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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하루에 5끼 정도는 먹으려고 했는데 여전히 먹은건 생수와 캔맥주 그리고 과일푸딩이 전부다. 가이세키 요리점 타쿠마(takuma)는 5시가 되야 오픈을 한단다. 호텔 도착해서 저녁에 먹을 사케와 과자 정도 사고 나니 4시쯤. 간단히 허기만 없애기 위해 무언가를 먹을까 하다가, 다시 참기로 했다. 그래도 일본에서 먹는 첫끼니인데, 제대로 먹어야겠기에 말이다. 호텔에서 타쿠마까지 걸으면 20분 정도 된다고 해서, 동네 구경도 할겸 4시에 출발했다. 이제야 뭘 먹는구나!!!!!

 

 

 

요기다. 일본에서의 첫끼니를 해결해줄 일본 가이세키 요리점 타쿠마(takuma). 원래 가이세키를 제대로 먹을려면 하면 무진장 비싸다. 원래 이번 여행에서 가이세키는 없던 메뉴였다가, 같이 간 친구가 저렴한 가격으로 가이세키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그래 여기야 여기!! 가기 전날 전화로 예약하고, 완전 부푼 기대감으로 도착을 했다. 동네 이모저모 풍경은 다음번 포스팅으로... 배고프니깐. ㅎㅎ

 

 

 

가이세키(일본어: 懐石 (かいせき))는 본래 다도에서 다과회 할때의 주최자인 주인이 손님에게 대접 요리를 하는 것을 말한다.(위키백과에서 가져옴) 여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가이세키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점심은 3150엔, 저녁은 5795엔이다. 다른 메뉴들에 비해서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가이세키 가격으로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도착을 하니, 4시 30분. 5시 정각에 오픈을 한다고 해도 손님이 일찍 오면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게 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그런데 여긴 안해준다. 5시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뭐, 인기 있는 곳이니 사람들이 많이 오겠지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밖에 없네. 민망함과 배고픔이 함께 공존하다, 나홀로 미친 짓을 하기로 했다.

 

 

 

나홀로 걸어다니기를 했다. 저 골목 끝까지 혼자서 친구의 도움없이 무작정 걸었다. 그리고 다시 왔지만, 5시는 아직 멀었다. 좀 들어가게 해주지, 참 냉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일찍 왔으니 어쩔 수 없는 법. 다시 또 문 앞에서 기다렸다. 

 

 

 

5시가 되니, 들어오란다. 드디어 먹는 구나!!! 아~~ 엄청 설레이네.

 

 

 

입구가 참 미로 같다.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야 드디어 입구가 보인다.

 

 

 

타쿠마 내부 모습이다.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는 1층 창가쪽 좋은 자리로 딱하니 앉았다. 이쪽을 보고 있는 저 분이 아마도 대표인듯 싶다. 주방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조금은 특이한 구조다. 만드는 모든 과정을 다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된다. 장점은 조리과정을 다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안 봐도 되는 것들까지 다 봐야 한다는 점이다. 피 범벅이 된 생선은 안 보고 싶었는데...

 

 

 

창가에 앉으니, 이런 좋은 점이... 우리의 여행을 반겨주는 새 한마리가 보인다. 근데 이걸 냇가라고 해야하나 개천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물이 흐른다.

 

 

 

착석하고, 먹어보자. 유명한 곳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다 먹을때까지 우리만 있었다는... 그래서 과한 리액션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요렇게 조리과정을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다.

 

 

 

드디어 첫 요리가 나왔다. 

 

 

 

가까이에서... 멸치, 은행 그리고 기타등등의 작고 깜찍하게 나왔다. 멸치가 좀 짰다. 일본 음식이 좀 짜다는 말을 듣기 했는데, 생각보다 더 짜네. 뭐, 이 멸치만 그렇겠지 하면서 다음 음식을 기다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시미가 나왔다. 양이 적어서 좀 아쉬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다 먹으려면 여기서 만족해야겠지. 참 희미하게 보이지만, 옆에 보이는 저 소스는 간장으로 만든 거품(?)이라고 해야 하나? 푸딩보다 훨씬 부드럽고, 사시미와 함께 먹으면 무지 맛나다. 여기서 나의 과한 리액션이 들어갔다. 완전 큰 목소리고 "오이시~~~". 아 그리고 뒤에 보이는 깻잎같은 저 채소는 사시미를 다 먹은 후 입가심을 해주는 허브(?)다. 몰라도 된다, 서빙해주는 분이 다 먹었다는 표시를 할때, 알아서 챙겨준다. 그래야 다음 음식이 나오다는... ㅎㅎㅎ

 

 

 

 

 

이번엔 탕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터 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음식 맛이 짜다.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희석해서 먹어도 짜다. 국물은 먹을 생각도 못하고, 내용물만 물에 희석해서 먹었다. 일본 음식이 짜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일어로 짜다라는 말을 외우고 올걸.

 

 

 

생선구이!! 굵은 소금으로 간을 했지만, 그래도 털어서 먹으면 되니깐,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남김없이 다 먹어주었다. 역시나 과한 리액션도 함께 "오이시~~"  

 

 

 

우엉, 단호박, 무 등을 넣고 찐 요리인거 같은데, 우엉맛만 났다. 단호박을 먹어도 우엉, 무를 먹어도 우엉, 모양만 다르지 맛은 다 우엉일세.

 

 

 

점점 짠 맛이 강해진다. 요건 간장으로 조린 요리인거 같은데, 역시나 극한의 짠맛으로 남겨야 했다.

 

 

 

뭐더라.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여기에도 멸치가 있다. 그리고 뭘 먹어도, 다른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직 짠맛만... 내가 주기적으로 주문을 한건 아이스워러~~ 뿐!!! 가이세키 요리를 먹어서 배가 부른것 보다는, 물로 배를 채웠다. 물이 아니었으면, 극한의 짠맛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감자를 튀겨서 소스에 담겨 나온 요리인데, 이번엔 달다. 짜고 달고... 참 사람 힘들게 하네. 과한 리액션은 어느새 사라지고 미간에 잔뜩 주름만 잡히기 시작했다.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밥과 미소된장국. 밥은 달고 된장국의 가장 극한의 짠맛을 보여줬다. 괜히 아침부터 생으로 굶은게 후회되면서, 어서 이 곳을 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첫 교토의 이미지는 극한의 짠맛이 되어 버렸다.

 

 

 

설마, 후식도도... 아니다 그나마 마지막을 안 짜게 해줘서 고마웠다. ㅎㅎ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가? 여행 전 여길 갔다온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다 맛있다고 했는데, 물론 맛은 있었다. 너무 짜서 그렇지. 아무리 짜도 못 먹을 정도일까 생각한다면, 정말 그렇다. 애피타이저와 사시미 그리고 생선구이와 후식... 요렇게만 먹을만 하다. 나머지는 정말 극한의 짠맛이다. 소금의 짠맛보다는 간장의 짠맛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로 먹기 너무 힘들었다. 내가 또 교토에 올 일이 있다면, 여기는 진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나오는 속도가 더디다 보니, 먹는데 2시간 정도 걸린거 같다. 배는 부른다. 그런데 많이 먹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천천히 오랫동안 먹어서 그런거 같다.

 

 

 

호텔로 올때 우리나라의 김밥천국과 비슷한 체인점에서 초밥과 사시미를 사고, 술안주가 더 필요할 듯 싶어 마트에서 찜한 신라면을 사서 첫날밤은 보냈다. 타쿠마보다 10배는 더 저렴한 곳의 사시미가 더 맛난 이유는 뭘까? 그리고 저 사케, 오른쪽은 마트 직원의 추천, 왼쪽의 내가 그냥 고른 녀석인데, 맛이 괜찮았다. 첫날 짠맛을 잊기위해 사케를 생수마시듯 했다는...^^ 그래서 저렴한 사시미와 스시 사진이 없다는...

 

그런데 이 짠맛이 교토에서 나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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