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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Crazy, Stupid, Love) | 유쾌한 막장 코미디 영화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빅쇼트의 스티브 카렐, 킹스맨의 줄리안 무어, 스파이더맨에서 고모로 나왔던 마리사 토메이 그리고 케빈 베이컨까지 라인업이 막강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는 자꾸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아빠의 친구를 사랑하고, 아들의 선생과 하룻밤을 보내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전개에 당황을 했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딱 그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욕이 아니라 웃음만 난다. 분명히 막장 코드가 맞는데, 미친 연기력때문인지 그들의 상황이 납득이 됐기 때문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모든 출연진이 총 동원된 장면은 단연코 명장면이다. 왜냐하면 막장에 기름을 붓는 엄청난 반전이 있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이니 스포일러를 까발려도 되지 않을까? 반전을 알고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거 같아서다.

 

라라랜드(2016년)에서 처음 만날 줄 알았던,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2013년 영화 갱스터 스쿼드에서 형사와 보스의 여자로 만났다. 라라랜드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커플이 됐지만, 갱스터 스쿼드에서는 악질 보스를 무찌르고 사랑을 쟁취한다. 그런데 이들의 만남은 더 일찍 시작됐다. 바로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에서다. 늘 그러하듯, 이번에도 연인으로 나온다. 그런데 설정이 참 기가막히게 막장스럽다.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의 막장 코드는 아내(줄리안 무어)로 부터 시작한다. 십대 시절에 만나 사랑을 키운 두사람에게 권태기가 찾아온 것일까? 아내가 직장 동료와 하룻밤을 보냈고, 이를 남편(스티브 카렐)에게 고백을 한다. 이혼을 원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집을 나가 나혼자 산다. 이때만 해도, 헐리우드판 부부의 세계인가 했다. 이제 남편의 복수가 시작되는 건가 했는데, 스토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집을 나온 남편은 바에서 유명한 제비족(혹은 바람둥이)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못나서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바람둥이(라이언 고슬링)는 너도 나처럼 바뀔 수 있어 하면서 여자에게 사랑받는 남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친다. 남편은 패션에 말투, 행동까지 중년의 제비족으로 환골탈퇴한다. 그리고 바에 찾아온 여성에게 작업을 걸어, 화끈한 하룻밤까지 자신감이 충만한 남자로 변신을 한다.

 

이웃집에 사는 고등학생 소녀는 아내가 바쁠때 아이들을 돌봐준다. 공짜는 아니고 알바다. 소녀는 남몰래 남편을 짝사랑하고 있다. 이런 소녀를 또 남몰래 짝사랑하는 소년이 있다. 바로 중학생인 부부의 아들이다. 소녀는 남편을, 소년은 소녀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애틋한 러브스토리이다. 하지만 소년은 소녀와 달리 과감하다. 거절할 거 알면서도 고백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의 아빠를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소년은 귀찮은 존재이다.

 

가족이야기에서 생뚱맞게 또다른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 남편의 스승(?)인 바람둥이의 사랑이야기다. 백전백승의 전적을 갖고 있는 바람둥이(라이언 고슬링)는 고시공부(로스쿨)를 하는 여자(엠마 스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카사노바에게도 진짜 사랑이 있을까? 자신이 갖고 있던 바람둥이 기질을 다 버리고 그는 한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파가 된다. 처음에는 그를 거절했던 여자도, 서서히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남편은 아내가 아닌 새로운 여자를 만났고, 아내는 직장동료와 좋은 관계가 되고, 스승은 참사랑을 만나 순정남이 되고 일방통행을 하는 소녀와 소년은 딱하지만 여기까지만 놓고보면 충분히 해피엔딩이다. 그런데 영화는 방향을 확 틀어버린다.

 

남편이 화끈한 밤을 보낸 상대가 아들의 담임(마리사 토메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자꾸만 꼬여간다. 학교에서 개최한 부모의 날에 남편은 아들의 담임을 처음 만났다. 다시 보고 싶다는 담임의 말을 무시한 남편에게 담임은 폭언을 하고, 이를 다 목격한 아내는 남편을 더 멀리하게 된다.

 

남편을 짝사랑하는 소녀는 그에게 자신의 누드사진을 선물로 주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이를 부모에게 들키고, 소녀의 아빠는 친구에서 원수가 된 남편을 찾아간다. 그리고 순정남이 된 전 바람둥이는 그녀의 엄마에게 사랑을 허락받기 위해 누군가의 집으로 향한다. 부부에게는 자식이 둘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셋이다. 17살에 낳은 첫딸, 그녀가 오랜만에 집에 온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남자를 데리고 온다.

 

남편에게 바람둥이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 카사노바가 알고보니 부부의 큰딸을 사랑한 남자였던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옆집에 사는 친구는 만나자 마자 주먹부터 날린다. 짝사랑에 누드사진까지 전혀 몰랐기에 남편은 황당하기만 한데, 이를 목격한 아들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소녀가 좋아하는 상대가 아빠라는 사실에 기절초풍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집으로 찾아온 아내의 직장동료까지 이보다 더 막장스러울 수 있나 싶다.  

 

영화의 결론은 부부는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오고, 구바람둥이 현순정남은 라라랜드와 달리 사랑을 쟁취하고, 일방통행 짝사랑은 소년의 용감한 고백으로 인해 핑크빛 무드가 된다. 여기서 아쉬운 두사람, 아내의 직장동료와 소년의 담임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바를 찾았다가 서로에게 빠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진짜 해피엔딩이니깐. 넷플릭스에서 라이언 고슬링으로 검색해 찾은 영화로, 그저 암 생각없이 시간 때우기에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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