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 팝콘각 그러니 조목조목 따지면 안돼~
2017년에 개봉한 범죄도시 1은 개봉 즈음 영화관이 아니라 나중에 OTT로 봤다. 청소년관람불가였기에 잔인한 장면은 당연히 많았지만, 빵은 아니더라도 피식하면서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있었다. 범죄, 액션에 그리고 코믹까지 잘 만든 장르영화라는 거 인정. 여기에 마동석을 위한 영화라는 것도 인정이다.
그로부터 5년 후, 범죄도시 2가 개봉을 했고 이번에는 OTT가 아닌 영화관을 선택했다.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기에, 스포도 없고, 반전은 더더욱 없다. 장첸도 맨손으로 때려잡은 마석도(마동석) 형사를 설마 강해성(손석구)이 이길 수 있을까? 의문조차 가질 수 없으니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즐기면 된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더니, 이번에도 뼈져리게 느꼈다. 요즘 영화는 2시간이 훌쩍 넘는데, 범죄도시2는 런닝타임이 106분이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때, 콜라는 화장실 갈까봐 마시지 못하고, 팝콘은 집중을 못해서 먹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콜라에 팝콘까지 먹을 걸 그랬다. 집중을 해서 볼 정도의 영화는 솔직히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시작 전 15세 관람가라고 나오기에, 전편에 비해 잔인한 장면은 별로 없겠구나 했다. 역시나 미친듯이 칼춤을 추는 손석구는 있지만, 춤의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소리로 얼마나 잔인한 칼춤인지 짐작하게 만들 뿐이다. 범죄도시는 15세보다는 청소년불가가 딱인데 살짝 아쉽다.
범죄도시 2는 2004년에서 4년이 지난 2008년으로 나온다. 왜 현대가 아닌 과거 시점을 택한 것일까? 과학수사가 아직은 덜 정립됐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고로 범인 잡는데 과학보다는 주먹이 먼저?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범죄자들이 경찰을 피해서 해외로 도주하다는 자막으로 시작하기에, 가리봉에서 베트남으로 스케일부터 다르게 가는구나 했다. 그런데 베트남에 잠시 들렸다가 다시 한국으로 온다. 그럴거면 굳이 해외에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혼자 왔어?" "어, 싱글이야." 전편의 명대사를 속편에서도 살리고 싶었나 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오셨어요?" "버스타고 왔는데...", "usb가 편해" "sub인데..." 등등 명대사는 아니고 뻔한 말장난이 너무 많다.
마석도와 장첸은 한번은 식당에서 스쳐 지나가고, 두번째 공항 화장실에서 만나지만, 마석도와 강해성은 베트남에서 한번, 인천에서 또 한번 만난다. 둘이 만나기 전까지는 칼부림이 예사롭지 않기에 마석도를 이길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한명은 칼춤을 추고, 한명은 맨손이라면, 우승은 당연히 칼춤을 추는 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맨손의 주인공이 마석도라면 달리 생각해야 한다. 마석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절대강자였던 강해성은 급 순한양(?)이 된다. 조력자가 없었더라면, 영화는 바로 끝났을 거다. 베트남까지 가서 1차를 했으니 2차도 당연히 같은 곳일 줄 알았는데, 강해성은 밀항을 하고 코믹커플은 추방을 당한다.
나의 해방일지를 재미나게 보고 있어, 마동석보다는 손석구를 보려고 영화관을 찾았다. 겉모습에 신경을 많이 쓴 장첸과 달리 눈빛 하나로 돌변하는 모습은 좋은데, 잔인하기만할 뿐 빌런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첫등장에서 사뭇 놀라긴 했으나, 이건 드라마와 넘 다른 모습이라서 놀랐을 뿐이다.
화장실과 버스 안, 둘의 공통점은 한정된 공간이다. 마동석의 액션은 제자리 뛰기랄까? 활동성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뛰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맞짱을 뜰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 거고, 1편은 화장실, 2편은 버스 안이다. 제한된 공간이다 보니, 액션은 강렬하지만 역동성은 떨어진다.
장이수의 등장이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박지영(강해성이 죽인 남자의 엄마) 배우가 갖고 있는 무게감이 있는데, 반전없이 너무 가벼이 대했다. 범죄도시 2를 조목조목 따진다면 호보다는 불호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볼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범죄도시2만한 영화도 없다.
범죄도시 1편이 장르영화라면, 범죄도시 2편은 판타지이자 히어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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