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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편식주의자라는 카테고리에 맛있게 먹은 곳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저만의 법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맛집'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죠. 아무리 맛난 곳이라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광고성 같아 보이기도 해서 굳이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법칙은 깨진다고 하더니, 이번에 과감히 넣어 봅니다. 소반이란 곳을 알려준 어느 블로거도 혼자만 알고 싶은 맛집이라고 했는데,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알게 되었거든요. 진짜 나만의 비밀 맛집으로 하고 싶지만, 벌써 많이 알려진 곳이 되어 버려서 포스팅합니다. 두번 다시 가기 싫은 곳이 있는데, 제주도에 갈때마다 가고 싶은 곳이 되어 버린 맛있는 밥집 '소반' 시작합니다.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2일차 저녁으로 정했던 곳인데,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못 갈뻔 했습니다. 그러나 이중섭 미술관을 너무 덥게 다녀온 지라, 3일차 일정을 더우니깐 빡빡하지 않게 다시 조정을 했거든요. 체크아웃까지 숙소에 머물면서, 근처에서 점심까지 먹고 다음 숙소인 엘리시안 리조트로 움직이자고 했죠. 뭐 먹을까 하다가, "어제 가기로 했던 소반으로 가는게 어때요"라는 일행의 말에 모든 공감하면서 짐을 챙겨 나왔습니다. "여긴 예약 안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그낭 가도 될까?", "여기서 가까우니깐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설마 문 열자마자 기다리지는 않겠죠"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숙소인 디아일랜드블루 호텔에서 소반까지 정말 가깝더라구요. 바로 도착하니, 아직 주변에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가 일등이구나 했죠. 더구나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으니, 바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하고 살짝 문을 열고 주인장에서 물어봅니다. "예약 안하고 왔는데...", "아직 준비중이니깐, 오픈하면 바로 들어오세요"라고 알려주시네요. 날씨 복은 없지만, 자리 복은 있나 봅니다. 11시 30분 오픈인데, 11시 25분에 도착을 했거든요. 5분 정도 기다린 후 준비중이라는 표시가 OPEN으로 바뀌자 마자 들어갑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들어가자마자 왼편에 보이는 소반 텃밭 사진이 보이네요. 돌산갓, 브로컬리, 순무, 상추, 배추 등 모든 채소들을 직접 가꾸는구나. 먹기도 전에 믿음이라는 단어가 입 안으로 들어옵니다. 더불어 '가게가 협소하여 테이블별 좌석수에 따라 운영합니다'라는 안내문에 따라 우리는 3인용 테이블에 앉았답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진짜 자리가 많이 협소합니다. 6~7테이블 정도 될까? 2, 3, 4인 이상의 자리가 구성되어 있어, 인원수에 따라 자리배정을 해주더군요. 우리가 제일 먼저 왔다고 생각했는데, 11시 30분이 되자 어디서 나왔는지 손님들이 막 들어옵니다. 오픈임에도 벌써 저희 포함해서 3팀이 동시에 들어갔거든요. 그리고 계속해서 사람이 들어오더군요. 왜 예약이 필수인지 알겠더라구요. 예약 없이 왔다가 못 먹고 가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우리가 진짜 운이 좋았구나'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소반의 사전적 의미가 짧은 발이 달린 작은 상이라서 그런지, 저런 인테리어가 있네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soban', 네 소반 맞습니다. 도착은 가장 먼저한거 같은데, 3번째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른 팀 밥상이 먼저 나와 조금 기다려야 했어요. 기다리는 동안 주변 탐색을 아니 할 수 없겠죠.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메뉴판은 커플정식(24,000원)과 소반정식(10,000원)이 있어요. 우리는 3명이니깐, 커플정식 하나와 소반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3명이 가면 소반정식 3인분을 주문하면 된다고 합니다. 계산을 안해서 잘 못 알고 있었네요. 정정합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카운터와 주방의 모습입니다. 주방에서는 우리를 위한 맛난 밥을 만드느라 엄청 분주한 모습이었고요. 서빙을 담당하고 있는 사장님은 예약 전화 받고, 세팅하느라 더 분주하더군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소반의 밥상은 저희 텃밭에서 직접 키운 야채들로 상을 차리려고 노력합니다' 네네~ 그러니 빨리 먹게 해주세요.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있네요. 호텔에서 8시 넘어 조식을 먹고 11시 30분에 점심이라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전 아침을 안 먹었거든요. 과한 에어컨으로 인해 감기님이 오셨고, 전날 한라산과 너무 진하게 노는 바람에 아침보다는 잠이 더 필요했거든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싱그러운 꽃이 입맛을 돋게 해주는거 같아요. 그냥 그렇다구요. 절대 먹진 않았습니다. 설마 배 고프다고 저걸 먹을 까칠양파는 아니죠.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그냥 물을 줄거라 생각했는데, "시원한거, 따뜻한거 어느 걸로 드릴까요"라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시원한걸로 주세요"라고 대답하니, 시원한 옅은 녹차를 갖다 주네요. 직접 키운 녹차라고 하더군요. 물 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집니다. 참고로 따뜻한 물은 메밀차입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앞의 2팀이 먹을 음식들을 보면서, 우리는 언제 나오나 했는데, 드디어 나왔습니다. 군침이 한참 전부터 나오고 있던지라, 상이 차려지자 마자 먹고 싶었지만 쫌만 더 참아 보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담아야 하니깐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우선, 한정식의 기본인 밥과 국입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흰쌀밥이 아니군요. 고슬고슬하니 맛 좋아요. 함께 나온 국은 콩국이라고 하는데, 저염식인지 살짝 밍밍하지만 콩맛이 납니다. 더불어 배추의 단맛도 느껴지네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왠만하면 절대 손이 가지 않을 쥐포볶음인데, 소반은 손이 가네요. 달지 않고 짜지 않아서 그런거 같아요.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 반찬을 많이 먹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더라구요. 아쉽게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계란찜은 단독 사진은 없네요. 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없더라구요. 아마도 가장 아쉬었던 음식이라서 그런가봐요. 가다랑이포를 얹은 계란찜인데, 가츠오부시 향이 너무 강했어요. 다른 음식의 향까지 다 잡아 먹더군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오이김치와 배추김치입니다. 아삭한 오이의 식감이 살아 있네요. 딱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도 좋구요. 국내산 배추와 고추가루라고 했으니, 맘 놓고 먹었습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무말랭이와 무르지 않고 아삭한 백김치입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어제 옛날옛적에서 돔베고기 먹을때 나온 김치전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소반은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 되네요. 바로 만들어 나온 듯, 노릇노릇하니 입맛을 돌게 합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샐러드입니다. 역시나 아삭아삭 식감이 살아 있어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두부조림입니다. 우리 옆에 아기 손님이 있었는데, 두부조림을 엄청 잘 먹더라구요. 아마 짜지 않아서 그런거 같아요. 두부를 기름에 부치고 양념장을 뿌려 나온거 같죠.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텃밭에서 가꾼 채소라고 생각합니다. 상추와 깻잎 그리고 참나물입니다.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함께 쌈을 싸서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네요. 고추는 안 매울거 같아서 쌈장에 찍어 먹었는데, 맵네요. 매워야 고추겠죠. 모든 음식이 리필이 되는지 잘 모르지만, 채소는 리필이 됩니다. 더 주세요라고 하니깐, 더 주시더라구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시골 된장찌개, 딱 그 맛입니다. 된장의 깊고 강한 맛이에요. 다른 음식과 달리 간이 좀 강해요. 콩국이 밍밍한 이유가 있었군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돼지고기 두루치기입니다. 제주도에서 두루치기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니 딱 제육볶음이네요. 주인장도 서울 손님들이 제육볶음이라고 부르지만, 두루치기입니다라고 알려주시네요. 콩나물의 있고 없고의 차이가, 두루치기와 제육볶음의 차이일까요? 두툼하고 커다란 돼지고기와 대파, 콩나물 그리고 숨은 주인공인 보라색 저 채소는 허브입니다. 정확한 이름을 알려주셨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보라색 허브가 기름진 두루치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 주네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그냥 묵은지 김치찌개로만 생각했습니다.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살짝 김치를 걷어내니, 이런 고등어가 나왔어요. 다른 일행은 두루치기가 가장 좋았다고 하지만, 전 이거요 이거. 고등어 한점을 김치에 돌돌 싸서 한 입 가득 먹으니, 아 이게 바로 소반의 맛이구나 했어요. 저 혼자서 거의 다 먹었던 김치 고등어찜입니다. 두루치기는 쌈을 싸서, 고등어찜은 김치에 싸서 먹는 모습을 사진을 담아야 하는데, 그럴 정신이 없었습니다. 먹기 전에 찍고는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났거든요.  

 

 

제주도 맛있는 밥집 소반

정말 자알~~ 먹었습니다. 남긴 반찬과 밥이 너무 아까웠지만, 더이상 들어갈 배가 없었어요. 고등어조림과 두루치기는 각각 맛나다는 식당을 알아냈는데, 여기서 다 먹었네요. 그나마 여기서 다 먹었기에, 태풍 너구리가 밉지 않았나 봅니다. 제주도를 몇번이나 더 갈지 모르겠지만, 물항식당처럼 갈때마다 가게 될 곳, 소반입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가도 좋고, 아기와 함께 가도 좋고, 물에 사는 녀석을 잘 못 먹거나, 최강 까칠한 사람들과 가도 좋은 곳이거든요. 물론 예약은 필수지만요. 자~ 최고의 먹거리를 먹었으니, 이젠 최고의 볼거리를 만나러 카멜리아힐로 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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