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마중1탄 용인 중앙공원
서울 벚꽃 개화시기로 검색을 하니, 4월 5일이라고 나온다. 첫날부터 벚꽃이 만발하지 않을테니, 벚꽃마중 1탄은 서울이 아니 용인이다. 서울보다 아래쪽에 있어 개회시기가 빠를 줄 알았는데, 결론은 실패다. 아쉽다. 아쉬어~
세종문화회관 근처 정류장에서 5005번 좌석버스를 타고, 1시간이 넘도록 달리도 달려 남동구미마을에 도착을 했다. 그저 지도앱을 따라왔는데, 공원이 아니라 등산로다. 중앙공원은 이 부근인 듯싶은데, 아무래도 정상에 공원이 있나 보다. 그나마 험한 산길이 아니니, 앞으로 앞으로~ 직진이다.
그나저나 용인 벚꽃 명소라고 해서 왔는데, 벚꽃 대신 개나리다. 이때 감을 잡았어야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맘으로 계속 걸어갔다.
정상에 도착을 했다. 드디어 벚꽃을 만나는구나 했는데, 너무나 고요하다. 올라올 때 사람이 너무 없어 벚꽃 명소가 아닌가 했는데,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충혼탑 주위로 벚나무가 많은데, 벚꽃은 없고 꽃망울뿐이다. 용인은 서울보다 개화시기라 빠를 거라 생각한 나의 실수이니, 누굴 탓할 수 있을까? 그저 내잘못이오, 내잘못이오를 외칠뿐이다.
충혼탑(현충탑)은 조국수호를 위해 순국하신 우리 고장 출신 호국 영령의 넋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자 시민의 정성을 모아 건립한 시설이라고 한다. 아쉬움은 아쉬움이고, 왔으니 묵념을 드렸다.
오호~ 내려가는 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계단을 통해 올라왔어야 했다면, 백퍼 포기했을 거 같다. 완만한 산길을 걷는 게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원에서 시작해 충혼탑으로 올라간다고 하던데, 처음이다 보니 거꾸로 했다. 그런데 다음에 또 온다 해도, 이렇게 할 듯싶다. 저기 보이는 엄청난 계단을 오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기인한 암석, 자연석일까? 인공석일까? 아무래도 자연석이겠지. 공원이 산 아래 있는 줄도 모르고, 정상에서 공원을 찾아다녔다. 현충탑 근처에 노구봉이라고 전망대가 있는데, 계단을 다시 오를 자신이 없어 단칼에 포기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지만, 가까이서 봐야 희극이다. 수줍게 핀 벚꽃이 얼마나 반갑던지, 한참을 보고 또 봤다. 역시 많을 때보다 적을 때 소중함을 더 느끼는 거 같다.
용인중앙공원에는 넓은 광장이 있으니 아이들이 놀기에 딱 좋을 거 같다. 바닥을 보니, 느낌적인 느낌상 더운 여름날 시원한 분수가 나올 거 같다.
용인 지방의 백제 때 지명은 우리말 '말아'였다고 한다. 말아 또는 말은 마루와의 동의어로서 크다와 높다의 의미다. 용인이 백제시대 지역인지 처음 알았다. 올림픽공원이 있는 풍납동뿐만 아니라, 용인도 백제의 땅이었나 보다. 용인과 백제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곧 박물관 나들이를 해야겠다.
이른감은 떫다. 하지만 온전히 내 착오이니 누굴 탓할 수가 없다. 첫 벚꽃마중인데 이렇게 실패로 끝내면 안 된다. 생각을 하자. 머리를 쓰자.
용인에는 에버라인이라고 경전철이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여러 번 타봤지만, 그건 지하로 다니고 이건 지상으로 다닌다. 지하와 달리 지상은 어떨까? 서울에서 용인까지 매번 좌석버스로 왔는데, 궁금함과 신기함에 운동장·송담대역으로 향했다.
열차가 들어올 때 사진을 찍으려고 노란선을 살짝 벗어났는데, 갑자기 요란한 굉음이 들렸다. 처음에는 누가 그랬지 하고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린다. 아하~ 나의 실수다. 같은 실수를 두번하지 않기에, 노란선을 벗어나 있었는데 굉음이 또 울렸다. 이번에는 어떤 남성이 안쪽으로 들어가려다 실수를 한 것인데, 시선이 또 나에게로 향함이 느껴진다. '이건 정말 내가 아닌데...ㅡㅡ;'
건너편으로 들어오는 열차만 후다닥 찍고는 노란선 근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괜한 오해는 한번으로 족하다. 서울토박이가 용인에 와서 촌티 작렬이다.
정말 운전하는 이가 없다. 앞이 뻥 뚫려 있으니, 나름 놀이기구를 탄 듯하다. 스릴이나 무서움은 전혀 없지만, 진동은 어느 정도 있다. 여기서도 촌티를 내고 있지만, 앞자리는 사수 중이다.
나름 타볼 만한다. 그런데 노란선은 절대 넘으면 안 된다. "나 이거 처음 타봐요."라고 광고를 하는 셈이니깐.
기흥역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 심도 있는 고민에 빠졌다. 수원 방향 지하철을 타면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데, 갑자기 반대로 가고 싶어 졌다. 용인중앙공원도 거꾸로 갔는데, 지하철도 거꾸로~ 그러나 도착지는 수원이 아니다. 벚꽃 마중 2탄은 내일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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