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영화)
하루가 저물고 모두가 귀가할 무렵 내 하루가 시작된다.
마음대로 주문해서 가능하다면 만들어 주는게 나의 영업방침이다.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정도까지 사람들은 이곳을 심야식당이라 부른다.
도쿄의 밤풍경이 나오면서, 오프닝 음악이 시작한다. 그리고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의 목소리로 하루가 저물고.... 벌써 3년 전이구나, 심야식당 시즌1 1화 비엔나 소시지를 보고 마스터에 빠져버렸고, 심야식당 빠순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3년 후 심야식당을 영화관에서 만났다. 드라마에서 봤던 마스터와 다양한 개성의 손님들 그리고 잘생긴 오다기리 조까지. 작고 작은 화면에서 봤던 그들과 마스터의 음식을 대형 화면으로 보니 더 배가 고팠지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쿡방이 대세인 지금,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심야식당. 드라마처럼 영화도 심야식당이 갖고 있는 매력을 다 보여줬다. 맛있음과 따뜻함 그리고 정겨움이다.
우리 동네에 심야식당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늦은밤 혼자 한잔 하고 싶을때, 일에 지쳐 힘들때, 사랑때문에 슬플때, 위로가 되어 주는 마스터와 그의 요리가 있었음 했었다. 더구나 기본 메뉴는 별로 없는 대신, 손님이 원하면 다 만들어 준다고 하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러나 만화와 드라마, 영화에서나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그가 만든 문어모양의 비엔나 소시지를, 달달한 계란말이를, 오차즈케를 그리고 영화속 음식인 나폴리탄과 마밥, 카레라이스까지 모두다 먹어 보고 싶다.
원작인 만화에서는 오다기리조라는 인물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의문의 남자로 말 한마디 없이 나왔다. 영화도 드라마 캐릭터와 동일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 나온다. 허당끼 다분한 동네 파출소 경찰로 나온다. 모자 속에 감춰진 잘생김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저 그를 바라만 봐도 좋은 여자가 있으니 말이다. 하기 나도...^^; 두번째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비주얼 담당인 그가 있어, 보는내내 즐거웠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아저씨가 심야식당에서는 건달 보스(마츠시게 유타카)로 나온다. 사진 속 선글라스 남자가 바로 그다. 시즌1 1화 비엔나 소시지 주인공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기에, 영화에서도 소시지와 함께 등장한다. 마스터가 먼저 "늘 먹던 걸로"라고 말하면 그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럼 마스터가 알아서 길쭉한 비엔나 소시지를 문어모양으로 만든 후 기름에 볶는다. 그리고 양배추와 함께 예쁘게 담아 그에게 준다. 그럼 고로 아저씨는 특유의 먹방을 선보이면서 아주 맛나게 드신다.
그리고 게이, 깡패, 스트리터, 요정마담, 샐러리맨 등등 다양한 단골들이 심야식당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드라마와 영화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점은 같은 배우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동창회에 온 듯, 한사람 한사람 악수를 하면서 반갑다고 말하고 싶을만큼 정다웠다. 남의 일에 참견을 많이 하지만, 이게 다 사람사는 정인거 같다. 왜냐면 그들의 참견이 기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30분으로 하나의 음식을 가지고 음식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는 2시간으로 하나의 음식이 아닌 3개의 음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하나의 스토리에는 계절이 담겨 있어, 심야식당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주 무대가 식당이다. 물론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식당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마스터의 다른 모습도 함께 나온다. 장 보는 마스터, 자전거를 타는 마스터 등등 색다른 마스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스터는 항상 같은 옷만 입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식당이 아닌 곳에서는 일반인들처럼 다른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살짝 놀라웠다.
첫번째 이야기. 나폴리탄 그리고 심야식당의 봄. 심야식당을 보면 간단한 레시피의 음식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요 나폴리탄, 정말 간단하게 만들수 있을거 같다. 스파게티 면과 케찹 그리고 소시지, 양파, 파, 계란, 소금, 후추면 끝이다. 그런데 맛이 있을까? 그건 모르겠다. 케찹으로 만들었는데 많이 달거 같아 내 취향은 아닐거 같지만, 그래도 쉽고 간단하니 한번 만들고 싶다. 나폴리탄과 어울리는 이야기는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너무 많이 공개하면 재미 없을거 같아서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두번째 이야기, 마밥 그리고 심야식당의 여름. 3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심야식당스러운 이야기인거 같다.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 마스터의 손길로 만든 음식으로 인해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마밥이라고 해서 마를 넣고 밥을 한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일반 밥에 간 마를 넣고 먹는다. 무슨 맛이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스토리는 참 좋았는데, 음식은 그리 먹고 싶지 않았다. 스토리와 음식 두마리 토끼를 못 잡아서 좀 아쉬었지만, 마밥 맛을 모르기에 단정할 수 없을거 같다.
세번째 이야기, 카레라이스 그리고 심야식당의 가을과 겨울. 영화가 끝나자마자 머리 속에 남은 이미지는 카레였다. 즐겨먹던 노란색 카레가 아닌 일본식 카레, 당장 먹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식 카레를 싫어하는데도, 먹고 싶어졌다. 아무래도 일본식 카레라이스 전문점을 찾아봐야 할거 같다. 마스터가 만들어주는 카레라이스는 아니지만, 일본식 카레에 대한 맛이 없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을거 같기 때문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2개로 이루어져 있다. 후쿠시마 이야기와 영화 초반에 나왔던 납골함에 대한 진실이 그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서...
심야식당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영화 심야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나 지식이 없다면, 안 보는게 좋다. 나야 팬이니깐, 살짝 지루해도 참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면 망작이라고 할거 같다. 솔직히 영화 중간에 밖으로 나간 사람들이 좀 아니 꽤 많았다. 아무리 재미없어도 왠만하면 그냥 참고 볼텐데, 도저히 참을 수 없었나 보다. 쿡방이 대세라고 그냥 막 보면 안될거 같은 영화, 좋아하는 사람만 봐야 하는 영화 심야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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