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래사어묵 해운대점
부산 3대 어묵의 마지막은 고래사어묵이다. 미도에서 시작해 삼진을 지나 고래사까지 하루만에 정복을 했다. 하루종일 어묵만 먹으려고 하니 살짝 힘들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순례중이니깐. 본점은 부전시장에 있지만, 해운대점을 가봤기에, 아는맛이 아니라 아는 곳으로 향했다.
지난 봄에 이어 가을에도 부산에 왔고, 두번 다 고래사어묵에 들렸다. 그때는 먹지 못하고 친구에게 줄 선물만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삼진에서 선물(집에 보낼 어묵)을 구입했기에, 여기서는 무조건 먹을 거다. 해운대가 우리 동네는 아닌데, 그나마 자주 왔다고 익숙하다.
고래사어묵은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가마공법으로 익혀서 직화로 굽거나 기름에 살짝 튀긴 건강한 간식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미도와 삼진에 비해 시작은 늦지만, 고래사만의 독창성으로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삼진어묵에 비해 연령대가 젊다고 해야 할까나? (그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소떡소떡에 감자 그리고 크림치즈를 지나 어묵으로 만든 부침개도 있다. 야채전 아니고 야채어전이며, 그 옆에는 오징어부추전이다.
튀긴 어묵만 있다는 편견을 버려, 구운 어묵도 있다. 종류가 많으니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위대하다면 다 먹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니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최종 선택으로 게다리어묵을 하려고 했으나, 고래사어묵만의 독특한 어묵을 먹어야 하기에 꾹 참았다.
삼진에서 어묵고로케가 무지 신기했는데, 고래사는 더 신기한 어묵면이 있다. 생선살로 만든 국내 최고 어묵면이라는데, 어떤 맛인지 매우 몹시 궁금하다. 고로 게다리어묵을 포기하고 어묵면을 먹기로 했다.
어묵면이 들어있는 메뉴가 이렇게나 많다니, 고민의 시간이 깊어만 간다. 어우동으로 결정을 하고 주문을 하려는데, 코로나19로 인해 5시무렵에 주방을 끝낸다고 한다. 즉, 지금은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말. 다음날 오면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본보니, 10시 무렵에 오면 먹을 수 있단다.
어제는 어우동을 먹고 싶었으나, 전날 음주를 했기에 해장이 필요하다. 해장에는 빨간맛이니, 어짬뽕(7,500원)을 주문했다. 비주얼을 보면 짬뽕이 맞는데, 중국집에서 먹던 그 짬뽕은 아니다. 어묵이 들어가서 그런가? 칼칼이나 개운보다는 국물이 달큰하다.
어묵으로 면을 만든다? 이게 가능할까 했는데, 실물을 보니 진짜 면이 맞다. 밀가루나 쌀가루에 비해 쫄깃함은 떨어지나, 부드러움은 끝내준다. 대장금에서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라는 명대사처럼, 어묵면이니 당연하지만 면을 먹는데 어묵 맛이 난다.
어묵면은 어묵의 재발견이랄까? 먹고 있는데도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어짬뽕을 먹었으니, 어우동과 어볶이, 매생이어우동도 먹고 싶다. 참, 밀키트가 있던데, 어묵면 시리즈는 밀키트로 주문해서 먹어야겠다.
내용물은 떡, 소스 그리고 어묵면뿐이다. 조리방법은 밀키트답게 엄청 간단하다. 물이 끓기도 전에 떡과 어묵면을 넣고, 면이 풀어지고 떡이 말랑말랑해지면 소스를 넣으면 된다. 그리고 떡이 바닥에 붙지 않도록 잘 저어가면서 2분정도 더 끓이면 끝이다.
비엔나 소시지나 만두 그리고 채소를 넣었더라면, 꼭 다 만들고 나서 후회를 한다. 처음이라서 추가를 하지 않았는데, 떡과 면만 있으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나저나 어짬뽕은 면이 중면정도 된다면, 로제떡볶이 면은 대면이 아니라 중국당면같다. 어묵면은 굵기도 조절할 수 있다니, 신기하고도 놀랍다.
역시나 면을 먹는데 어묵맛이 난다. 중국당면을 따라한 듯, 넙데데하니 질감도 식감도 나쁘지 않다. 고래사어묵은 어묵 종류가 많아서 좋아하는데, 당분간은 어묵보다는 어묵면이다. 서울에도 매장이 있으니, 밀키트 전메뉴를 구입해서 다 먹어봐야겠다.
부산 3대 어묵에 대한 나만의 결론을 내리자면, 미도는 시장표 어묵으로 친숙, 삼진은 어묵의 정석 그리고 고래사는 어묵의 재발견이다. 부산어묵을 먹기 위한 부산여행은 대성공이다. 다음에는 빵집순례를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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