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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VS 덕구 | 영상으로 읽는 동화

"여기 두명의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얼굴로 인해 우주비행사 헬멧이 꼭 필요한 아이와 남들과 달리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가 있습니다." 출발 비디오여행 영화대 영화에서 두 영화를 다룬다면 이렇게 시작하지 않을까? 어기는 남들과 다른 얼굴을 가졌고, 덕구는 남들과 다른 가정환경을 가졌다.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다름은 인정하고 시선을 바꾸면  된다.

 

원더와 덕구는 웃음샘에서 눈물샘까지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영화다. 원더는 어기로 인해 변화하는 친구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덕구는 너무나 뻔한 스토리이지만 명품연기로 인해 뻔함이 뻔하지 않게 다가온다. 요즘 사냥에 복수에 잔인한 영화를 많이 봤는데, 원더와 덕구로 인해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단비가 내렸다.

 

2017년에 개봉한 원더(Wonder)는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 영화로, 제이콥 트렘블레이(어기)와 줄리아 로버츠(어기 엄마, 이사벨) 그리고 오웬 윌슨(어기 아빠, 네이트)가 나온다. "난 평범함 10살 꼬마가 아니다. 난 그저 생김새가 평범하지 않을 뿐이다." 영화는 어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엄마, 아빠가 같은 유전저를 갖고 있어 태어날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어기는 27번의 성형수술을 견뎌냈지만 외모는 여전히 남들과 다르다.

 

남들과 다른 생김새로 인해 밖에 나갈때면 늘 우주비행사 헬맷을 쓴다. 크리스마스보다 할로윈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그날은 누구나 다 얼굴에 분장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어, 늘 고개를 아래로 향하지만 이날만큼은 고개를 똑바로 들고 다른 이들과 함께 당당하게 다닌다. 그런 어기가 학교에 간다. 그동안 홈스쿨링으로 초등교육을 했지만,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원더는 어기(어거스트)와 어기의 누나 비아(올리비아), 어기의 친구 잭 그리고 비아의 친구 미란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 등교날, 예상했던대로 아이들은 어기를 멀리 대한다. 마치 괴물이라도 된 듯, 만지면 감염이 된다는 소문까지 나니 어기와 가깝게 지내려는 친구는 한명도 없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왕따 아닌 왕따가 되고, 따돌림을 받고 어기의 학교생활은 평탄하지 못하다. 

 

비아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생겼지만, 그녀는 부모에게 내색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기만으로도 온 가족이 힘든데 여기에 자신까지 가족의 문제를 하나 더 만들기 싫기 때문이다. 어기보다 나이는 많다지만, 그녀 역시 아직은 어리다. 부모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지만, 어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원더를 보면서, 어기의 장애가 아니라면 세상 어디에도 없을 완벽한 가정이구나 했다. 돈 잘 버고 친구같은 아빠에 지혜롭고 헌신적인 엄마 그리고 모범생 누나에 과학영재 어기까지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기의 외모를 바꿀 수 없으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영화 원더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교장선생님이 어기를 괴롭힌 학생과 학부모에게 한 말이다. 어기를 멀리 피하기만 했던 아이들은 서서히 어기와 친구가 되고, 학교가 두렵던 어기는 이제 학교가 가장 즐거운 일상이 됐다.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영화 원더는 동명 소설 R.J. 팔라시오의 원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아이로 출간했다고 하는데, 밀리의 서재(전자책)에는 아직 없다. 업데이트 소식이 들리면 바로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2018년에 개봉한 덕구는 방수인 감독 영화로, 이순재, 정지훈, 장광, 성병숙 등이 나온다. 주연배우인 이순재는 7년만의 영화 주연 복귀이자, 노개런티로 출연을 했다고 한다. 원더와 달리 원작 소설은 없지만, 덕구를 보다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린 손자, 손녀를 키우고 사는 일흔 살 덕구 할배는 암에 걸리고, 자신이 죽으면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질 두 아이를 위해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기로 한다. 덕구는 할아버지가 아프다는 것도, 자신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준다는 것도 모른체, 장난감을 사달라, 돈가스를 사달라 하면서 땡깡을 부린다. 너무나도 뻔한 스토리라서 마지막에 백퍼 신파코드가 있겠구나 했는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가족상봉 없이 끝나서 넘 좋았다. 

 

아이들이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장면이 있다. 덕희가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을 떠났는데, 할아버지대신 덕구가 보호자 자격으로 참석을 했다. 어느덧 다가온 점심시간, 다른 아이들은 김밥에 샌드위치에 잘 차려진 도시락을 엄마와 함께 먹지만, 덕구와 덕희는 전날 남은 채소반찬에 맨밥뿐이다. 

 

할아버지는 덕구에게 보호자로서 체험학습을 갔다오면, 갖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 정말로 사줄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일당을 두둑히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난감을 사기에는 돈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장난감 대신 뻥튀기 과자를 사서 집에 왔지만, 덕희만 좋아할뿐 덕구는 앵그리 버드가 됐다. 뻥튀기 과자는 영화 후반부, 눈물샘 코드로 다시한번 등장한다.

 

"내는 할배없다. 할배와 안 살끼다. 엄마 찾아줘." 암으로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할아버지는 인도네시아로 떠난 며느리를 만나러 간다. 이때 아이들을 잠시 위탁가정에 맡기게 되는데, 위탁이 진짜 가정이 된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엄마를 찾지 못했고, 할어버지의 병세가 더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며느리 찾아 삼만리는 이제 엄마 찾아 삼만리가 됐다. 덕구가 직접 엄마를 찾아 안산에 왔고, 봉투에 적힌 주소지를 찾아 갔지만 엄마는 한달 전에 이사를 갔다. 마지막으로 도로 한복판에서 열띤 웅변으로 엄마를 찾아 달라고 외치지만, 할아버지처럼 빈손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엄마는 덕구가 자신을 찾아 왔음을 알게 되고, 용기를 내 집으로 간다. 

 

원더에 비해 덕구는 눈물샘 포인트가 무지 많다. 덕구가 엄마를 찾아 달라고 웅변을 하는 장면도 그렇지만, 특히 스탬플러를 박은 양말에서 펑펑 울었다. 늘 구멍난 양말을 싣고 있는 할아버지를 위해 덕구는 바느질 대신 스탬플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쌓였던 오해가 풀리면 미안함이 된다. 미안함은 어느새 사랑이 되고, 그 사랑으로 가족은 다시 만나게 된다. 친구들은 이제 덕구를 덕희 엄마라고 부르지 않을 거고, 나이에 비해 말이 느린 덕희는 또래처럼 말을 잘하게 될 거고,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고 따뜻할 거다. 위탁가족이 아닌 우리 가족이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할 거다. 영화 덕구의 결말은 무조건 해피엔딩이다. 영화 원더와 덕구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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