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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미선이네 (in 남당항)

새조개는 1월부터 3월까지, 즉 지금 먹어야 하는 제철 먹거리다. 작년 엄청난 몸값으로 인해 여수까지 갔건만, 끝내 먹지 못했다. 올해는 전남 여수말고 충남 홍성에 있는 남당향으로 향했다. 남당항은 주꾸미와 대하가 유명한 줄 알았는데, 새조개도 특산품이다.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을 미선이네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새조개라고 불린다는데, 지금은 그냥 조금 커다란 조개일 뿐이다. 새조개의 참모습은 껍데기를 깐 후, 속살을 봐야 "아하~ 그렇구나" 하게 된다. 1월 18일부터 2월 29까지 남당항에서는 새조개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 갔지만, 평일이라서 그런지 겁나 한산하다. 이래서 여행 특히 먹거리 여행은 주말보다는 평일에 와야 좋다.

새벽부터 일어나 무궁화호를 타고 홍성역에 내려,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남당항에 도착을 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함께한 식도락 여행친구가 맞은편 식당을 가리킨다. 저기에서 작년에 놓친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는단다. 2년을 기다린 새조개, '너 딱 기둘려라 곧 만나러 갈테니.'

 

 

 

뜻하지 않게 간헐적 단식을 하고 11시무렵에 도착을 했다. 2층에서 먹으면 바닷가 풍경을 볼 수 있다지만, 1층에 사람이 많으면 모를까? 2층은 아직 오픈 전이란다. 어차피 새조개 하나만 바라볼건데 풍경이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제철셋트메뉴가 있다지만, 한눔만 먹는다.

 

다양하게 먹고 싶다면 세트 메뉴를 주문해야 하지만, 온리 새조개이니 새조개샤브 1kg(75,000원)를 주문했다. 그리고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녹색이도 주문했다.

 

 

배추, 시금치, 버섯, 바지락이 들어있는 담백하고 심심한 육수

 

샤브샤브를 먹어야 하니, 육수부터 나왔다. 여수에서는 채소와 새조개를 같이 넣으면서 먹었는데, 남당항 방식은 채소는 처음부터 육수에 들어 있다. 콘옥수수 사라다라고 해야 하나? 사진은 찍었는데 먹지 않았다. 왜냐하면 먹을게 너무 많았서다. 양파 장아찌와 동치미에 오징어무침도 거의 안 먹은 거 같고, 배추김치는 마지막에 칼국수 먹을때 조금 먹었다. 기본찬을 먹을 수 없었던 이유는 잠시 후에 나온다.

 

 

 

새조개 샤브샤브라고 해서 새조개만 나올 줄 알았는데, 기본찬 외로 곁들인 음식이 꽤나 많이 나왔다. 그중 첫번째는 생 피조개다. 삶아서는 먹어봤는데, 생은 처음이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인해 도저히 먹지 못하겠다. 그래서 함께한 식도락 여행친구에게 모두 다 양보했다. 

 

 

 

두번째는 해산물 모듬이다. 가리비, 해상, 멍게 그리고 석화다. 새조개가 나오기 전이라 눈길도 주지 않았다가, 새조개를 어느 정도 먹은 후에야 초고추장에 찍어 조금씩 맛을 봤다. 늘 그러하듯 신선한 석화는 초고추장 없이 그냥 먹고, 나머지는 초장과 함께 했다.

 

 

새조개 샤브샤브 완전체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새조개, 너 참 반갑다.

 

검은 부분을 잘 보면 정말 새의 부리랑 비슷하게 생겼다. 이래서 새조개구나 했다. 껍데기를 제외하고 알맹이가 1kg라고 하지만, 내장을 제거해야 하니 실상은 500~600g 정도라고 보면 된다. 조개 옆에 있는 푸른잎은 그저 데코인 줄 알았는데, 냉이다.

 

 

 

새조개 샤브샤브는 조개를 통째로 다 냄비에 넣으면 절.대. 안된다. 제대로 먹는방법은 한점 혹은 두점 정도를 넣은 후에 10~15초가 지나면 건져내서 먹으면 된다. 새조개의 담백하고 쫄깃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절대 오래두면 안된다.

 

 

 

육수 샤워를 하고 나오니, 이제야 더 새부리 같다. 비린내는 제로, 적당한 부드러움과 쫄깃함 그리고 특유의 단맛이 매혹적이다. 이러니 요맘때가 되면 새조개 새조개 노래를 아니 부를 수가 없다. 새조개는 비싼 몸값이어도 지갑을 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어라, 이건 반칙이다. 새조개 하나만 바라보기에도 벅찬데, 석화회에 이어 굴찜까지 나와버렸다. 그나마 양이 작아서 다행이지, 갈대처럼 맘이 변할뻔 했다. 굴찜은 껍데기를 반으로 가른 다음에, 즙이 있는 오른쪽 껍데기에 녹색이를 살짝만 첨가한다. 그런 다음에 쭈욱 마시고, 호로록 먹으면 된다.

 

 

냉이와 새조개를 함께

 

냉이를 더한 새조개는 강한 냉이향으로 인해 새조개 향이 죽는다. 냉이 향을 좋아한다면 모를까? 온리 새조개만 즐기고 싶다면, 아까 전부 다 양보했던 피조개처럼 앞에 있는 사람에게 주면 된다. 석화회에 굴찜도 그러하듯, 새조개 샤브샤브 역시 초고추장은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 만약 간이 부족하다면, 간장만 아주 살짝 더하면 된다. 

 

 

 

냉이를 한 곳으로 모아둔 센스. 그나저나 어느새 새조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새조개 샤브는 그 특성상 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물론 한꺼번에 다 집어 넣고 먹는다면 금방 먹을 수 있겠지만, 한점씩 정성을 다해 먹으려고 한다면 1시간 순삭은 기본이다. 이제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벌써부터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행복했으니 더할나위 없다.

 

 

칼국수 사리 추가요~

 

새조개샤브를 먹을때 국물을 거의 먹지 않았던 건, 물로 배를 채우면 안되기 때문이다. 새조개를 더 많이 먹기 위해서는 국물은 참아야한다. 처음에 심심했던 육수는 많고 많은 새조개 입수로 인해 진하고 깊어졌다. 샤브가 끝이 났으니 이제는 면 타임이다. 메뉴판을 보니, 칼국수와 수제비, 라면이 있다. 여수에서는 라면을 먹었는데, 왠지 기름에 튀긴면보다는 담백한 칼국수가 나을 거 같아서 주문을 했는데 아뿔사 생각했던 칼국수 면발이 아니다. 라면을 먹었어도 별반 차이가 없었을 거 같다. 마무리는 살짝 아쉽지만, 원하고 원하던 새조개를 먹었으니 괜찮다. 

 

 

 

나올때 보니, 남당항답게 갓나온 따끈따끈한 새우튀김이 유혹을 한다. 이걸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는 법, 디저트로 새우튀김 낙찰이다.

 

 

 

여전히 시즌이긴 하지만 남당항에 또 갈 일은 없을 거 같다. 고로 2020 새조개는 이만 펭바다. 이제는 2021 새조개를 위해 다시 또 일년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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