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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중앙시장

봄이 오는 소리를 찾아 전통시장에 갔다. 색색의 어여쁜 봄꽃도 좋지만, 부적부적한 시장이야말로 봄내음 가득이다. 제철 먹거리가 가득한데 들고 갈 수 없으니 그저 안타깝다. 이름에 중앙이 들어가니, 용인을 대표하는 시장일 것이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있는 용인중앙시장이다.

 

용인중앙시장 1번 게이트

5일장이라는데 한산해서 당황을 했지만, 장터는 여기가 아니다. 여기는 상설시장인 듯하고, 용인시장 5일장은 잠시 후... 처음 왔으니,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갔다.

 

직접 만든 강정에 계란빵과 오동통한 호떡 등 초입부터 주전부리 가득이다. 용인중앙공원에 다녀온 후라 배가 고프지만, 무턱대고 먹다 보면, 메인(만두)을 놓치게 된다. 고로 눈으로만 먹고, 꾹 참았다.

 

만두, 떡 골목

만두, 떡 골목인데, 떡만 있다. 이상하다 싶은데, 앞만 본 내탓이다. 여기서 뒤를 돌아봤다면, 바로 만두 골목인데 그걸 놓쳤다. 하지만 주인공은 언제나 마지막에 등장을 한다.

 

호떡만한 크기의 수수부꾸미가 뙇. 대충이라도 시장 구경부터 하고 주전부리를 그 후에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찜만 해뒀는데, 봤을 때 먹었어야 했다. 

 

어디서 고소한 냄새 안나요?

순대골목을 뜻하는 돼지 한마리,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딘지 안다. 용인중앙시장에 백암순대가 유명하다더니, 골목에 식당이 많다. 찾는 이가 많으니 재료도 신선한 거 같다. 지나가는데 인상을 찡그리거나, 코를 막아야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순댓국을 못 먹어서 아쉬웠던 적이 없었다. 어차피 먹을 음식이 많은데, 굳이 힘든 음식에 도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인까지 왔는데, 그 유명한 백암 토종순대가 들어간 순대국밥을 먹지 못한 건, 두고두고 후회할 듯싶다. 둘이 왔다면 얻어먹기라고 했을 텐데, 혼자다 보니 식당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할 자신이 없다. 혼밥 만렙이지만, 순댓국은 겁나 무섭다(?). 

 

봄날 5일장은 봄꽃이 만발
용인중앙시장 5일장은 여기

에버라인이 지나가는 금학천 옆으로 용인중앙시장 5일장이 있다. 60년 전통의 시장으로 5, 10, 15, 20, 25, 30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장날에 맞춰서 가기 잘했다. 사람이 많아서 이동하는데 살짝 힘들었지만, 좋아하는 시장구경은 원 없이 했다.

 

그냥 풀인가 했는데, 대파 모종이다.
빨간 딸기와 노란 참외, 완연한 봄이다.

신선한 해산물이 손짓을 하는데, 서울까지 들고 갈 자신이 없다. 왜 우리 동네에는 5일장이 없을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겁나 가까운데, 전통시장은 광명까지 가야 한다. 용인으로 확~ 이사갈까나.

 

5일장답게 푸짐과 저렴은 기본이다.
대파모종은 몰랐으니, 상추모종은 딱 보면 압니다.
고추가 참 많다.
햇감자라니, 벌써 감자가 나왔나?

오이소박이 참 좋아하는데, 도톰하니 소박이용으로 제격일 듯싶다. 사고 싶다. 격하게 사고 싶다. 담에 올 때는 대중교통 대신 차를 몰고 와야겠다.

 

공롱 콩나물 등장이오.
이태리타월은 이태리산?

직접 만든 꽈배기와 핫도그. 요건 포장이 되는데, 왜 놓쳤을까? 이유는 바로 아래에 나온다.

 

5일장을 지나 쓱 둘러보고, 다시 시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유는 더 이상 배고픔을 참지 못해서다. 아까 떡 골목에서 바로 뒤를 돌았다면, 여기가 보였을 텐데 돌고 돌아서 왔다.

 

선비만두

골목 내 만두집이 많은데, 따로 검색을 하지 않고 왔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는 중, 생활의 달인에서 만두의 달인으로 나왔단다. 음... 방송에 나온 곳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요럴 때는 왠지 모를 신뢰감에 선비만두로 들어갔다. 방송에 나온 후로 식당을 확장한 듯싶다. 그만큼 찾는 이가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만둣국(7,000원)에 고기만두(5,000원)까지 2개나 주문했다. 고기만두는 찐만두로 남기면 포장이 가능하니깐.

 

만둣국에는 매운 김치만두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주문할때, 변경이 가능하지만 고기만두를 따로 주문했으니 그냥 달라고 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이따가 주전부리도 먹어야 하는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다. 만두국 하나만 주문할 걸, 괜한 객기를 부렸다.

 

고기만두

고기만두라 쓰고 야채당면 만두라 읽고 싶다. 도톰한 만두피에 고기보다는 야채가 많이 들어 있다. 그나저나 주인장은 당근을 무지 좋아하나 보다. 당근으로 인해 만두소 때깔은 좋아 보이는데, 당근을 못 먹는 사람은 골라내기 힘들 거 같다. 당근 편식이 무지 심한 후배가 있는데, 같이 오면 절대 안 될 거 같다. 도톰한 만두피는 개인 취향은 아니지만, 만두소가 푸짐하니 적절히 조화롭다. 2개 정도 먹고, 나머지는 포장을 해서 다음날 집에서 군만두로 해치웠다. 

 

고기만두는 담백이라면, 김치만두는 예상치 못한 매운맛 공격에 뒷걸음칠 뻔했다. 맵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불닭볶음면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김치만두에 비해서는 꽤 맵다. 왜 만두국에 김치만두를 기본이라고 했는지 알 거 같다. 그냥 먹었으면 훨씬 더 매웠을 텐데, 심심한 계란탕 같은 국물이라서 매운맛 조절이 가능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순진무구한 고기만두보다는 인생의 매운맛을 아는 김치만두다. 그리고 도톰한 만두피로 인해 찐만두보다는 만둣국이 낫다.

백암토종 순대국밥에 수수부꾸미, 핫도그와 꽈배기 등등등 놓친 먹거리가 너무 많다. 순대국밥 먹기 도전, 용인중앙시장에서 해볼까나. 녹색이 3~4잔을 먼저 들이붓고 시작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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