼 일을 보셨다면, 좀... 아니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합니다. 주차장 근처에 맛집이라고 소문났다고 대회에서 상까지 받았다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유혹에 당할뻔 했지만, 동해원에서 맛난 짬뽕을 먹은 후인지라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저 입구를 만나기까지 꽤 걸었습니다. 입구를 보고, 다 왔구나 했는데...
또 걸어야 합니다. 태화산 남쪽 기슭에 마곡사가 있다고 하더니, 가벼운 산책이 아니라 등산이네요. 5월임에도 27도가 넘는 날씨로 인해, 거지 체력은 금세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완전 느리게 걷기가 되었답니다. 참, 주차장은 무료이지만, 마곡사에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어른은 2,000원입니다.
살짝 커브길도 만나고, 태양을 피하고 싶어 선택했건만, 강렬하고 뜨거운 태양이 계속 따라다니네요. 5월이라고 하면 믿겠습니까? 7~8월 같아 보이네요.
짜증내고 있는 저를 위해 함께 간 지인이 꽃반지를 만들어 줬어요. 집어치워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성의가 기특해 인증샷만 찍고 버렸습니다. 꽃반지 낄 나이는 아니거든요. 작아도 반짝 반짝 빛나야 좋아하는 그런 나이가 되어 버렸거든요.
가다보니, 작은 개울도 만나게 되네요. 네... 맞습니다. 아직 마곡사는 안 보입니다.
저 커브길을 돌면 바로 마곡사가, 아니요. 좀 더 걸으면 됩니다. 거의 다 왔어요. 오른편으로 살짝 마곡사의 모습이 보이죠.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아 진짜, 가까울거라 생각하고 고른 곳인데, 엄청나네요. 따지고 보면 그리 먼 길도 아닌데, 제가 엄살이 좀 심하죠.
마곡사(麻谷寺)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로 현재 충청남도 70여 개 사찰을 관리하고 있다.〈태화산마곡사사적입안 泰華山麻谷寺事蹟立案〉에 따르면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慈藏)율사가 통도사·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절로 여러 차례 화재가 있었으나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 지눌(知訥)에 의해 중건되었다고 한다. 절의 이름에 대해서는 2가지 설이 있는데, 자장이 절을 완공한 후 설법했을 때 사람들이 '삼'[麻]과 같이 빽빽하게 모여들었다고 해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과 신라 무선(無禪)대사가 당나라 마곡보철(麻谷普澈)선사에게 배웠기 때문에 스승을 사모하는 마음에서 마곡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이 절은 고려 문종 이후 100여 년간 폐사되어 도둑떼의 소굴로 이용되었으나 1172년(명종 2)에 왕명을 받아 보조국사가 그의 제자인 수우(守愚)와 함께 왕으로부터 받은 전답 200결(160만 평)에 중창했다. 당시 사찰의 규모는 지금의 2배가 넘는 대가람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뒤 1650년(효종 1) 주지인 각순(覺淳)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옛 모습을 찾았으나 1782년(정조 6) 다시 큰 화재로 영산전과 대웅전을 제외한 1051여 칸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대광보전은 1788년(정조 12)에 재건되었고, 영산전과 대웅보전은 1842년(헌종 8)에 개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한 항일독립운동가 김구가 일본 헌병 중위를 죽이고 잠시 피신해 있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출처: 다음 백과사전) |
천년고찰이라고 하더니, 아픔이 참 많은 곳이네요. 화재도 있었고, 도둑떼의 소굴이기도 했고, 그눔의 임진왜란때 또 소실되고, 다시 화재를 당하고, 천년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었음 얼마나 좋았을까요.
해탈문 안에 있는 분(?)들, 다른 절에 비해 별로 무섭지 않네요. 참 마곡사 해탈문은 마곡사의 정문으로서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가게 되면 해탈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중앙 통로 양편에 금강역사상과 보헌, 문수 동자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색색의 멋진 통로가 나옵니다.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전이라 색색의 연등이 있었는지, 아니면 사시사철 이렇게 예쁘게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저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 은근 괜찮네요.
연등 길이 마무리가 될 즈음에 또다른 문이 나타납니다. 여기는 천왕문으로 조선 후기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천왕문을 지나야 본격적인 마곡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곡사로 들어가기 전에, 명부전이 먼저 보이네요.
마곡사 명부전은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을 비롯한 시왕을 모신 곳으로 1939년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지장보살은 불교에서 구원의 상징으로, 모든 인간을 교화시켜 성불하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맡은 보살입니다. 시왕은 인간이 죽은 후에 지옥에서 죄가 크고 작음을 가리는 10명의 왕으로 염라대왕은 그 중의 다섯 번째 왕이라고 하네요.
명부전도 봤으니, 본격적으로 마곡사 안을 봐야 하건만 다리를 건너야 하네요. 극락교라고 합니다.
다리 아래 거북 동상이 있는데, 주변에 동전이 엄청 많더라구요. 아마도 동전을 던져서 거북이 등껍질에 놓이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질거라 생각해서 그런거 같아요. 송사리 같은 작은 물고기들도 많던데, 동전을 던지면 안 될거 같아 저는 안했습니다.
맞은편에는 불교를 상징하는 문양인 연등으로 만든 '卍' 있습니다.
자... 이제야 마곡사의 내부입니다. 진짜 엄청 멀죠. 마곡사 오층석탑과 대광보전입니다.
마곡사 오층석탑은 고려 후기의 석탑으로 임진왜란 때 탑 안에 소장되어 있던 보물들은 거의 모든 도난 당했다고 하네요. 1972년 해체수리를 하면서 향로와 문고리가 발견되었다네요. 2층 기단과 5층의 탑신으로 구성되어 있고, 2층 몸돌(옥신석) 네면에 불상을 양각으로 조각했습니다. 지붕돌(옥개석) 네 귀퉁이에 풍경을 달았던 흔적이 남아있으나, 현재는 풍경이 1개만 남아 있습니다. 상륜부의 장식은 청동으로 만들었는데 라마탑 양식을 띄고 있어 라마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마곡사는 김구선생과 인연이 깊은데, 김구선생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장교를 죽이고, 일경에 붙잡혔습니다. 옥살이를 하던 중 형무소를 탈출하여 마곡사에 숨어들었고 그곳에서 출가하였답니다. 그러나 마곡사에도 일제의 감시망이 덮쳐오자 김구선생은 상해로 가셨다네요. 해방을 맞아 다시 마곡사를 찾은 김구선생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절 마당에 향나무 한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오층석탑 옆에 가면 그가 심은 향나무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넘 엉성하게 봤나봐요. 아쉽게 못 찾았습니다. 아니면 봤는데, 그게 그 나무인지 모르고 지나쳤을거 같아요.
해탈문, 천왕문과 일직선으로 놓인 마곡사 대광보전은 마곡사의 주법당으로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건물입니다. 대광보전을 처음 지은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불타버렸던 건물을 순조 13년(1813)에 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대광보전은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옛날에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가 있었다. 그의 소원은 한순간이라도 좋으니 일어서서 걷는 것이었다. 어느 날 그는 마곡사 대광보전에 가서 부처님께 소원을 빌었다. “부처님 제발 저에게 한번만이라도 걸을 수 있도록 가피(加被. 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에게 힘을 줌)를 내려주십시오” 그리고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올리고 남는 시간에는 대광보전에 깔 삿자리를 정성스레 엮어나갔다. 석달 동안 일심으로 기도를 한 그는 어느새 자신이 얼마나 염치없는 욕심을 부렸는지 깨달아가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죄가 많았는지 이제 기도를 통해 알게 되었구나!’ 그는 그때부터 걷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삿자리를 짜는 것을 수행으로 삼게 되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작은 풀 한포기, 들꽃 한송이가 더 없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렇게 100일째 되는 날, 그는 대광보전에서 삿자리의 마지막 부분 손질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그가 자연스레 걷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부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했다. |
마곡사 대광보전에 내려오는 이 이야기는 얼마전까지 실제로 있었던 삿자리에 얽힌 전설이었으나 새로 대광보전의 내부공사를 하면서 삿자리는 사라져 버렸고 전설만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백일기도는 못했지만, 저도 잠시나마 소원을 빌고 나왔어요.
대광보전의 규모는 앞면 5칸·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입니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짜은 구조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입니다. 앞면 5칸에는 3짝씩 문을 달았는데 문살은 꽃 모양을 섞은 조각으로 장식하였고 가운데 칸 기둥 위로 용 머리를 조각해 놓았습니다. 천장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꾸몄고, 불단은 서쪽으로 마련하였는데 불단 위에는 불상을 더욱 엄숙하게 꾸미는 닫집을 정교하게 꾸며 달았다고 하네요. 안팎으로 구성과 장식이 풍부하고 건축 수법이 독특한 건물로 조선 후기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전 너무 허름해보여서, 이게 바로 천년고찰이구나 했는데, 아니네요.
대광보전과 일직선으로 대웅보전이 있습니다. 옆에 있는 돌계단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마곡사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을 말하는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을 좌우에 모시고 있습니다.(내부는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물어보지 않았지만, 촬영금지일거 같아서요) 효종 2년(1651), 임진왜란 때 폐사되었던 마곡사를 각순대사가 중건하면서 대웅보전도 고쳐지었다고 하네요. 규모는 1층이 앞면 5칸·옆면 4칸, 2층이 앞면 3칸·옆면 3칸이고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입니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짜은 구조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습니다. 이를 다포 양식이라 하는데 밖으로 뻗쳐 나온 부재 위에 연꽃을 조각해 놓아 조선 중기 이후의 장식적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물 2층에 걸려 있는 현판은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라고 합니다. 조선 중기 2층 건물로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웅보전 앞 마당이 좁아 다 담을 수 없었습니다. 광각렌즈만 있었다면...
옛날 이야기 한 토막!!
대웅보전의 내부기둥은 싸리나무로 되어있다.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그 기둥을 안고 돌며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그리고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면 마곡사 대웅보전의 싸리나무 기둥을 몇 번 돌았는지 말해야 하는데, 두 번을 돌면 지옥행을 면하고 많이 돌수록 극락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대웅보전 싸리나무 기둥은 윤기가 나고 손때가 묻어 있다. |
안에 들어갔는데, 돌지는 못하고 나왔네요. 100번 정도 돌고 나올걸.
대웅보전에서 바라본 마곡사 전경입니다.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 보니...
작은 돌다리가 있네요.
물살이 센편은 아니지만, 돌 사이에 폭이 넓은 곳도 있어서 아이들과 같이 온다면, 꼭 안고 건너야 할거 같습니다.
영산전, 응진전 등 다른 곳도 많이 있었는데, 여기까지만 보고 나왔습니다. 나오다 보니, 백범 명상길이라고 있네요. 걸어보고 싶었으나, 복장이 등산에 적합하지 않았던지라, 요렇게 이정표만 찍었습니다. 도둑떼의 소굴이라던 마곡사, 가난한 백성들을 도와주던 도둑들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곳을 소굴로 삼았으면 다른건 다 몰라도 자비심은 있어야할거 같아서요.
도착하기 전에, 나름대로 검색하면서 정보를 취합했는데도 넘 어설프게 봤네요. 유적지를 방문할때는 필히 사전에 조사를 먼저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기고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무령왕릉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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